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RNA 컨소시엄 본격 출범에 업계 환영
한미약품·에스티팜·GC녹십자 등 주축 이뤄
산업계와 정부 역량 한 곳에 집중…'드림팀'

이미지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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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자체적인 mRNA 기술 확보 및 생산시설 구축 등이 향후 백신수급 안정화를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는 것을 인지한 정부와 산업계가 'K-mRNA 컨소시엄'을 통해 국산 코로나19(COVID-19) 백신 탄생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동안은 각기 다른 역량과 이해관계 탓에 제약·바이오사들이 개별적으로 mRNA 기술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면, 이번 컨소시엄을 계기로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컨소시엄 참여 업체들이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이라는 공통목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정부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상황.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기업들이 백신주권을 지키고 세계 백신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첫 발을 뗐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했다.
 

2단계에 걸쳐 mRNA 백신 개발·생산 가시화
한미·에스티팜·녹십자, 7000억원 이상 투자

보건복지부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29일 한미약품, 에스티팜, GC녹십자 등이 추죽이 되고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이 지원하는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기술 컨소시엄'을 결성했다.

컨소시엄은 원료와 백신 제조, 신약개발 등 각 분야에 강점을 지닌 기업들이 하나의 팀을 이뤄 mRNA 코로나19 백신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춰 백신 자급화와 글로벌 수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구성됐다.

백신 개발 플랫폼 기반기술과 LNP(지질나노입자) 생산 등 원천기술 및 원료 대량 생산 부문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한미약품, 에스티팜, GC녹십자 등의 역량을 한데 모아 2년 이내에 자체적인 백신 개발 및 생산을 현실화할 계획이다. 

mRNA 백신 개발을 포함해 원료부터 완제생산까지 전주기적 자력 개발에 나서는 한편 c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생산시설 확충으로 글로벌 수준의 생산 역량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한미약품, 에스티팜, GC녹십자가 중심이 되지만 제약바이오협회와 56개 제약·바이오사들의 공동 출자로 지난해 출범한 KIMCo가 이들을 지원하기 때문에 사실상 제약업계 전체가 참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KIMCo는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과 소통하고 사업 전반을 조율하면서 정부·국회 등 대내외적인 지원을 원활하게 뒷받침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기술 컨소시엄 출범식'에서 주요참석자들이 협약서 서명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부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 KIMCo 허경화 대표, 한미약품 권세창 사장, 에스티팜 김경진 사장, GC녹십자 허은철 사장, 보건복지부 권덕철 장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엄보영 본부장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기술 컨소시엄 출범식'에서 주요참석자들이 협약서 서명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부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 KIMCo 허경화 대표, 한미약품 권세창 사장, 에스티팜 김경진 사장, GC녹십자 허은철 사장, 보건복지부 권덕철 장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엄보영 본부장

컨소시엄은 총 2단계에 걸쳐 mRNA 백신 개발 및 생산을 가시화할 방침이다. 

우선, 오는 2022년까지 국산 mRNA 백신기술을 확보해 전 국민이 1인당 2회 접종 가능한 1억 도즈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한다. 

비임상 단계의 후보물질을 임상단계로 진입시켜 국내 백신 개발을 가속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어 2023년까지 mRNA 플랫폼 기반 백신 대량 생산 체계를 확립한 후 10억 도즈 이상을 생산해 국내는 물론 해외 수출을 추진하고, 해당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5년까지 mRNA 항암백신 및 차세대 혁신신약을 개발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
 
이에 한미약품, 에스티팜, GC녹십자는 임상과 핵심원료, 대량생산설비 구축 등에 7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향후 이들 기업 외에도 mRNA 기술과 원부자재 개발·생산 관련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및 대학 연계 산학연구소 등으로 K-mRNA 컨소시엄 참여 범위는 확대된다.
 

커지는 mRNA 백신 시장 규모…2027년 144조원 예측
정부 지원 가장 중요…복지부, 개발·생산 적극 지원 약속

미국 모더나가 개발한 'mRNA-1273'과 미국 화이자가 개발한 'BNT162b2'는 코로나19 예방 mRNA백신이자 최초로 상용화된 mRNA 관련 의약품이지만, 기존에 관련 시장이 형성된 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RNA 백신 시장 규모는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mRNA 백신 세계 시장 동향(mRNA Vaccines-Global Market Trajectory & Analytics)에 따르면, mRNA 백신 시장 규모는 2021년 640억달러(한화 약 72조 원)로 예측되며 연평균 11.9% 성장해 2027년 1270억달러(14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2021년 시장 예측 규모를 기반으로 국내 기업이 10~20%를 점유할 경우, 약 64억~128억달러(7조~14조원)정도 매출규모를 달성 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앞서 모더나와 화이자는 매출 성장에서 mRNA 백신 덕을 톡톡히 봤다.

모더나는 지난해 매출액이 8억달러에 그쳤으나, 올해 1분기에만 19억 3700만달러(한화 약 2조 2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800만 달러 대비 250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모더나는 올해 백신 매출 전망을 192억달러(21조 8000억원)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도 지난해 4분기 코로나19 백신으로만 매출액 1억 5400만달러(1748억 원)를 달성했고, 올해는 약 260억달러(29조 50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mRNA 기술은 빠른 개발속도와 높은 유효성을 갖추고 있어 바이러스 벡터 등의 전통적인 제조법보다 장점이 많고 시장성도 긍정적이지만, 국내 mRNA 관련 연구는 걸음마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백신업계 관계자는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해서라도 mRNA 백신 개발과 연구 노하우 습득은 중요한 이슈지만, 국내 mRNA 관련 연구개발은 아직 미숙하다"며 "정부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즉, 최대한 단기간에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려면 산업계뿐만 아니라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인데 다행인 것은 복지부의 의지가 강하다는 점이다.

