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대상 STEP 6 이어 한국인 포함된 동아시아인 대상 STEP 7 결과 발표
STEP 7 임상3상, 44주째 체중 변화 위고비군이 위약군보다 8.5%p 더 줄어
위고비로 당뇨병 예방 효과도 기대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전 세계 비만학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2.4mg)가 동아시아인에게서도 연이어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GLP-1 수용체 작용제인 위고비는 2022년 발표된 STEP 6 임상3상에서 한국과 일본 비만 환자의 체중과 복부 내장지방을 의미 있게 줄이는 효과를 확인했다(Lancet Diabetes Endocrinol 2022;10(3):193~206). 

이에 더해 최근 발표된 STEP 7 임상3상 결과, 중국, 홍콩, 브라질 그리고 한국의 비만 환자 체중을 유의하게 조절할 뿐만 아니라 당뇨병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었다.

STEP 7 연구 결과는 The Lancet Diabetes Endocrinology 2월 5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공개됐고 3월호에 실린다(Lancet Diabetes Endocrinol 2024;12(3):184~195).

동아시아인, 서양인과 체성분·비만 진단 기준 달라

동아시아인과 서양인은 체성분과 비만 진단 기준에서 차이가 있다. 

동일한 체질량지수(BMI)일지라도 동아시아인은 서양인보다 상대적으로 복부지방 및 체지방률이 높다. 또 BMI 기반의 비만 진단 기준은 동아시아인이 서양인보다 낮다. 

그동안 임상연구는 서양인이 주로 포함됐기에, 서양인과 다른 동아시아인에서 위고비의 효과 및 안전성을 확인하는 연구가 필요했다.

이에 따라 시행된 STEP 6와 7 임상3상은 한국인을 포함해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위고비의 체중 감량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했다는 목표는 같다.

그러나 세부적 환자 모집 기준과 환자군 분류, 치료 기간, 목표점 등에는 차이가 있다.

STEP 6, 위고비 2.4mg군 68주째 체중 감량 효과 커
위고비군 복부 내장지방 면적도 유의하게 줄어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STEP 6 임상3상은 동아시아인의 신체 특징을 고려해 한국과 일본에서 비만 환자를 모집했다.

28곳 의료기관에서 △BMI가 27kg/㎡ 이상이면서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2개 이상 △BMI가 35kg/㎡ 이상이면서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1개 이상 등에 해당하는 비만 환자 401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위고비 2.4mg군(199명) 또는 1.7mg군(101명), 위약군(101명)에 무작위 배정돼 68주 동안 치료받았다. 

분석 결과, 등록 당시 대비 68주째 평균 체중 변화율은 위고비 2.4mg군 -13.2%, 1.7mg군 -9.6%, 위약군 -2.1%로 조사됐다. 위약군 대비 위고비군의 체중 변화율은 더 컸고,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모두 P<0.0001).

68주째 최소 5% 체중 감소 도달률은 위고비 2.4mg군 83%, 1.7mg군 72%, 위약군 21%였다. 위약군과 비교해 최소 5% 체중 감소에 도달할 가능성은 위고비군 2.4mg군 21.7배, 1.7mg군 11.1배 높았다(P<0.0001).

복부 내장지방 면적은 위고비 2.4mg군 40%, 1.7mg군 22.2%, 위약군 6.9% 감소했으며, 위고비군과 위약군 간 복부 내장지방 변화 차이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었다.

가장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위장관계 이상반응으로 대부분 경증~중등도였으며 발생률은 위고비 2.4mg군 59%, 1.7mg군 64%, 위약군 30%였다.

STEP 7, 44주째 평균 체중 위고비군 12.1%↓
최소 5% 체중 감소 도달률, 위고비군 85% vs 위약군 31%

STEP 6 임상3상은 위고비 2.4mg과 1.7mg을 비교해 동아시아인에게 효과적이고 안전한 용량이 2.4mg임을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에 따라 STEP 7 임상3상은 중국, 홍콩, 브라질, 한국에서 모집된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위고비 2.4mg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했다. 

2020년 12월 8일~2022년 8월 23일 23개 의료기관에서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이 없는 경우 △BMI가 30kg/㎡ 이상 △BMI 27kg/㎡ 이상이면서 체중 관련 동반질환 1개 이상 등에 해당하거나 당뇨병이 있는 경우 △BMI 27kg/㎡ 이상인 환자 375명이 연구에 등록됐다.

이들은 위고비 2.4mg군(위고비군, 249명)과 위약군(126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전체 참가자 중 중국인이 72%로 가장 많았고 한국인은 11%(40명)를 차지했다. 

▲위고비 STEP 6와 STEP 7 임상3상 연구 디자인 및 결과 비교. 메디칼업저버 정리.
▲위고비 STEP 6와 STEP 7 임상3상 연구 디자인 및 결과 비교. 메디칼업저버 정리.

1차 목표점으로 등록 당시 대비 44주째 평균 체중 변화율을 조사한 결과, 위고비군 -12.1%, 위약군 -3.6%로 확인됐다. 두 군 간 차이는 -8.5%p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P<0.0001).

44주째 최소 5% 체중 감소 도달률은 위고비군 85%, 위약군 31%로, 위고비군이 최소 5% 체중 감소에 도달할 가능성이 위약군보다 13.1배 의미 있게 높았다(P<0.0001).

가장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위장관계 이상반응으로, 위고비군 67%, 위약군 36%에게서 발생했다. 

당뇨병 전단계 위고비군, 82% 정상 혈당 회복

STEP 7에서 체중 감량에 더해 주목할 결과는 당뇨병 예방 효과다. 이번 연구에는 당뇨병 전단계 성인이 29% 모집됐다. 치료별 당뇨병 전단계 비율은 위고비군 28%, 위약군 30%였다.

분석 결과, 44주 치료 이후 당뇨병 전단계였던 위고비군의 82%가 정상 혈당을 회복했고 18%는 당뇨병 전단계를 유지했다. 즉 당뇨병으로 진행된 환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반면 44주 치료 이후 당뇨병 전단계였던 위약군의 26%가 정상 혈당으로 돌아왔고 68%가 당뇨병 전단계를 유지했으며 6%가 당뇨병으로 진행됐다.

연구에 참여한 아주대병원 김범택 교수(가정의학과)는 "위고비가 비만 치료뿐 아니라 당뇨병 예방에도 강력한 효과가 있음을 입증한 것으로, STEP 6에서는 확인하지 않은 결과"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위고비가 당뇨병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막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위고비는 혈압, 중성지방 등도 조절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위고비, 지난해 국내 허가받았지만 출시 일정 미정
"임상연구 국내 참가자, 위고비 다시 사용하길 원해"

위고비는 체중 감량 효과에 따라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만치료제로 허가받았다.

하지만 전 세계 물량 부족 등을 이유로 국내 출시 일정은 미정이다. 이로 인해 비만 환자를 치료하는 국내 의료진들의 답답함은 커지는 상황이다.

김 교수는 "위고비 임상연구에 참여해 치료제를 투약했다 중단한 환자들이 약을 다시 사용하고 싶어 한다"며 "위고비는 비만대사수술을 받지 않아도 비만 환자들이 원하는 만큼 확실히 체중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루빨리 국내에 출시돼 많은 비만 환자가 혜택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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