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부터 심혈관질환 예방에 연구된 오메가3 처방약
REDUCE-IT 결과, 고순도 EPA '바세파' 오메가3 약효 입증
STRENGTH 결과, EPA+DHA 혼합 오메가3 '에파노바' 효과無
국내외 전문가들, 고용량 고순도 'EPA' 오메가3 약물만 효과 기대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스타틴의 보조요법으로 고순도 '에이코사펜타에노산(eicosapentaenoic acid, EPA)'만 오메가3 약물 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일치가 나타났다.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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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 REDUCE-IT 연구를 주도한 미국 하버드대 브리검여성병원 Deepak L. Bhatt 교수(심장내과)는 지난 23일 개최된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APCMS 2021)'에서 고용량 고순도 EPA 약물 효과를 강조했다. 

즉 도코사헥사엔산(docosahexaenoic acid, DHA)과 EPA를 혼합한 오메가3 약물은 아직 근거가 부족하지만 고순도 EPA 기반 오메가3 약물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가천대 길병원 한승환 교수(심장내과)와 한림의대 한림대성심병원 조상호 교수(순환기내과) 등 국내 심장대상증후군 전문가들도 지난 16~17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2021년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에서 Bhatt 교수와 유사한 의견을 내놓았다.

Bhatt 교수는 "결론은 고순도 EPA만 효과가 명확히 입증됐고 DHA와 EPA를 혼합한 오메가3 약물의 효과는 아직 확인하기 어렵다"며 "현재 EPA 관련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어 스타틴의 보조요법으로 심혈관 치료전략에 사용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미국 하버드대 브리검여성병원 Deepak L. Bhatt 교수(심장내과)는 지난 23일 개최된 '제4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APCMS 2021)'에서 REDUCE-IT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 출처: APCMS 2021 갈무리.
미국 하버드대 브리검여성병원 Deepak L. Bhatt 교수(심장내과)는 지난 23일 개최된 '제4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APCMS 2021)'에서 REDUCE-IT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 출처: APCMS 2021 갈무리.

오메가3 지방산 약물 기대에 쏟아진 연구 결과들은?

심혈관질환 예방에는 '스타틴'이 가장 효과적인 약물이다. 이는 IMPROVE-IT, FOURIER, ODYSSEY, CANTOS, THEMIS-PCI 등 여러 연구로 입증됐다. 

이에 더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는 높은 중성지방(triglycerides) 수치인데, 중성지방을 낮추는 잠재적 약물로는 '오메가3 지방산(omega-3 fatty acids)'이 관심을 끌었다. 

오메가3 지방산 제품으로는 '처방 없이' 구매할 수 있는 보충제 또는 처방을 받아야 하는 약품이 출시됐다.

오메가3 보충제는 특히 위장질환, 류마티스, 대사질환, 신장질환, 피부질환 및 폐 질환 등 다양하게 사용됐지만, 심혈관질환에도 사용 영역이 확대됐다. 특히 2011년 판매량이 약 27조 8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복용 되는 보충제 중 하나다. 

오메가3 제품의 성분은 크게 ▲에이코사펜타에노산(eicosapentaenoic acid, EPA)  ▲도코사헥사엔산(docosahexaenoic acid, DHA) ▲EPA+DHA 혼합 등 세 가지로 나뉜다. 

현재 대부분의 오메가3 제품은 DHA와 EPA를 혼합 함유한다.

EPA만 함유한 처방약으로는 유일하게 '아마린 파마(Amarin Pharma)'의 '바세파(성분명 아이코사펜트 에틸, IPE)'가 있다. 

바세파는 혁신적 고순도 EPA 약물로, 2019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심혈관질환 위험요인 2가지 있고 중성지방 높은(≥150mg/dL) 심혈관질환/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사건 재발 위험을 낮추는데 허가를 받았다. 

따라서 바세파는 미국에서 특정 환자군의 심근경색, 뇌졸중, 관상동맥 중재술, 비안정형 협십증 등 심혈관 재발을 예방하는데 처방된다.  

바세파는 앞서 2012년 이상지질혈증 환자(중성지방≥500mg/dL)의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는데 FDA 허가를 받았다.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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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바세파와 같은 오메가3 약물이 보건당국의 허가를 받기까지는 '첩첩산중'였다. 

1990년대 GISSI-P, VA-HIT 연구들부터 2000년대 FIELD, JELIS, AIM-HIGH, ACCORD-Lipid, HPS2-THRIVE 연구들까지 오메가3 약물을 여러 심혈관질환에 검토했지만 모순된 결과들을 보였다.

또한 몇몇 연구는 고용량 오메가3가 위약보다 증가한 출혈 및 심방세동 위험과 관련됐다고 시사했다. 

연구들은 이처럼 쏟아졌지만, 오메가3 효과에 대한 뚜렷한 해답이 없었다. 이에 2019년 국제학술지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REDUCE-IT 연구가 등장했다. 