이날 복지부 권덕철 장관은 "백신기업 협의체가 출범한 이후 그 첫 번째 단계로 K-mRNA 컨소시엄이 구성돼 매우 뜻깊다"며 "정부도 백신 개발과 생산을 가속화 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해 적극 지원하고 대한민국이 글로벌 백신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컨소시엄 참여 업체 면면 살펴보니…각자 특·장점 뚜렷

컨소시엄 참여 업체들과 기관이 각자 지닌 특·장점은 국산 백신 개발의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먼저 에스티팜은 세계적 신약 API CDMO 전문기업이자 세계 2위 올리고 뉴클레오타이드   원료생산 기업이다.

미국식품의약품(FDA), 유럽의약품청(EMA) 등 규제기관 및 다양한 글로벌 제약사 실사를 통과해 글로벌 기준의 생산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GSK의 지도부딘, 길리어드의 소발디 등 HIV, HBV, HCV 항바이러스 치료제 API의 cGMP 상업화 생산 경험과 노하우를 확보한 게 장점이다.

현재 글로벌 임상 프로젝트 2건을 비롯해 총 8건의 'first-in-class'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특히, 특허가 해결된 mRNA 코로나 백신 후보물질 3종을 확보, 올해 12월 중에 임상1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K-mRNA 컨소시엄 참여 기업과 기관
K-mRNA 컨소시엄 참여 기업과 기관

mRNA 백신 개발 및 생산을 위한 자체 핵심 플랫폼인 'capping reagent(SMARTCAP)'와 지질나노입자 'SMARTLNP' 등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mRNA 백신의 주요원료인 캡유사체 및 LNP 주요 2종의 지질(cationic, PEG-lipid)을 연간 5억 도즈 생산 가능하다.

에스티팜은 반월에 mRNA 전용 GMP공장 설비 구축을 진행 중이며, 11월까지 현재 생산 가능량 약 500만 도즈를 1000만 도즈까지 시설 확충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연구개발에 매년 매출의 약 20%, 최근 10년간 1조원 이상을 투자한 R&D 중심 제약기업이다. 

mRNA 백신의 핵심원료 3종(Cationic lipid, PEG-lipid, Hanmi Cap)을 연간 1억 도즈까지 생산 가능하며, 한미정밀화학의 경우 FDA와 EDQM 등에서 cGMP 인증을 받아 세계 정상급 원료 의약품 생산 능력 및 기술을 갖고 있다.

MSD, 제넨텍, 스펙트럼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파트너십을 구축·상용화한 경험이 mRNA 백신 및 차세대 mRNA 의약품 연구개발과 글로벌 진출에 있어서 한미약품의 가장 큰 무기다.

전통의 백신명가인 GC녹십자는 완제 4억 도즈 생산규모의 백신 cGMP 생산 공장을 가동 중이며, 6억 도즈 추가 생산 공간을 확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 mRNA 백신이 개발된다면 신속하게 상용화가 가능한 최고의 역량을 보유했다는 의미다.

GC녹십자는 원료 제조 후 충전·포장(Fill & Finish) 등 완제공정을 구축하고 있으며, 국내 최대 규모의 웨어하우스·물류시스템(콜드체인 배송 차량 포함)을 보유해 상온 3억 6000만 도즈, 냉장 9000만 도즈의 백신 물량을 동시 보관할 수 있다.

최근에는 모더나의 mRNA 백신을 운반한 경험을 쌓았다.

순수 국내 기술로 백신을 개발·생산한 노하우와 B형 간염·신종플루·AI 조류 독감 개발 경험, 약독화 생백신·사백신·아백신 등 다양한 백신 생산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는 게 GC녹십자의 강점이다.

컨소시엄 참여 기업을 서포트 할 KIMCo는 감염병 백신·치료제 개발 등을 목표로 설립된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제약바이오협회 및 국내 56개 제약·바이오사 공동으로 출연했고 감염병 백신·치료제 공동투자·공동개발,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구축 등 민관협업을 추진해 왔다.

이번 컨소시엄에서는 △운영지원 및 관리 △정부와 민간의 투자유치 △정부 정책 지원 △수요기반 R&D △제조생산 △사업화 △분야별 전문 자문단 구축 △컨설팅 지원 등을 담당한다.

KIMCo의 정부지원 사업 운영 경험은 이미 풍부하다.

예산 100억원의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생산 장비 구축 지원사업을 진행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중소벤처기업부의 스마트 GMP 및 고도화 사업, 산업통상자원부 기술기반의약품(TBM) 글로벌 진출사업 등을 수행한 바 있다.

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또 다른 신종 감염병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체 백신 개발은 보건안보의 핵심이자 글로벌 백신 허브 구축의 필수 조건"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백신주권을 지키고 세계 백신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힘을 합쳐 백신 개발을 도모하는 만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믿는다"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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