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첫 수가협상 보험료 인상 부담 기류 공급자들 고심 깊어
4일 공단 이사장 및 공급자 대표 상견례…1차 협상 11일부터 시작
SGR 모형 중 MEI와 UAF 개선 적용에 따른 공급자들 엇갈린 반응

국민건강보험공단과 6개 의약단체장들은 2023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위한 협상에 앞서 상견례를 진행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6개 의약단체장들은 2023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위한 협상에 앞서 상견례를 진행했다.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2022년 수가협상의 막이 올랐지만, 공급자 단체들은 벌써부터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수가인상에 대한 기대마저 사치스러울 수 있다는 우려감이 공급자 단체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

국민건강보험공단 강도태 이사장과 6개 공급자 단체 대표는 4일 2023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 협상을 위한 상견례 자리를 가졌다.
 

공단, 보장성 강화와 재정운영 큰 틀에서 균형 강조

상견례 이후 1차 협상은 오는 11일 대한약사회를 시작으로 12일 대한한의사협회와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가 협상을 진행한다. 13일에는 조산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가 협상자리에 앉는다.

현재 건보공단과 6개 의약단체들은 협상단을 구성하고 각자 수가협상에 필요한 근거자료를 준비 중이다.

건보공단 협상단은 이상일 급여상임이사를 단장으로, 김남훈 급여보장실장, 박종훈 빅데이터운영실장, 김은영 수가계약부장이 참여한다.

 의협은 지난해와 같이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을 단장으로, 좌훈정 대한일반과의사회장, 강창원 대한내과의사회 보험부회장, 조정호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로 구성됐다.

병협은 송재찬 상근부회장을 단장으로, 유인상 보험위원장(뉴고려병원장), 이영구 강남성심병원장, 송영구 강남세브란스병원장이 참여한다.

치협은 마경화 보험부회장을 단장으로, 김성훈 보험이사, 김수진 보험이사, 노형길 서울치과의사회 총무이사로 구성됐다.

한의협은 이진호 부회장을 단장으로, 이승언 보험·국제이사, 김민규 보험·의무이사, 한창연 보험이사가 협상에 임한다.

약사회는 박영달 부회장이 단장을 맡고, 이영민 대외협력본부장, 이광희 보험이사, 이용화 보험이사로 구성됐다.

강도태 공단 이사장은 "작년 수가계약을 마친 후 가입자와 공급자, 전문가가 참여하는 제도발전협의체를 중심으로 수가제도개선을 논의한 결과 단기적으로는 최근 보건의료환경을 반영한 SGR모형을 개선해 환산지수를 산출해 2023년도 협상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진료비 관리 측면에서 환산지수, 상대가치점수, 종별가산을 연계한 개편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보장성 강화와 안정적인 재정 운영이라는 큰 틀에서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공급자들 코로나19 관련 진료비 증가 제외 필요 요구

하지만, 공급자 단체들은 이번 수가협상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여전하고, 윤석열 정부 첫해인 상황에서 보험료 인상에 대한 부담이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김동석 의협 수가협상 단장은 "이번 수가협상 역시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정부가 코로나19로 힘든 국민들에게 보험료 인상을 설득할 수 없을 것 같고, 가입자 단체에서도 경제 상황이 어렵다고 공급자 단체의 수가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김 단장은 "국민들도 힘들지만 공급자들도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이었다"며 "정부는 코로나19에 헌신한 공급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를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병원계 관계자 역시 쉽지 않은 수가협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병원계에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제공한 것을 재정당국과 가입자들이 수가 인상 반대 요인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병원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손실보상은 코로나19로 인해 중증 코로나19환자 치료를 위한 병상을 비워둔 것에 대한 정부 재정의 지원차원"이라며 "손실보상을 수가협상 근거로 다뤄지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이어, "진료비 증가 역시 일정부분 코로나19 치료 진료비가 반영돼 있다"며 "수가협상에서는 코로나19 관련된 부분은 제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SGR 모형 일부 개선에 수가인상율 기대와 회의론 엇갈려

한편, 이번 수가협상부터는 그동안 공급자단체들이 지적했던 SGR(Sustainable Growth Rate, 지속가능한 진료비 증가율)모형 중 의료물가지수(MEI)와 진료비 차이 보정계수(UAF) 등이 개선돼 적용된다.

의료물가지수 산출식의 비중가중치를 현실에 근접하도록 의료물가 상승률을 보정할 수 있도록 최신화 된다.

인건비, 관리비, 재료비 등 의료물가 구성 항목 산정을 위해 2017년 3차 상대가치개편 회계조사 자료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또, 진료비 차이 보정계수 조정을 위한 진료비 누적 기간을 기존 14년에서 최근 10년으로 단축해 최근 의료환경을 반영할 수 있도록 적용한다.

이 같은 SGR 모형 일부 항목 개선 적용에 대해 공급자 단체들 사이에서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의료물가 및 진료비 누적 기간 최신화가 의료현실을 어느정도 반영할 수 있어 수가 인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다른 일각에서는 SGR 모형 자체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2개 항목에 개선된다고 해서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SGR 모형을 그대로 둔 채 일부 항목만 개선한다고 해서 수가 인상률이 대폭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재부 등 재정당국과 가입자 단체들의 재정운영위원회가 수가인상폭(밴딩)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이 변화되지 않는 한 큰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수가협상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며 "상대가치 개편과 수가인상 연계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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