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MRI 설치기준 개선 취지 공감하지만 의료전달체계 개편 역행
미래 비뇨의학 위해 축소된 전공의 정원 확대 위한 연구 필요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는 20일 더케이호텔에서 2022년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는 20일 더케이호텔에서 2022년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정부가 CT·MRI 등 특수의료장비 설치기준 개선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비뇨의학과의사회가 특수의료장비 공동활용병상 폐지를 반대하고 나섰다.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는 20일 더케이호텔에서 2022년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조규선 의사회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부의 특수의료장비 설치기준 개선 재검토와 미래 비뇨의학을 위한 축소된 전공의 정원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민승기 보험부회장은 정부가 CT·MRI 등 특수의료장비 설치기준을 개선하려고 하고 있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개선안에 따르면 병상기준은 완화되지만, 공동활용병상제는 폐지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제23차 보건의료발전협의체에서 특수의료장비 설치를 위한 병상 및 인력 기준 개선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현행 특수의료장비 설치 기준은 2003년 특수의료장비 무분별한 설치로 인한 불필요한 영상검사 수요 통제와 영상검사 품질관리를 제정됐다.

관련 고시는 CT, MRI를 설치 운영하기 위해서는 인력기준으로 전속 또는 비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 1인 이상이 있어야 하며, 시설기준으로는 자체보유 병상 200병상 이상 또는 같은 수의 공동활용병상이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정부의 개정안에는 200병상 기준을 100병상으로 완화하면서, 공동활용병상제도를 폐지하는 것이다.

이에, 민 부회장은 "자체병상이 없는 1차의료기관은 원칙적으로 CT, MRI 신규 설치가 불가능해진다"며 "정부의 정책 기조는 규제 철폐로 가고 있지만 특수의료장비 설치기준은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뇨의학과 개원가의 다빈도 질환인 요로결석은 진단할 때 영상검사는 필수적"이라며 "50세 이상 장연층 요로결석은 CT로 1차진료를 하도록 진료지침이 변경됐다"고 했다.

민승기 부회장은 "정부가 특수의료장비를 활용하는 검사 오남용을 막기 위해 기준을 변경하는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형평성에 맞지 않은 개선안"이라고 꼬집었다.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요로결석 및 혈뇨 등을 진료할 수 없게 되면 환자들은 상급종합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어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향에도 역행한다는 것이 비뇨의학과의사회의 주장이다.

민 부회장은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 환자 쏠림현상을 개선하겠다고 주장하면서 특수의료장비 특수의료장비 공동활용병상제를 폐지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정부안이 확정되기 전에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비뇨의학과의사회는 대한의사협회, 대한개원의협의회 등 상위 단체들과 함께 정부의 공동활용병상제 폐지 움직임에 대한 공동 대응할 방침이다.

조규선 회장.
조규선 회장.

한편, 비뇨의학과의사회는 최근까지 26개 진료과 중 최악의 기피과로 전공의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전공의 충원이 상승하면서 기피과의 분위기가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전립선 질환을 비롯한 비뇨기 질환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변화로 비뇨의학과의 중요성이 커져 비뇨의학과 의사들의 자부심도 올라가고 있다.

그 결과, 비뇨의학과의사회는 비뇨의학과 의사들의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해 춘계학술대회장 곳곳에 Pride of Urologist 슬로건을 만들어 비치했다.

조정호 보험부회장은 "최근 전공의 지원율이 과거에 비해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미 과거 비뇨의학과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전공의 정원을 거의 50% 이하 수준으로 줄인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부회장은 "모수가 줄어든 상태에서 전공의 지원율이 과거보다 좋아졌다고 하는 것을 상황을 왜곡시킬 수 있다"며 "전공의 지원율을 보면 대부분 서울과 경기에 집중돼 있으며, 지방은 여전히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조 부회장은 "학회차원에서 비뇨의학과 전공의 정원을 다시 확대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준비하고 있다"며 "고령화 사회에서 비뇨의학과 의사들의 필요도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규선 회장을 비롯한 14대 집행부는 비뇨의학과의사회 미래 청사진을 그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뇨의학과 의사들이 비뇨기 질환을 진료하면서 사회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자긍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암울한 시기를 넘어 비뇨의학과 의사들의 미래에 기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조규선 회장은 "증가하는 고령 환자의 건강과 삶의 질을 보존하고 증진시키기 위해 비뇨의학과 의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기 어려운 노인 환자들을 위한 개원가의 역할이 중요해 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어, "비뇨의학과 의사 본연의 진료 영역을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비뇨의하과의사들이 자부심을 갖고 진료할 수 있도록 집행부부터 솔선수범해 회원 교육 등 다양한 방면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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