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 11~13일 개최
위고비 SELECT 심혈관계 영향 연구, 학술대회 포문 열어
Late-Breaking Science 세션에서 총 27개 최신 연구 결과 발표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2.4mg)가 체중을 줄이면서 심혈관 혜택이 있는 비만치료제임을 입증한 연구 결과가 베일을 벗는다. 

SELECT로 명명된 위고비 심혈관계 영향 연구(CVOT)는 11~13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3)에서 11일 첫 공개된다.

현재까지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면서 심장마비, 뇌졸중,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등 위험을 줄임을 증명한 승인받은 비만치료제가 없는 만큼 이번 결과에 학계 관심이 모인다. 

SELECT가 포문을 여는 이번 학술대회 Late-Breaking Science(LBS) 세션에서는 총 27개 연구가 출격 대기 중이다. 

SELECT 탑라인 결과, 위고비 MACE 위험 20%↓

이번 학술대회는 비만을 LBS 첫 주제로 정하며, 심혈관 측면에서 비만 치료의 중요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를 방증하듯 첫 번째 LBS에는 SELECT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SELECT는 41개국에서 45세 이상으로 당뇨병 병력이 없고 심혈관질환이 있으며 체질량지수(BMI)가 27kg/㎡ 이상인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 1만 7604명이 모집됐다. 

1차 목표점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으로 정의한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첫 발생으로, 위고비의 우월성을 입증하고자 했다. 

지난 8월 공개한 탑라인 결과에 따르면, 위고비의 MACE 위험은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20% 낮았고 우월성을 확인했다. 아울러 이전 위고비 임상연구와 유사하게 안전성과 내약성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술대회에서는 SELECT의 구체적 결과가 공개된다. 

RNAi 치료제 질레베시란, 6개월 1회 주사 항고혈압제 시대 열까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심혈관 분야에서 유전자 치료제의 진격도 눈여겨 볼만하다. 

11일에는 경도~중등도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 앨나일람 제약사가 개발한 RNA 간섭(RNAi) 치료제 질레베시란(ALN-AGT01)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한 KARDIA-1 무작위 이중맹검 연구 결과가 공개된다.

질레베시란은 작용 시간이 긴 RNAi 치료제로, 간에서 안지오텐시노겐 합성을 억제한다. 안지오텐시노겐은 안지오텐신 펩티드의 유일한 전구체로 고혈압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난 7월 공개된 사람 대상으로 처음 진행된 질레베시란 임상1상 결과, 질레베시란 한 번 투여만으로 혈압 감소 효과가 24주 동안 지속됐다. 이에 따라 6개월에 한 번 주사하는 항고혈압제 시대가 열릴지 주목되는 가운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임상2상 결과가 발표된다.

이와 함께 잔여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인 지질단백질(a)(Lp(a))을 표적한 RNAi 치료제 레포디시란(LY3819469)의 효능 및 안전성을 검증한 연구 결과도 12일 나온다. 

고위험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eFH) 환자에게 미국 버브 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유전자편집약물 VERVE-101을 적용할 수 있을지 확인한 heart-1 임상1b상 결과도 12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VERVE-101은 간에서 PCSK9 유전자 활성을 막아 LDL-콜레스테롤을 지속적으로 낮추도록 설계된 염기편집약물이다. 임상1b상은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이 있고 표준치료로 LDL-콜레스테롤이 조절되지 않는 HeFH 환자를 대상으로 VERVE-101 단일용량상승 시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한다.

학술대회에서는 네 가지 단일용량상승 코호트 환자에서 초기 안전성 및 약력학 데이터와 함께 혈액 PCSK9과 LDL-콜레스테롤 수치에 대한 중간분석 결과가 공개된다. 

아울러 미국 안토스 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새로운 항응고제인 아벨라시맙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한 AZALEA-TIMI 71가 12일 발표된다. 아벨라시맙은 출혈 위험을 더 낮추기 위한 최초 팩터XI/XIa 억제제다.

지난 9월 개발사가 공개한 AZALEA-TIMI 71 탑라인 결과에 의하면, 아벨라시맙은 뇌졸중 중등도~고위험 심방세동 환자에서 직접 작용 경구용 항응고제(DOAC)인 자렐토(리바록사반) 대비 주요 및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비주요 출혈 발생 위험을 낮췄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구체적 결과가 나온다. 

SGLT-2 억제제 포시가, 다음 목표는 심근경색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심혈관 분야에서 임상적 유용성 근거를 더하기 위한 치료제들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SGLT-2 억제제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가 심부전에 이어 당뇨병이 없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심혈관 및 대사질환을 추가로 예방할 수 있는지 검증한 DAPA-MI 결과가 11일 나온다.

포시가가 심근경색 이후 좌심실 기능이 손상된 환자 예후를 개선할 수 있을지 이 연구가 답을 줄 것으로 보인다.

무증상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에 DOAC인 엘리퀴스(아픽사반)의 효능을 아스피린과 비교한 ARTESIA 결과가 12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또 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환자를 대상으로 피타바스타틴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 효과를 확인한 REPRIEVE 임상3상을 토대로 피타바스타틴 치료 시 관상동맥질환 및 염증성 바이오마커 변화를 평가한 결과가 12일 공개된다. 

심혈관 분야에 녹아든 AI 유용성은?

약제 연구에 더해 최적 관리전략을 평가한 연구들도 발표를 대기 중이다.

13일에는 강력한 혈압조절이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 조사한 ESPRIT 오픈라벨 무작위 연구 결과가 나온다.

중국에서 진행되는 이 연구는 심혈관질환 고위험 고혈압 환자를 목표혈압에 따라 강력한 혈압조절군(수축기혈압 120mmHg 미만 조절)과 표준 혈압조절군(140mmHg 미만 조절)으로 분류해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비교한다. 이를 통해 동아시아인에서 최적 혈압조절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인공지능(AI)을 심혈관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지 분석한 연구 결과들이 13일 대거 공개된다. 

먼저 AI로 개선된 디지털 청진기를 이용해 분만 전 심근병증을 선별할 수 있는지 평가한 SPEC-AI 무작위 연구 결과가 베일을 벗는다. 전 세계에서 분만 전 심근병증 발생률이 가장 높다고 보고되는 나이지리아에서 진행된 연구로, AI가 의료진의 진단 능력을 강화해 심혈관 건강을 개선할지 근거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심부전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음성 분석 애플리케이션의 심부전 악화 감지력을 검증한 연구 결과가 발표된다. 

또 AI가 심전도(ECG)를 이용해 ST분절 상승 심근경색(STEMI)을 빠르게 식별할 수 있는지 조사한 ARISE 실용적 무작위 대조 연구 결과가 공개되는 등 올해도 풍성한 학술적 교류의 장이 마련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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