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국내 제약사 상반기 매출, 전년 동기 대비 상승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성장한 곳 많아…일동제약, 적자전환
한미·대웅·중외·보령 등은 지난해 전체 매출 50% 이미 넘어

이미지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대다수 국내 제약사가 올해 상반기 코로나19(COVID-19) 4차 대유행 속에서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단,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로 전환된 일부 업체가 있어 수익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하반기에는 코로나19를 뚫고 외형 성장과 함께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 가운데 한미약품, 대웅제약, JW중외제약, 보령제약 등은 지난해 전체 매출을 이미 50% 이상 달성해 눈길을 끈다.

이 같은 결과는 최근 공개된 상장 제약사 10곳의 2021년 2분기 잠정 영업실적 공시를 통해 확인됐다.

우선, 분석 대상 10개 업체의 2021년 상반기 매출액 합계는 4조 3334억원으로, 2020년 동기간 4조 1192억원 대비 5.2% 증가했다. 이는 10곳의 지난해 총매출 8조 7514억원의 절반 수준이다(49.5%).

1년을 네 개의 분기로 나눠 하나의 분기당 25%씩 매출액 목표를 달성하면 제약사의 총 매출은 전년보다 감소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올해 2분기가 끝났을 때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50% 이상에 이미 도달한 상황이면, 3분기와 4분기에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을 경우 그해의 총매출은 최소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미다. 

이번 분석에서는 이를 편의상 '달성률' 또는 '도달률'로 칭했다.

공시 실적은 외부감사인의 검토를 받지 않은 자료(잠정치)로서, 향후 검토 결과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매출 늘었지만 영업이익 감소해 내실 못 챙겨 

GC녹십자·유한양행·종근당·한독 등 해당

분석 결과, 비록 잠정치지만 대다수 제약사가 전년 상반기에 비해 매출이 증가했다.

유일하게 감소한 일동제약도 그 비율이 0.5%로 매우 낮아, 실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정도로 줄었다고 보긴 힘든 수치다.

가장 큰 상승세를 보인 곳은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2분기 누적 매출액 4543억 3600만원에서 약 13.3% 증가한 5147억 4300만원을 기록했다.

그 뒤를 유한양행(9.3% 증가, 7119억원→7780억원)과 JW중외제약(8.2% 증가, 2640억원→2855억원), 종근당(5.2% 증가, 6059억원→6375억원) 등이 잇고 있다.

한미약품과 보령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등도 매출액이 소폭 상승했다.

한미약품은 3.4%(5316억원→5496억원), 보령제약 3.4%(2687억원→2777억원), 한국유나이티드제약 3.2%(1040억원→1072억원), 한독 1.5%(2350억원→2386억원), GC녹십자 0.3%(6678억원→6698억원) 순이다.

국내 상장 제약사 10곳의 2021년 상반기(2Q 누적) 영업실적 현황.
국내 상장 제약사 10곳의 2021년 상반기(2Q 누적) 영업실적 현황.

주목할 부분은 영업이익이다.

사실상 제약회사들의 상반기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데, 매출액 성장세와는 다소 다른 모습을 보여 눈에 띈다. 

즉, 매출액은 10곳 중 9곳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0곳 중 7곳이 감소했거나 적자전환된 것.

영업이익 감소 폭이 가장 큰 업체는 GC녹십자로, 무려 25.8%가량 줄었다(217억원→161억원). 이는 독감 백신 운임비, 광고선전비 등 일시적인 판매관리비 급증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어 유한양행과 종근당 순으로 각각 15.8%(484억원→408억원), 10.1%(623억원→560억원)씩 전년 상반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유한양행의 영업이익 하락은 지난해 2분기 얀센바이오테크로부터 수령한 3500만달러 규모의 마일스톤 기술료로 인한 일시적인 영업이익 급증에 따른 반사효과 때문이고, 종근당은 코로나19 치료제 및 바이오 신약 연구개발(R&D)에 집중적인 투자를 지속해 비용이 늘어난 게 원인이다.  

이 외에 한독,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보령제약이 각각 10.9%(153억원→136억원), 9.9%(187억원→168억원), 3.5%(231억원→222억원)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특히 조사 대상 제약사 중 혼자서만 상반기 매출액이 감소했던 일동제약의 영업이익은 적자로 바뀌었고, 반대로 매출액 증가율 상위권인 대웅제약(13.3%)과 JW중외제약(8.2%)은 흑자로 전환돼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대웅제약의 흑자 전환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매출이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를 기록하고, 전문의약품(ETC)이 2000억원대에 육박하는 최대 매출을 경신한 덕분이다.

아울러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신약 '펙수프라잔'의 미국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포함한 111억원의 기술료 수익도 반영됐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나보타는 미국과 유럽 허가에 이어 중국 진출도 가시권에 접어들었다"며 "펙수프라잔뿐만 아니라 당뇨병 신약, 폐섬유증 신약,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다양한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R&D 성과 창출로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전년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한 곳은 한미약품 뿐이다.

이와 관련 한미약품은 자체개발 제품의 안정적 처방 매출과 북경한미약품의 폭발적 성장이 호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처방 매출 1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제품을 12종 보유하는 등 2018년 이래 3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액 1위를 달성했다"며 "북경한미약품도 작년의 부진을 극복하고 올해 역대 상반기 최고 매출을 내면서 완전한 턴어라운드(Turn around)를 실현했다"라고 말했다.
 

대웅제약, 매출액 달성률 54.5%로 앞서가는 중

매출액 달성률로 보면 대웅제약이 54.5%로 분석 대상 10개 제약사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전년 매출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그 뒤를 JW중외제약(52.6%)과 보령제약(51.3%), 한미약품(51.1%)이 바짝 쫓고 있다.

이 외에도 대부분의 제약사가 전년 매출액의 50%에 근접한 상황이지만, GC녹십자만 예외다.

GC녹십자는 2021년 2분기 공시 기준 현재 지난해 총매출액 1조 5041억 1500만원의 44.5%인 6698억원 매출에 머물고 있다. 

다른 제약사의 매출액 달성률은 각각 △한독 48.0% △일동제약 48.9% △종근당 49.0% △유한양행 49.6% △한국유나이티드제약 49.7% 등이다.

이번 분석에서 사용한 회계 기준은 개별재무제표이지만, GC녹십자와 한미약품은 부득이하게 연결재무제표를 참고했다.      

연결재무제표는 지배·종속기업의 자산과 부채 변동 사항, 현금흐름 상태까지 모두 포함하기 때문에 해당 제약사만의 정확한 영업실적을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개별재무제표를 사용할 때 보다 일부 제약사의 매출액이 높게 책정되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집계된 금액(백만원) 및 비율(%)은 각각 십만원 단위, 소수점 아래 두 번째 자리에서 반올림해 향후 최종 공시되는 재무상태표 및 포괄손익계산서 등에 기재된 상세 수치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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