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esity Week] 4개 STEP 연구, 항우울제 치료 따른 위고비 체중 조절 효과 비교
위고비 투약군, 항우울제 치료 관계없이 체중 비슷하게 줄어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비만치료제인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제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2.4mg)가 체중 증가 부담이 있는 항우울제 치료 여부와 관계없이 체중을 일관되게 비슷한 수준으로 줄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위고비의 4개 STEP 임상연구를 사후분석한 결과, 위고비를 투약한 항우울제 복용 비만 환자는 복용하지 않은 이들과 유사한 체중 감량 효과를 얻었다. 

안전성 평가에서는 위고비 치료 관련 이상반응이 항우울제 복용 환자에게서 높게 보고됐으나, 최근 문제가 된 GLP-1 제제의 자살 충동 위험은 감지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14~17일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미국 비만주간(Obesity Week 2023)에서 공개됐다.

 

위고비 치료 체중, 항우울제군 10.7~19%↓ vs 비항우울제군 9.5~15.9%↓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와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 등 항우울제는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주요 우울증 환자는 일반적으로 비만치료제 임상연구에서 제외돼, 이들에서 비만치료제 효능을 평가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STEP 임상연구도 환자 등록 당시 주요 우울증 환자를 제외했다. 그러나 불안, 강박장애, 수면장애, 신경병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만성 통증 등 다른 질환으로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환자가 포함돼 이번 사후분석이 가능했다. 

STEP 1, 2, 3, 5 임상연구에 모집된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 3683명은 주 1회 위약 또는 위고비 투약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이 중 539명이 등록 당시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었다(항우울제군, 그 외 비항우울제군). STEP 1, 2, 3은 68주, STEP 5는 104주 동안 진행됐다.

모든 참가자는 체질량지수(BMI)가 30kg/㎡ 이상이거나 27kg/㎡ 이상이면서 체중 관련 합병증을 최소 1개 동반했다. 임상연구 환자 선별 전 2년 이내에 주요 우울증을 진단받거나 선별 당시 우울증 선별도구(Patient Health Questionnaire-9, PHQ-9) 점수가 최소 15점 이상인 참가자는 없었다.

STEP 1, 2, 5 참가자들은 생활습관 중재를 받았고, STEP 3 참가자들은 집중행동치료를 진행했다. STEP 2에만 2형 당뇨병 환자가 모집됐으며, 이 연구에서 세마글루타이드 1.0mg을 투약한 403명은 이번 분석에서 제외됐다. 효능은 등록 당시 대비 68주째 체중 변화율로 평가했다.

분석 결과, 위고비군 중 항우울제군은 등록 당시보다 평균 체중이 10.7~19% 줄었다. 비항우울제군은 9.5~15.9% 감소해, 항우울제 복용 여부와 관계없이 위고비 투약 시 비슷한 수준의 체중 조절 정도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STEP 1에서 위고비군 중 항우울제군의 평균 체중은 15.7%, 비항우울제군은 14.7% 줄었다. 위약군은 항우울제군 0.2%, 비항우울제군 2.8% 감소했다. 

STEP 2에서 위고비군 중 항우울제군은 10.7%, 비항우울제군은 9.5% 감량됐으나 위약군은 각 3.3%와 3.4% 감소에 그쳤다.

STEP 3에서 위고비군 중 항우울제군은 16.2%, 비항우울제군은 15.9% 감소했고, 위약군은 각 5%와 5.9%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STEP 5에서 위고비군 중 항우울제군은 19%, 비항우울제군은 14.1% 줄었다. 반면 위약군은 항우울제군이 1.6% 증가했고, 비항우울제군이 4% 감소했다. 

단,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결과에 대한 P값 또는 신뢰구간 등 구체적 통계수치가 제시되지 않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모든 상호작용 평가 결과가 의미 있지 않았지만 STEP 1과 5에서는 유의성이 확인됐다.

GLP-1 제제 자살 충동?…STEP 임상연구 나타나지 않아

안전성 평가에서 위고비 치료 관련 이상반응 발생률은 항우울제군이 높았다. 4개 STEP 임상연구에서 항우울제군 97.6~100%가 이상반응을 경험했다. 비항우울제군은 86.7~95.3%가 이상반응이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이와 비교해 위약군의 이상반응 발생률은 항우울제군 88.4~100%, 비항우울제군 77.2~95.8%로, 위고비 치료 시 이상반응 발생률이 더 높은 것으로 정리됐다.

위고비 치료 관련 위장관계 이상반응도 4개 임상연구 모두 항우울제군에서 더 높았다. 정신과적 이상반응 발생률은 위장관계 이상반응보다 낮았지만, 위고비를 투약한 항우울제군에서 빈번하게 보고됐다. 

지난 7월 유럽과 영국 등에서 제기된 GLP-1 제제의 자살 충동 위험은 이번 연구에서 감지되지 않았다.

STEP 임상연구에서는 참가자에게 계획 여부와 관계없이 자살 의도가 있는지 혹은 자살 관련 생각을 하거나 충동을 느끼는지 물었고, 항우울제군과 비항우울제군 간 자살에 대한 생각(자살성 사고) 보고는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STEP 2, 3, 5에서 위고비군과 위약군 모두 자살 관련 생각을 보고한 항우울제군은 없었다. 그러나 일부 비항우울제군은 자살 관련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STEP 1에서는 항우울제군 중 위약군 2명, 위고비군 2명이 자살에 대한 생각을 보고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Robert Kushner 교수는 "STEP 임상연구에서 등록 당시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위고비를 투약한 비만 환자가 위약을 투약한 이들과 비교해 상당한 체중 감량 효과를 얻었다"며 "이는 등록 당시 항우울제를 복용하지 않은 비만 환자가 위고비 치료로 얻는 효과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