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요 인수합병·파트너십 분석
주요 글로벌 제약사, 항암제 개발 위한 인수·파트너십 진행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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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지난해 글로벌 제약업계의 '딜(Deal)' 트렌드는 항암과 희귀질환이었다.

PwC 2021 outlook: Pharmaceutical & life sciences deal insights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업계는 지난해 243건의 딜이 진행됐다. 그 규모만 184빌리언달러(한화 약 202조 4000억원) 규모다. 이는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2019년 대비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진행된 글로벌 제약사의 딜 트렌드는 항암과 희귀질환이었다.

작년 성사된 인수합병과 파트너십 내용을 보면, 규모가 상위권일수록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대한 투자가 다수였다. 

 

글로벌 빅파마, 항암제 개발 바이오텍 인수합병 대세

지난해 인수합병을 진행한 글로벌 제약사 상위 5개를 보면, 희귀질환과 암에 집중됐다. 특히 치료제 개발부터 암 진단을 위한 보조장치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아스트라제네카는 미국 제약사 알렉시온을 390억달러에 인수했다. 이는 지난해 이뤄진 글로벌 제약산업 거래 중 가장 큰 규모였다. 

아스크라제네카는 면역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알렉시온 인수를 결정했다.

알렉시온은 발작성 야간 혈색뇨증 치료제 솔리리스(성분명 에쿨리주맙)를 대표 품목으로 갖고 있는 혈액질환 등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제약사다. 최근에는 솔리리스의 후속 약물인 울토미리스(라불리주맙)를 출시하기도 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까지 주요 제품의 특허만료 이후 제네릭 경쟁으로 수익이 감소하면서 항암제 분야 파이프라인을 강화해왔다. 

실제 EGFR 표적 항암제 타그리소(오시머티닙) PRAP 억제제 린파자(올라파립), 면역항암제 임핀지(더발루맙)를 출시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알렉시온 인수를 통해 희귀질환 분야 사업 다각화에 나설 전망이다. 면역학 분야 입지를 강화해 2025년까지 연평균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알렉시온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중국 등 신흥시장으로 입지도 확장할 계획이다.

길리어드도 항암제 분야 강화를 위한 빅딜을 진행했다. 지난해 이뤄진 길리어드의 인수 가운데 가장 큰 규모는 이뮤노메딕스를 210억달러에 인수한 것이다.

이뮤노메딕스는 미국의 단일클론 항체 기반 암 표적요법 제제 개발 전문 제약기업이다. 

길리어드가 이처럼 나선 데는 이뮤노메딕스의 삼중음성유방암(TNBC) TROP2 타깃 항체-약물 접합체(ADC) 트로델비(사키투주맙고비테칸)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간 길리어드는 간 질환 등 만성질환과 희귀질환에 강점을 보였는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항암 분야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전 세계 유방암 치료제 시장은 약 1570억달러로, 항암제 시장 안에서도 가장 수익성이 높은 분야다. 

길리어드는 이번 인수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항암제 분야에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로델비는 평균 3가지 약물을 투여 받은 전이성 TNBC 환자 10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2상에서 화학요법 대비 종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59% 감소시켰다. 또 무진행생존기간(PFS)은 5.6개월로, 표준화학요법(1.7개월)보다 길었다. 객관적반응률(ORR)은 33.3%라는 결과를 보였다. 게다가 트로델비는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상태라, 신약개발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

앞서 길리어드는 항암제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혈액암 치료제 개발사 포티세븐을 49억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항암제 개발 전문 기업 파이오니어 이뮤노테라퓨틱스 지분 49.9%를 매입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항암제 의존도를 낮추는 기업도 있었다. 주인공은 BMS다.

지난해 BMS는 약 200억달러의 매출 중 절반 3분의 2인 160억달러가 항암제에서 나왔다. 

BMS는 심장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마이오카디아를 인수, 심혈관 분야 파이프라인 강화에 나섰다.

BMS는 지난해 마이오카디아의 주식을 주당 225달러, 총 131억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BMS는 마이오카디아가 개발한 폐쇄성비후성심근증(HCM)에 대한 첫 치료제 후보물질인 마바캄텐을 확보하게 됐다.

현재 비후성심근증 치료를 위해 베타블록커나 항부정맥 치료제가 사용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승인받은 약물은 없는 상황이다.

마이오카디아가 발표한 마바캄텐의 임상3상 EXPLORER-HCM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치료 30주차에 위약군 대비 복합적 기능 지표를 유의미하게 개선, 1차 목표점을 달성했다.

임상연구 진행 중 2%의 환자가 중도탈락했지만, 심장박출률 감소 또는 심부전 증상으로 인한 연구 중단 환자는 없었다.

 

파트너십도 항암제 개발에 집중

인수합병이 아닌 기업 간 맺은 파트너십의 대세도 항암제였다.

길리어드는 탱고테라퓨틱스와 면역회기 기전을 타깃한 합성치사(synthetic lethality) 약물 개발 파트너십을 확대했다.

길리어드는 향후 7년 동안 이 표적에 대한 프로그램의 전 세계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갖는다. 또 초기 임상 개발까지 활동을 주도하기 위해 옵션 연장 수수료를 지불할 수 있는 권리도 갖게 된다.

앞서 두 기업은 2018년 차세대 표적 면역항암제 개발을 위해 제휴를 맺은 바 있다.

길리어드는 항암제 분야에서 새로운 개념의 타깃 치료제인 합성치사 신약개발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는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도 다이이찌산쿄와 최대 60억달러 규모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비소세포폐암 대상 임상1상을 진행 중인 TROP2 ADC 후보물질 DS-1062를 개발하기 위해서다.

DS-1062는 세포 표면 당 단백질 TROP2를 일반적으로 발현하는 여러 종양 치료를 위해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다이이찌산쿄가 독점권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에서 공동 상용화할 예정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019년 다이이찌산쿄의 차세대 HER2 ADC 엔허투(트라스트주맙데룩스테칸)를 69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엔허투는 유방암 치료제로 승인받았고, 위암과 폐암, 대장암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편, 올해도 글로벌 빅파마의 인수합병과 파트너십은 이어지고 있다.

노바티스와 사노피, 독일 머크는 각각 중국 베이진, 카이맵, 앰프텍을 인수했고, 사노피와 바이오젠은 바이온드, 비제네론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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