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2023] STEP-HFpEF, 비만한 HFpEF 환자 대상 위고비 vs 위약 비교
52주 결과, 위고비군 체중·심부전 관련 증상·신체활동·운동기능 등 개선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노보노디스크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2.4mg)가 비만한 심부전 환자에서 일석이조 효과를 얻었다.

비만한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환자 대상 STEP-HFpEF 연구 결과, 위고비는 체중뿐 아니라 심부전 관련 증상도 개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위고비는 이번 연구를 통해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 등 SGLT-2 억제제에 이어 HFpEF 환자를 대상으로 효능 및 안전성을 입증한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제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번 결과는 비만한 HFpEF를 표적한 치료제가 허가되지 않은 가운데, 위고비가 이들 환자를 위한 의미 있는 치료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 결과는 25~28일 네덜란드에서 개최된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3)에서 공개됐고 동시에 NEJM에 실렸다.

위고비, KCCQ-CSS 점수 7.8점 개선…체중 10.7%p 더 줄어

심부전 환자의 약 절반은 HFpEF로 보고된다. 대다수 HFpEF 환자는 과체중 또는 비만하며, 비만이 과도한 지방 축적에 따른 단순 동반질환이라기보단 심부전 발생 및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질환일 수 있다는 근거가 쌓이고 있다. 

비만한 HFpEF 환자는 숨이 가쁘거나 운동 불내성, 부종 등 증상 부담이 커 삶의 질이 낮다. 그러나 비만한 HFpEF를 표적한 승인된 치료제는 현재까지 없다.

▲미국 세인트루크 중미 심장연구소 Mikhail Kosiborod 박사는 25~28일 네덜란드에서 개최된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3)에서 위고비의 STEP-HFpEF 결과를 발표했다. ESC 기자간담회 영상 캡처.
▲미국 세인트루크 중미 심장연구소 Mikhail Kosiborod 박사는 25~28일 네덜란드에서 개최된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3)에서 위고비의 STEP-HFpEF 결과를 발표했다. ESC 기자간담회 영상 캡처.

STEP-HFpEF 연구는 위고비가 비만한 HFpEF 환자의 체중 감량에 더해 심부전 증상, 신체 및 운동기능 등을 개선할 것으로 가정하고 진행됐다. 

연구에는 13개국 96곳에서 체질량지수(BMI)가 30kg/㎡ 이상인 HFpEF 환자 529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뉴욕심장학회 기능 등급(NYHA functional class)이 II~IV이면서 KCCQ-CSS가 90점 미만으로 심부전 증상 및 신체활동의 제한이 있었다. KCCQ-CSS 범위는 0~100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증상 및 신체활동 제한이 적다는 것을 시사한다.

전체 환자군의 중앙값 나이는 69세였고 56.1%가 여성이었다. 중앙값 체중은 105.1kg, BMI는 37kg/㎡였다.

등록 당시 66.2%가 NYHA II, 33.8%가 NYHA III~IV였고, 중앙값 KCCQ-CSS는 58.9점, 중앙값 6분 보행검사 거리는 320m로, 상당수 환자에서 심부전 증상, 신체활동 제한, 낮은 운동 능력 등이 확인됐다. 

전체 환자군은 위고비군과 위약군에 1:1 무작위 배정돼 52주 동안 치료받았다. 두 가지 1차 목표점은 등록 당시 대비 KCCQ-CSS 및 체중 변화로 정의했다. 2차 목표점에는 6분 보행검사 변화 그리고 사망, 심부전 사건, KCCQ-CSS 및 6분 보행검사 변화 등을 포함한 계층적 복합 목표점(hierarchical composite endpoint), C-반응단백(CRP) 수치 변화 등이 포함됐다.

등록 당시 대비 52주째 변화를 조사 결과, 평균 KCCQ-CSS 점수는 위고비군 16.6점, 위약군 8.7점으로 위고비군의 변화가 더 컸다. 두 군 간 차이는 7.8점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95% CI 4.8~10.9; P<0.001).

평균 체중 변화율은 위고비군 -13.3%, 위약군 -2.6%였고, 두 군 간 차이는 -10.7%p로 위고비군의 체중이 의미 있게 크게 감소했다(95% CI -11.9~-9.4; P<0.001).

이어 2차 목표점인 평균 6분 보행검사 변화는 위고비군이 21.5m 개선됐으나, 위약군 1.2m 증가에 그쳐 두 군 간 20.3m의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됐다(95% CI 8.6~32.1; P<0.001).

아울러 계층적 2차 복합 목표점에 대해서 위고비군이 위약군보다 좋은 결과를 얻었다(win ratio, 1.72; 95% CI, 1.37 to 2.15; P<0.001). 평균 CRP 변화율은 위고비군 -43.5%, 위약군 -7.3%로 조사됐다(95% CI 0.51~0.72; P<0.001).

심부전 진단 바이오마커인 NTproBNP는 52주째 위고비군이 -20.9%, 위약군이 -5.3%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95% CI 0.71~0.98). 심부전 입원 또는 긴급한 방문을 경험한 환자는 위고비군 1명, 위약군 12명으로 조사됐다. 중증 이상반응은 위고비군 35명(13.3%), 위약군 71명(26.7%)에게서 보고됐다.

"비만은 HFpEF 환자에서 치료해야 할 근본 원인"

▲미국 세인트루크 중미 심장연구소 Mikhail Kosiborod 박사.
▲미국 세인트루크 중미 심장연구소 Mikhail Kosiborod 박사. ESC 기자간담회 영상 캡처.

이번 연구는 위고비가 비만한 환자의 심혈관질환 치료제로 등극하는 데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초 발표된 위고비 심혈관계 영향 연구(CVOT)인 SELECT 탑라인 결과에 의하면, 위고비는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예방에서 통계적으로 우월한 결과를 얻었다. 

STEP-HFpEF와 SELECT는 진료현장에서 심장내과 전문의가 많은 환자에게 비만치료제 처방을 고려해야 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세인트루크 중미 심장연구소 Mikhail Kosiborod 박사는 "위고비를 투약한 비만한 HFpEF 환자의 심부전 증상과 신체 및 운동기능 등이 크게 개선됐고 염증 수치도 줄었다"며 "또 체중이 조절되고 중증 이상반응도 적게 나타났다"고 정리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HFpEF 환자의 비만 치료를 표적해 진행된 첫 번째 약물 연구다. HFpEF 환자에서 치료제의 혜택을 확인한 연구 중 그 규모가 가장 크다"며 "이번 결과는 비만이 HFpEF 환자의 단순 동반질환이 아니라 치료해야 할 근본 원인이자 표적임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와 유사한 디자인으로 비만과 2형 당뇨병을 동반한 HFpEF 환자를 대상으로 한 STEP-HFpEF DM 연구가 현재 진행 중이다. 연구 결과는 올해 말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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