아마린 파마가 후원하고 Bhatt 교수팀이 진행한 REDUCE-IT 연구는 스타틴 복용에도 불구하고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환자에 고순도 EPA군(1일 2회 2g=1일 4g) 처방은 위약보다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을 유의미하게 낮췄다고 밝혔다.

REDUCE-IT 연구는 8000명 이상을 포함한 대규모 다기관 무작위 이중맹검 대조군 연구로, 근거 수준이 높게 평가돼 심혈관질환 예방에 오메가3 약물의 기대가 높아졌다.

하지만 작년 11월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HA 2020)에서 발표된 STRENGTH, OMEMI, VITAL-Rhythm 등 세 가지 연구 결과들에 따라 기대감이 큰 타격을 받았다.

세 연구는 모두 심혈관질환 예방에 오메가3 약물·보충제의 제한적 효과 혹은 부정적 결과를 보여 결국 REDUCE-IT 연구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가 후원하고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A. Michael Lincoff 교수팀이 진행한 STRENGTH 연구가 관심을 끌었다.

STRENGTH는 약 1만 3000명을 포함한 대규모 다국가 무작위 대조군 연구로 EPA와 DHA를 함유한 아스트라제네카의 '에파노바(오메가-3CA)' 효과를 검토했다. 결과에 따르면, 에파노바는 위약보다 심장 이상사건 등 1차 목표점 위험을 낮추지 않았다. 

이에 여러 전문가는 오메가3 약효에 관한 해답을 밝히는 최종적 임상시험을 요구했다.

오메가3 약을 독립 평가한 세 전문가 의견은?

국내외 전문가들은 STRENGTH 연구에서 사용된 에파노바가 DHA+EPA 혼합 성분으로, REDUCE-IT 연구에서 사용된 고순도 EPA의 바세파 성분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가천대 길병원 한승환 교수(심장내과)는 지난 17일 온라인 개최된 2021년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에서 오메가3 약물에 대해 발표했다. 사진 출처: 학술대회 웨비나 갈무리.
가천대 길병원 한승환 교수(심장내과)는 지난 17일 온라인 개최된 2021년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에서 오메가3 약물에 대해 발표했다. 사진 출처: 학술대회 웨비나 갈무리.

한승환 교수는 "결과들을 종합 검토했을 때 DHA와 EPA를 혼합한 고용량 오메가3 지방산은 고위험 심혈관 환자의 심혈관 사건 위험을 줄이지 못했다"며 "어떤 경우에는 심방세동 위험까지 높이는 등 해로웠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반면 고용량 고순도 EPA는 특정 환자군의 예후를 개선했다"며 "다만, 추가 연구를 통해 심리적 요인으로 예후가 호전되는 '플라시보 현상(placebo effect)'의 가능성을 배제하고 심방세동·출혈 위험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상호 교수는 "심혈관질환 예방에 EPA 관련 무작위 대조군 연구 결과들은 전반적으로 모순적이었다"며 "결국 특정 EPA(IPE)를 고용량(서양에는 4g/d, 동양에는 1.8g/d)으로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등 고위험 환자에게만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림대성심병원 조상호 교수(순환기내과)는 지난 17일 온라인 개최된 2021년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에서 오메가3 약물에 대해 발표했다. 사진 출처: 학술대회 웨비나 갈무리.
한림대성심병원 조상호 교수(순환기내과)는 지난 17일 온라인 개최된 2021년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에서 오메가3 약물에 대해 발표했다. 사진 출처: 학술대회 웨비나 갈무리.

조 교수도 REDUCE-IT과 STRENGTH 연구의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환자 등록률의 격차(71% vs 56%)와 선택된 위약(미네랄오일 vs 옥수수유)이 달라 연구들을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고용량 고순도 EPA를 옥수수유 위약에 비교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OMTRYG(EPA+DHA) ▲로바자(EPA+DHA) ▲에파노바(EPA+DHA) ▲바세파(EPA) 등 오메가3 지방산 약물을 제외하고 중성지방을 억제하는 다양한 약물이 개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상호 교수는 중성지방 낮추는 약물들을 소개했다. 사진 출처: 학술대회 갈무리.
조상호 교수는 중성지방 낮추는 약물들을 소개했다. 사진 출처: 학술대회 갈무리.

조 교수는 "결국 심혈관질환 있거나 위험이 높은 환자는 적응증에 따라 스타틴, 항혈소판제, 항고혈압제, 항당뇨병제를 복용해야 한다"며 "당뇨병, 대사질환, 이상지질혈증과 비만도 있으면 심혈관 사건 예방을 위해 오메가3 지방산 약물을 추가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Bhatt 교수는 JELIS 연구부터 REDUCE-IT 연구 결과들을 강조하면서 "IPE는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을 대폭 감소했다"며 "이런 결과는 새로운 이상지질혈증 약물 시대를 연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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