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이상지질혈증에 이어 당뇨도 3제 복합제 출시 임박
종근당, 듀비메트에스 품목허가 신청…대웅∙동아∙한독도 가세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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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고혈압∙이상지질혈증 영역에서 4제 복합제까지 개발되는 등 포트폴리오가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당뇨병 치료 영역에서도 3제 복합제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복합제가 트렌트로 자리잡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근 DPP4 억제제와 SGLT2 억제제 병용뿐만 아니라 메트포르민, 싸이아졸리딘다이온(TZD) 등을 결합하려는 제약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 달 TZD+DPP4+메트포르민 3제 당뇨병 복합제 듀비메트에스(성분명 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로베글리타존)를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며, 대웅제약, 동아에스티, LG화학, JW중외제약, 한독 등도 각기 다른 조합의 3제 복합제 개발에 나섰다.

 

당뇨도 2제 넘어 3제 복합제 개발 러쉬

당뇨병 치료 영역의 대표적인 복합제는 DPP4+메트포르민 조합이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해당 복합제는 2021년 3290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대세임을 입증했다.

그 외에도 메트포르민+SGLT2, 메트포르민+스타틴, 메트포르민+TZD, 최근에는 DPP4+SGLT2 복합제가 개발되며 당뇨 치료영역에서 2제 복합제 시장이 완전히 자리잡았다. 

여기에 종근당이 듀비메트에스를 품목허가 신청을 하며 3제 복합제 등장의 서막을 알렸다.

듀비메트에스는 로베글리타존과 시타글립틴, 메트포르민 등 3가지 당뇨병 치료성분을 섞은 3제 복합제다. 종근당의 TZD계열 자체 개발 신약 듀비에(로베글리타존)와 MSD와 협업해 판매하고 있는 자누비아(시타글립틴)과 메트포르민을 조합한 개량신약이다. 품목 허가가 난다면 국내 첫 당뇨병 3제 복합제로 등극할 수 있다.

듀비메트에스는 임상3상 연구를 통해 위약 대비 우월한 혈당 조절 효과를 보였다.

임상의 1차 목표점은 기저시점 대비 24주 후의 당화혈색소(A1C) 변화량이었다. 종근당은 메트포르민과 시타글립틴 100mg 병용요법으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듀비메트에스와 위약군의 혈당 조절 효과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기저시점 대비 24주 후 평균 당화혈색소 변화량은 듀비메트에스군에서 -1.00%(±0.09), 위약군에서 +0.02%(±0.09)을 기록하며 3제 복합제군에서 더 큰 감소치를 나타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 특성상 다양한 약제를 복용해 복약편의성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과 함께 포트폴리오 확장 목적도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대웅제약은 현재 자체 개발하는 SGLT2 억제제 이나보글리플로진에 제미글로, 메트포르민이 결합된 3제 복합제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동아에스티는 자체 개발 DPP-4 억제제인 슈가논(에보글립틴)에 포시가, 메트포르민이 결합된 3제 복합제의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제미글로와 제미메트(제미글로∙메트포르민)는 사용량 약가 연동제도를 통해 약가 5번이나 인하되는 등 매출이 지속적으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제미메트는 지난해 연 처방액 778억원을 기록하며 국산 신약의 강력함을 보여줬다.

한독도 자사 오리지널 품목인 테넬리아에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 메트포르민이 결합된 3제 복합제 관련 임상3상 착수를, JW중외제약은 자체 개발 당뇨병 신약 가드렛(아나글립틴)을 통해 3제 복합제 개발에 나섰다. 특히 JW중외제약은 올해 12월 가드렛과 메트포르민 조합의 가드메트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번 달 테넬리아를 시작으로 내년 초 포시가와 자디앙이 모두 특허가 풀리는 등 당뇨 시장 경쟁이 치열해져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오리지널 의약품을 갖고 있는 회사의 판단이라고 보여진다”며 “3제에 이어 4제 복합제 개발도 진행하고 있는 회사도 있어 당뇨 치료 영역에서는 복합제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뇨병 3제 복합제 안전성 ‘OK’

전문가들의 3제 복합제에 대한 의견도 긍정적인 평가다. 해당 약제들의 용량이 비교적 다양하지 않고, 오랫동안 처방해온 약제들라 안전성 측면의 이점, 복약순응도 개선 등 복합제의 다양한 장점이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정인경 홍보이사(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당뇨병 3제 복합제로 출시되는 약제들이 기존 유효성∙안전성 측면에서 검증됐기 때문에 진료 현장에서 사용되는 데 크게 어려운 점은 없다고 강조했다.

정 홍보이사는 “당뇨병 치료에서 DPP4, SGLT2, TZD, 메트포르민 등의 병용 처방은 현재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설포닐유레아제(SU)는 부작용으로 인해 용량을 줄이거나 늘리거나 조절이 필요하지만, DPP4, SGLT2, TZD의 경우 부작용도 적고 용량이 대부분 하나 혹은 두 개라 해당 제제로 3제 복합제가 개발되도 많이 쓰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설포닐유레아제는 저혈당 부작용으로 인해 용량을 조절해야 하는 이슈를 갖고 있지만 DPP4, SGLT2, TZD는 비교적 해당 부작용이 덜하고 용량이 대부분 하나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DPP4는 대부분 한 가지 용량이며, TZD 계열 듀비에는 0.5mg 한 가지 용량, 액토스(피오글리타존)는 두 가지 용량이다. SGLT2 억제제 포시가와 자디앙은 두 가지 용량, 메트포르민은 500mg, 800mg, 1000mg 등 용량이 다양하기 때문에 조합 차이는 발생할 수 있다.

정 홍보이사는 “컴플라이언스 측면, 저혈당 부작용만 일어나지 않고 용량 가감이 필요하지 않은 약제만 넣는다고 하면, 이미 해당 제제는 환자들이 많이 복용하고 있어 안전성 측면에서 크게 우려되지 않는다”며 “환자의 신장기능에 따라 용량 조절이 필요한 것이 아니면 크게 환자군도 나눠서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한 알에 세 가지 성분이 모두 들어갔을 때 치료제가 커지면 목넘김이 불편해 복합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복약순응도 개선이 어려워질 수 있다. 상용화 단계에서 개발사들이 잘 고려해야 할 문제”라며 “3가지 약을 따로 먹을 때와 한 알로 먹을 때 유효성과 안전성이 동등하다면 진료 현장에서도 많이 사용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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