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A 2023] SELECT, 심혈관질환 병력 있고 당뇨병 없는 과체중·비만 성인 대상
3년 이상 추적관찰 결과, 위고비군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 20%↓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노보노디스크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제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2.4mg)가 심혈관 혜택을 입증한 최초 비만치료제로 등극했다.

3년 이상 추적관찰한 SELECT 임상3상 결과, 위고비는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고 1형 또는 2형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 또는 비만한 성인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20% 유의하게 낮췄다.

이는 엄격한 무작위 대조 연구를 통해 위고비가 체중 관리 전략으로서 과체중 또는 비만이 수정 가능한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임을 처음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클리블랜드 Michael Lincoff 교수는 "그동안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 또는 비만한 환자 관리를 위한 치료제가 심혈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무작위 연구에서 조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가 고무적"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11~13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3)에서 공개됐고 동시에 NEJM 11월 3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같은 성분 약 오젬픽, 당뇨병 환자 심혈관 혜택 확인

위고비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2형 당뇨병 환자에서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낮추는 혜택을 입증한 바 있다.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항당뇨병제 오젬픽(최대 용량 2.0mg)은 SUSTAIN-6 심혈관계 영향 연구(CVOT)에서 심혈관질환 동반 2형 당뇨병 환자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26% 유의하게 낮췄다.

이에 미국식품의약국(FDA)은 2020년 오젬픽을 2형 당뇨병 환자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낮추는 치료제로 허가했다.

그러나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 또는 비만한 환자도 이 같은 심혈관 혜택이 나타나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다기관 이중맹검 무작위 위약 대조 연구로 디자인된 SELECT는 심혈관계 측면에서 위고비의 우월성을 확인하고자 진행됐다.

심혈관계 사건 발생률, 위고비군 6.5% vs 위약군 8.0%

연구에는 41개국에서 45세 이상으로 심근경색, 뇌졸중 또는 말초동맥질환 등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고 당뇨병 병력이 없는 체질량지수(BMI)가 27kg/㎡ 이상인 과체중 또는 비만한 성인 1만 7604명이 포함됐다.

전체 환자군은 주 1회 위고비 투약군(위고비군, 8803명) 또는 위약군(8801명)에 1:1 무작위 배정됐다. 위고비군은 0.24mg부터 시작해 4주 간격으로 증량해 최대 2.4mg을 투약했다. 각 치료에 노출된 평균 기간은 34.2개월이었고, 평균 추적관찰 기간은 39.8개월이었다. 

1차 목표점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등 첫 발생으로 정의했다. 이와 함께 안전성도 평가했다. 

그 결과, 1차 목표점 발생률은 위고비군 6.5%(8803명 중 569명), 위약군 8.0%(8801명 중 701명)로 조사됐다. 이를 기반으로 평가한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은 위고비군이 위약군보다 20% 유의하게 낮았다(HR 0.80; 95% CI 0.72~0.90; P<0.001).

▲미국 클리블랜드 Michael Lincoff 교수는 위고비 SELECT 임상3상 결과를 11~13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3)에서 발표했다. AHA 학술대회 기자간담회 영상 캡처.
▲미국 클리블랜드 Michael Lincoff 교수는 위고비 SELECT 임상3상 결과를 11~13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3)에서 발표했다. AHA 학술대회 기자간담회 영상 캡처.

구체적으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위고비군이 위약군보다 15% 낮은 경향을 보였다(HR 0.85; 95% CI 0.71~1.01). 발생률은 위고비군 2.5%(223명), 위약군 3.0%(262명)였다.

심부전 발생 위험은 위고비군이 위약군보다 18% 의미 있게 낮았고(HR 0.82; 95% CI 0.71~0.96), 발생률은 각 3.4%(300명)와 4.1%(361명)였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위고비군이 위약군보다 19% 유의하게 낮았으며(HR 0.81; 95% CI 0.71~0.93), 발생률은 각 4.3%(375명)와 5.2%(458명)로 조사됐다. 

체중은 위고비군이 평균 9.4% 줄었지만 위약군은 0.9% 감소에 그쳤다. 허리둘레는 위고비군 7.6cm, 위약군 1.0cm 줄었다. 

췌장염 발생률 비슷…정신질환·암 등 위험 나타나지 않아

▲미국 클리블랜드 Michael Lincoff 교수. AHA 제공.
▲미국 클리블랜드 Michael Lincoff 교수. AHA 제공.

이번 연구에서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는 당뇨병이 없는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세마글루타이드 관련 대규모·장기간 연구라는 점에서 고무적인 결과라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중증 이상반응 발생 건수는 위고비군이 더 낮았다. 단 GLP-1 제제 관련 이전 연구에서 담낭장애와 GLP-1 제제 간 연관성이 확인된 가운데, 이번 연구에서도 위고비군의 담낭장애 발생률이 위약군보다 조금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위고비군 2.8% vs 위약군 2.3%).

영구적 치료 중단으로 이어진 이상반응은 위고비군 16.6%(1461명), 위약군 8.2%(718명)에게서 나타났다(P<0.001).

위고비군은 GLP-1 제제의 이상반응으로 알려진 위장관계 사건으로 인한 치료 중단율이 위약군보다 더 높았다(위고비군 10.0% vs 위약군 2.0%). 그러나 중증 위장관계 사건 발생률은 두 군이 비슷했다. 

GLP-1 제제 투약 시 우려됐던 췌장염은 이번 연구에서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급성 췌장염 발생률은 위고비군 0.2%, 위약군 0.3%로 차이가 없었다. 

아울러 GLP-1 제제 외 비만치료제에서 보고되는 정신질환이나 암 등 위험이 이번 연구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위고비, 심혈관계 사건 2차 발생 위험 유의하게 낮출 수 있어"

결과적으로,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고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 또는 비만한 환자에게 위고비 투약 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발생 위험을 유의하게 낮출 수 있었다. 

Lincoff 교수는 "GLP-1 제제는 혈관질환 또는 2형 당뇨병 환자에게 빈번하게 처방되지만,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 또는 비만한 환자의 상당수는 진료 문제, 보험 적용 범위 등 치료접근성 문제로 GLP-1 제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2형 당뇨병 환자에게서 확인한 세마글루타이드의 심혈관 혜택이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 또는 비만한 환자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를 통해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고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 또는 비만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했다. 사망을 포함한 심혈관계 사건 2차 발생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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