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동맥경화학회 질환 인식 및 정책 개선 강조
“국가건강검진 시 이상지질혈증 검사 시작 연령∙주기 앞당겨야”

대한지질동맥경화학회는 지난 16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며 학회의 추진 사항들을 소개하고 업데이트 된 진료지침, 정책 제언 등을 공유했다.
대한지질동맥경화학회는 지난 16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며 학회의 추진 사항들을 소개하고 업데이트 된 진료지침, 정책 제언 등을 공유했다.

[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국내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수년간 지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의 질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미비하고 관련 정책은 부재한 실정이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며 이상지질혈증의 질환 인지도의 제고 필요성과 2022년 업데이트 된 진료지침, 정책 제언 등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학회 측은 국민들이 주요 심혈관계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이상지질혈증 관련 수치들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며, 수치 관리에 대한 중요성 인지, 제도 개선 등이 이뤄져 본인에 맞는 올바른 치료와 관리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개인 심각성 인지 부재…건강검진서 주요하게 다루지 않아

현재 20세 이상 성인의 48.1%는 L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이 높은 비율로 나타나고 있어 주의를 요하고 있다. 

특히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240 이상인 비율은 2007년 보다 2020년에 2배 이상 증가했다. 성인 4명 중 1명이 고콜레스테롤 혈증을 갖고있다.

콜레스테롤을 조절하지 않고 방치하면 혈관 벽에 쌓여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심뇌혈관 질환을 유발한다. 

하지만 지질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지율는 낮은 편이다. 고콜레스테롤 혈증이 있는 성인에서 본인이 이 병이 있다라고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60%를 약간 넘었고 절반가량에서만 약물 치료를 받고 있었다. 

증상 발현이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점도 인지도에 영향을 미쳤다. 

당뇨나 고혈압 등은 인지도와 심각성이 매우 높아 약을 복용하는데 주저함이 없지만, 이상지질혈증은 중간에 약을 끊는 등 이탈자의 발생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LDL-콜레스테롤 기준을 100 이상으로 보면 당뇨병 환자 90%에서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됨이 확인되며, 고혈압 환자 10명 중 7명도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고 있어 지질 수치 관리는 중요하다.

만성질환 관련 정책도 인지도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국가건강검진에서는 이상지질혈증의 검사 시작 연령과 주기가 타 질환보다 현저하게 늦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시행했던 2차 국가건강검진 종합계획을 살펴보면 기존 2년마다 진행하던 이상지질혈증 검진 주기는 남성 24세, 여성 40세 이상부터 4년에 한 번 진행하는 것으로 조정됐다.

국가건강검진이 중요한 이유는 조기 진단을 통해서 심각한 심뇌혈관 질환을 잘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것인가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뿐 아니라 정책에도 이상지질혈증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학회 최성희 대외협력이사는 이상지질혈증 관련 국가건강검진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학회 최성희 대외협력이사는 이상지질혈증 관련 국가건강검진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학회 최성희 대외협력이사(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는 “검진 연령과 주기가 교정된 이유는 20대 환자에서 이상지질혈증을 발견해도 당장 심혈관 질환과 연관된 건 아니겠냐라는 생각으로 보여진다”며 “이는 인과관계를 고려하지 못하고 검진 주기에 대해 잘 생각하지 못하고 만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회 차원에서 문제점이 있다라는 걸 여러 간담회를 통해서 제언한 바가 있어 2021년 2025년에 걸쳐 진행되는 3차 국가검진 종합계획에서는 이상지질혈증의 검사 시작 연령이나 주기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겠다라는 정부 입장이 나온 바 있다”며 “다만, 타당성 검토가 언제 진행되고 그 내용이 언제 반영될지 주목을 해야할 것이다. 이상지질혈증 검진 주기가 4년에서 다시 2년으로 돌아가야 심뇌혈관 질환 예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상지질혈증은 검진 후 결과 통보에 있어서도 일반 질환으로 분리돼 지질 수치에 대해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 점도 문제점으로 부각된다.

이상지질혈증은 경계 질환들인 고혈압, 당뇨병과 달리 일반 질환으로 분류 돼 있기 때문에 환자들이 봤을 때는 콜레스테롤은 높지만 큰 병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의료기관 방문을 통해 확실하게 재진단을 받으라는 지침 안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관심도 하락의 주된 요인이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의심 판정을 받은 환자는 확진 검사를 할 때 본인 부담금이 무료지만 이상지질혈증은 해당되지 않고 있다.  

학회 측은 검진 주기 확대 필요성 및 건강검진 결과 통보 시 고혈압, 당뇨, 이상지혈증은 적어도 경계 질환과 위험 질환으로 같이 통보해 지질 수치가 안정되지 못한 환자에게 추가 검사에 대한 알림, 비용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대외협력이사는 "고혈압∙이상지질혈증 혹은 이상지질혈증∙당뇨병을 묶어 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모델이 제시돼야 한다”며 “이 같은 부분이 적극적으로 개선이 됐을 때 궁극적으로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감소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로 무증상으로 여겨지는 이상지질혈증은 나중에 관리해도 되겠지라는 인식이 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동반질환과 연계해서 인식을 개선하는 캠페인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5일~17일 진행된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아시아태평양 지질동맥경화 및 혈관질환학회(APSAVD)가 공동 주최하는 IcoLA 2022 with APSAVD는 지난 2년 동안 대면 학회를 하지 못하다가 올해 전면 오프라인 학술행사로 개최됐다.

특히 이번 학술행사에서는 800명가량의 석학들이 참석했으며, 미국, 일본, 대만, 캐나다 등 100여명의 국내외 연자들이 초청돼 열띤 토론을 펼쳤다. 

최동훈 이사장(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은 “지난 2021년은 한국지질학회와 대한동맥경화학회가 통합해 한국지질동맥경학회가 출범한 지 20년이 되는 기념비적인 해였다”며 “통합 출범 후 지난 20년간 국내외 일반 학술단체와의 협력 전문가 및 일반인 대상 교육 사업 강화 등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추진해 오고 있어 앞으로 학회 행보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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