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원지부터 공기 중 전파·항고혈압제 논란까지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코로나19(COVID-19)가 휩쓴 2020년이 끝을 향해 가고 있지만 암운은 걷히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2020년은 앞일을 내다볼 수 없게 답답한 '적막강산(寂寞江山)'인 한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19는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처음 겪는 감염병이었다. 그래서 올 한해 의학계는 한 번도 알려지지 않은 코로나19의 특징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분주했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2020년 희대의 감염병을 맞아 혼돈의 나날을 보낸 의학계에서 논란이 됐던 코로나19 이슈를 정리했다. 

[송년호-①] '적막강산'…코로나19가 남긴 기록

[송년호-②] 의학계, 코로나19 임상 수수께끼 푼다

'우한폐렴'에서 '코로나19'로

코로나19의 첫 이름은 '우한폐렴'이었다. 지난해 12월 원인 불명의 신종 폐렴사례가 중국 우한시에서 확인됐다고 공식 보도되면서 지역명을 딴 이름으로 불렸다. 하지만 이는 해당 지역에 대한 낙인찍기라는 우려가 있었다. 

이에 지난 2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우한폐렴을 'COVID-19'로 정리했다. '코로나(COrona)', '바이러스(VIrus)', '질환(Disease)' 영문명의 머리글자와 감염병이 처음 발병한 '2019년'의 19를 결합해 공식 명칭을 결정했다. 이를 통해 정확하지 않거나 낙인이 될 수 있는 다른 명칭의 사용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날 국내에서는 COVID-19를 '코로나19'로 명명했다.

코로나19 발원지 '오리무중'

코로나19 발병 초기 논란이 됐던 주제는 최초 전파자와 발원지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중간 매개 동물을 통해 사람에게 전파됐다는 주장부터 뱀, 천산갑 등 다양한 동물이 최초 전파자로 의심받았다.

게다가 지난해 말 우한시의 화난수산시장에서 해산물뿐 아니라 박쥐, 뱀 등 야생동물을 식품으로 판매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코로나19 발원지로 화난수산시장이 지목됐다.

이에 대한 반론도 있었다. 중국 연구팀이 지난해 12월 최초 보고된 환자부터 올해 1월 2일까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41명을 조사한 결과, 3명 중 1명은 화난수산시장 방문력이 없었다. 또 최초 환자는 이곳에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화난수산시장에 이어 코로나19가 우한 바이러스학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하지만 미국 연구팀은 코로나19의 게놈 서열이 야생동물과 거의 일치한다는 근거를 제시하며 이 같은 음모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숨만 쉬어도 코로나19 감염?

코로나19의 주된 경파 경로는 비말전파, 접촉전파, 간접전파 등이다. 이에 더해 코로나19가 공기를 통해 전파될 수 있다는 주장도 논란의 중심에 섰었다. 

이에 지난 1월 대한의사협회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기 중 전파 위험은 없다고 강조했다. 국립중앙의료원도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은 낮으며, 가능하더라도 병원체의 밀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멀리 떨어진 사람에게 전파되긴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WHO 역시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남아있지 않고 표면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비말전파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지난 7월 32개국 239명 과학자가 공개서한을 통해 WHO가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공기 중 작은 입자인 에어로졸을 통한 감염 위험을 경고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사람들이 대화하거나 숨을 내쉰 후 몇 시간 동안 떠다니는 작은 입자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서 확산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WHO는 밀집 또는 폐쇄,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장소 등 특정 환경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이 있다는 근거를 인정했다. 단, 예비연구를 통한 근거라 결정적이라고 볼 수 없으며 향후 철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우리나라도 공기 중 전파 가능성에 대해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0월 환기가 잘되지 않는 공간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와 6피트(약 1.8m) 이상 떨어져 있을지라도 공기 중 감염이 가능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항고혈압제·이부프로펜, 먹어? 말아?

환자들이 기존에 복용하던 치료제를 계속 투약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논란이 된 대표적인 치료제는 항고혈압제와 이부프로펜이다.

그런데 코로나19는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인간 세포 표면의 바이러스 수용체 단백질인 안지오텐신전환효소2(ACE2)와 결합하면서 감염이 나타난다. 지난 3월 The Lancet에 실린 논문에서는 고혈압, 심혈관질환 환자가 항고혈압제인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나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를 복용하면 ACE2가 증가하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고려해 약물치료를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즉 ACE2 발현이 증가하면 세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더 취약해지므로 항고혈압제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이부프로펜과 티아졸리딘디온계 계열도 ACE2 발현을 증가시킬 수 있는 치료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대한고혈압학회를 포함한 다수의 국내외 학회는 항고혈압제를 중단하면 안 된다고 권고하면서 논란을 잠재웠다. 

아울러 이부프로펜 등 NSAIDs와 코로나19 증상 악화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데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였고, 미국식품의약국(FDA)도 이에 동의하며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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