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니클린 성분 금연치료제에서 니트로사민류 불순물 가능성 제기
식약처, 의약품 생산·수입 실적 있는 모든 제약사에 보고서 제출 지시
업계, 혼란 막기 위해 예의주시…향후 정부 대처에 최대한 따라갈 것

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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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불러일으킨 의약품 불순물 검출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려고 하자 정부와 업계가 초긴장 상태다.

바레니클린 성분 의약품에서 니트로사민류 불순물 검출 가능성이 제기됐고, 캐나다에서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계열의 항고혈압제에 문제가 생겼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단지, 정부와 업계가 과거 대규모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파장을 반면교사 삼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관련 이슈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게 발사르탄과 라니티딘 등의 사태 때와 다른 점이다.
 

바레니클린 성분 금연치료제에서 발암 추정물질 검출

식약처, 사전 예방적 조치 차원 제조공정 검토 지시

최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바레니클린 성분 금연치료제에서 발암 추정물질인 니트로사민계열 불순물 검출 의심 사례가 발생했다는 해외 정보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입수했다.

이에 식약처는 바레니클린 제제 의약품을 생산하는 국내 제약사들에게 불순물 시험 자료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내는 등 후속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국내 제약사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바레니클린 성분 의약품은 화이자의 금연치료제 '챔픽스' 등이 있는데, 지난해 오리지널 특허 만료 이후 다수의 국내 제네릭이 허가돼 유통 중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외발 금연치료제 이슈와 관련해 니트로사민류 불순물 발생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사전 예방적 조치 차원에서 완제의약품 제조공정 등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캐나다에서 이베사르탄, 로사르탄, 발사르탄 등 3개 원료의약품에서 돌연변이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불순물 '아지도(Azido)'가 새롭게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 중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캐나다의 ARB계열 원료의약품에서 아지도가 발생한 것에 대해 라니티딘 사태 당시와 유사하게 제조업자 및 수입업자를 통해 자료를 제출받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제약사들, 니트로사민류 불순물 보고서 5월 31일 제출 완료

자료 검토 결과 불순물 가능성 있으면 시험검사 실시해야

한편, 식약처가 생산·수입 실적이 있는 품목을 보유한 제약사들에게 2019년에 요구한 모든 원료·완제의약품의 니트로사민계열 불순물 점검 보고서가 지난달 31일 대부분 제출 완료됐다.

식약처는 업계가 제출한 보고서를 토대로 불순물 발생 가능성이 높은 약물을 선제적으로 찾을 계획이다.

특히 바레니클린 성분 금연치료제와 캐나다발 아지도 불순물 이슈 탓에 검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보고서 양이 많아 종료 시점은 미지수라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제출된 보고서를 검토 중이지만 워낙 양이 방대하기 때문에 완료 시점은 미정"이라며 "업체들에게 추가적인 보완자료 요청을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보고서 검토 결과 니트로사민류 불순물 발생 가능성이 있는 의약품은 향후 시험검사를 실시해 그 내용을 다시 제출해야 한다"라며 "시험검사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 필요하면 상응하는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즉, 회수 및 폐기 등의 조치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 1일 회수 조치가 공지된 알리코제약의 '자딘정75mg'과 한국파마의 '니자티드정'도 이번 불순물 점검 보고서 제출건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단,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업체는 불순물 발생 가능성 여부와 상관없이 제조단위별로 NDMA 불순물 시험검사를 진행한 후 잠정관리기준 내에 있어야만 출하 승인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제약업계는 당장 과거 사태와 같은 심각한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라지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냉정한 견해를 견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연이은 불순물 검출 사태로 아무리 작은 소식에도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며 "식약처와 공조해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고 최악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다시 말해 해외 사례에 촉각을 세우고 정부 대처에 협조하려는 자세 등이 작지만 이전과 다른 적극적인 노력 중 하나라는 뜻이다. 

이어 "앞서 경험한 것처럼 불순물 사태는 업계를 넘어 사회적으로 대단히 큰 혼란과 불안을 야기한다"며 "작은 정보 하나라도 지속해서 인식·공유해야 만일의 경우를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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