코로나19 감염 시 증상 및 감염에 취약한 환자 특징 찾기 위한 분석 진행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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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코로나19(COVID-19)가 전 세계에 빠르게 확산되면서 환자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의학계는 코로나19 환자 진료 및 치료를 위해 코로나19의 임상적 특징과 예후를 분석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의학계가 풀어낸 코로나19 임상적 특징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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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무증상자 확인…"증상에 주목하면 환자 놓친다"

의학계는 먼저 코로나19 감염 시 나타나는 증상 파악에 나섰다. 발열, 기침 등에 더해 추가적인 증상을 확인해 코로나19 환자를 찾기 위함이다.

올해 1월 1~20일 중국 진인탄병원에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 99명의 임상적 특징을 분석한 결과, 10명 중 8명이 발열 또는 기침 등 증상이 있었고 약 30%는 호흡곤란을 겪었다. 이 외에도 근육통, 두통, 인후통, 설사 등이 보고됐다.

그런데 증상이 없는 코로나19 환자가 확인되면서 의학계뿐 아니라 보건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2월 중국 우한시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입국한 독일인 114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한 결과, 발열, 기침 등 증상이 없었던 2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이다.

게다가 중국 연구팀이 코로나19 환자 1099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절반가량이 입원 당시 발열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근거로 의학계에서는 발열 등 증상에 주목해 코로나19를 감별하면 환자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재 방역당국은 코로나19 무증상자를 찾기 위한 선별검사를 확대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에 취약한 만성질환 환자?

이와 함께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 환자는 코로나19에 취약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환자가 최초 보고된 후 올해 1월 2일까지 중국 내 확진자 41명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20%는 당뇨병을, 15%는 고혈압을 동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중국 진인탄병원에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 99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만성질환 동반 환자는 51%를 차지했다. 

이에 대한당뇨병학회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면역기능 이상으로 인해 코로나19를 포함한 감염병에 취약하다며, 당뇨병 환자는 감염병 예방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또 대구 3차병원에 입원한 당뇨병 동반 코로나19 환자는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7배 이상 높다고 조사되면서, 임상에서는 이들 환자를 집중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고혈압 환자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다는 보고가 이어졌고, 비만과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의 연관성도 드러났다. 체질량지수(BMI)가 40kg/㎡ 이상인 코로나19 환자의 사망 위험은 18.5~24kg/㎡인 환자군보다 최대 4배가량 높다는 미국 연구팀 조사 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비만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에 상당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파악되자 의학계에서는 비만에 대한 조기 중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아울러 고령,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 높은 SOFA 점수, 디다이머(D-dimer) 농도 등이 코로나19 환자의 사망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파악되는 등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를 조기식별하기 위해 의학계는 그 어느 해보다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 

코로나19 환아 증상 '경미'했다

신생아와 소아에 대한 관심도 놓지 않았다. 우선 의학계는 모자간 코로나19 수직감염 가능성에 주목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임산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바이러스가 태아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신 후기에 코로나19에 감염된 임산부와 이들 신생아의 임상적 특징을 분석한 결과, 신생아 건강 상태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수직감염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보고됐다.

이와 함께 중국 내 1세 미만의 코로나19 환아는 증상이 없거나 경도 증상을 겪었고, 중증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사망 사례는 없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10살이었던 국내 첫 코로나19 환아 역시 증상이 경미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환아의 증상이 심각하지 않은 이유로 소아는 선천성면역반응이 성인보다 우세하게 작용해 경도의 임상 경과를 보인 것으로 추정됐다. 

기저질환 있는 코로나19 환자 진료지침 개발

의학계는 코로나19의 임상적 특징을 파악하는 연구 성과를 내놓으면서 동시에 심혈관질환, 피부질환, 류마티스질환, 암 등 기저질환이 있는 코로나19 환자 관리를 위한 진료지침 개발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미국심장학회(ACC)는 지난 2월 심혈관질환 환자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경고하며, 코로나19 증상으로 인해 급성 심근경색 환자를 놓칠 수 있다고 주의를 요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이후 5월에 미국심혈관중재술학회(SCAI)·응급의학회(ACEP)와 함께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진단 및 치료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했다.

한편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의학계의 학문적 교류는 계속됐다. 오프라인 학술대회 개최가 어려워지자 대다수 학회는 예정된 일정을 연기했다. 그리고 온라인 학술대회를 개최하거나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학술대회를 진행하는 등 돌파구를 찾았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내년 학술대회도 온라인 또는 온·오프라인 개최가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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