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 노보노디스크제약 사샤 세미엔추크 대표이사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 사샤 세미엔추크 대표이사.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 사샤 세미엔추크 대표이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노보 노디스크는 그 어느때보다 치료제에 대한 큰 관심을 받으며 의미 있는 한 해를 보냈다.

노보 노디스크의 GLP-1 수용체 작용제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상당한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하자, 위고비뿐만 아니라 같은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항당뇨병제인 오젬픽도 전 세계 품귀 현상을 일으켰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러한 비만치료제를 '올해의 혁신(Breakthrough of the year)'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노보 노디스크의 성과는 국내 만성질환 환자에게 희소식이지만, 좋은 효과를 입증한 치료제들이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아 희망고문이 되고 있다.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 사샤 세미엔추크 대표이사는 한국 환자에게 최대한 빠르게 신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도 구체적 도입 일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지난해 10월 선임돼 취임 1주년을 맞은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 사샤 세미엔추크 대표이사를 7일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에서 만나 그동안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 대표이사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비즈니스 운영 시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1년 전 한국 노보 노디스크에 합류할 당시 한국이 인구 고령화 등으로 인해 만성질환으로부터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노보 노디스크는 만성질환에 집중해 특화된 회사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보 노디스크가 국내 기업 또는 이해 당사자들과의 파트너십 등을 통해 여러 협업을 추진함으로써 국내 만성질환 환자들을 위한 솔루션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의 인공지능(AI) 분야를 리딩하고 있는 카카오헬스케어와의 파트너십과 당뇨병 측면에서 진행하고 있는 서울시와의 협업이 고무적이며 이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 서울시와 '도시 당뇨병 줄이기(CCD)' 프로젝트를 진행해 단순히 의학적 치료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내 환자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여러 지원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비만학회 등 질환 유관 학회와도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환자들을 위해 보다 나은 솔루션을 제공하고 국내 제약 시장의 성장 가속화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

- 여러 나라에서 근무한 경험을 비춰볼 때 한국 제약 시장만의 특징이 있다면?

한국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만성질환에 대한 국가 건강검진을 제공하고 혈당, 염증 바이오마커 검사에도 급여를 적용하는 등 우수하고 선진화된 의료 시스템을 갖췄다. 그러나 신약 접근성이 다소 낮은 것은 안타깝다. KRPIA에서 발표한 글로벌 신약 접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신약이 글로벌 최초 출시된 이후 국내에 도입되기까지 시간이 OECD 국가 평균인 21개월보다 긴 28개월로, 2년 이상이 소요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 정부와 업계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기에 향후 한국 제약 생태계 혁신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 노보 노디스크는 제약사로서 우수한 치료제 개발과 더불어 한국 환자에게 최대한 빠르게 신약을 제공하기 위한 접근성 제고 측면에서도 정부와 함께 협업해 나가겠다. 

- 지난 4월 국내 허가된 위고비가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전 세계적으로 높은 수요에 따라 공급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제기되는데, 현재 국내 도입을 위한 진행 상황은?

노보 노디스크는 자사 제품으로 치료 받고 있는 환자들이 치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시장 내에서 물량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다만 위고비 국내 출시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답변할 수 없다. 최대한 신속히 위고비가 국내 도입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 향후 국내 도입 시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치료제 급여 등재 등 솔루션도 모색하고 있다. 

- 국내 제약사들이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삼으며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노보 노디스크가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나?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 사샤 세미엔추크 대표이사.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 사샤 세미엔추크 대표이사.

한국에서도 많은 제약사가 비만 관련 연구 개발과 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본다. 이는 비만 연구 데이터 확보 차원은 물론 환자에게도 좋은 흐름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자사 제품인 세마글루타이드와 관련해 한국과 일본 환자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확보했고 우수한 결과를 확인했다. 이 때문에 위고비가 한국 환자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치료제임을 확신하고 있으며, 이를 직접 국내에 선보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노보 노디스크의 차별점은 환자 중심주의에 기반한 연구 개발 역량을 들 수 있다. 이미 비만 분야에서 20년 이상 연구 개발을 진행하며 비만에 대한 생리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리라글루타이드 및 세마글루타이드 등을 개발해 선보였다. 또 당뇨병 분야에서도 100여 년간 연구 개발을 진행하며 여러 치료제를 개발했기에, 노보 노디스크의 DNA에 각인된 노력과 역량은 이미 충분히 입증됐다고 생각한다.

- 노보 노디스크의 장기적인 디지털 혁신 계획이 있다면?

노보 노디스크가 집중하고 있는 만성질환 분야는 환자 연령, 성별, 생활습관에 따라 다양한 질환 양상을 보이기에 환자마다 개별화, 차별화된 맞춤형 치료 접근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디지털 헬스케어는 만성질환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이 일상에서 환자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향후 한국 노보 노디스크는 '말리아'라는 디지털 펜 연결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말리아를 인슐린 펜 등 만성질환 환자가 사용하는 펜 타입 자가 주사제에 연결하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환자가 투약한 약물과 용량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거의 모든 국민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기에, 앞으로 디지털 헬스케어가 도입되면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 한국 노보 노디스크는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단기 직무 순환 제도(STA)'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운영 현황과 계획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회사의 성공은 직원 개개인의 성공을 기반으로 한다고 믿는다. 한국 노보 노디스크에는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근무하고 있고, 덕분에 회사가 가진 잠재력도 크다.

한국 노보 노디스크는 직원들이 자기 개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 타 부서에서 업무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예로, 영업부서에서 근무하던 직원에게 마케팅부 또는 의학부에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거나, 한국 지사 직원이 덴마크 본사 또는 인근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STA 프로그램과 더불어 보다 장기간에 걸쳐 진행하는 'Long Term Assignment'도 함께 운영하는 등 한국 노보 노디스크는 실제 인재 개발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실천 중이다.

- 앞으로 한국 노보 노디스크 비즈니스 계획이 궁금하다.

한국에 상당한 열정을 갖고 있으며 한국이 가진 잠재력에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만성질환 환자에게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한국 노보 노디스크의 목표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목표를 위해 한국 여러 기업 및 학회 등 이해당사자들과 더 긴밀한 협업을 진행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협업을 통해 노보 노디스크도 국내 기업들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

또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 당뇨병과 더불어 희귀질환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향후 만성질환 뿐만 아니라 심장질환, 알츠하이머병 등 뇌질환, 간질환, 신장질환에 대해서도 더 많은 혁신을 선보일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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