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ASCVD 위험 감소를 위한 전문가 합의 의사결정 지침' 발표
환자군 네 가지로 세분화해 관리 알고리즘 제시
생활습관 중재·스타틴 등으로 조절 안 되면 '아이코사펜트 에틸' 고려할 수 있어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죽상경화 심혈관질환(ASCVD) 예방을 위해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고중성지방혈증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심장학회(ACC)는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의 ASCVD 위험 감소를 위한 전문가 합의 의사결정 지침'을 개발했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2018년 ACC·미국심장협회(AHA)가 콜레스테롤 가이드라인을 개정, ASCVD 위험을 낮추기 위한 고중성지방혈증 관리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기존 가이드라인과 달리 이번 지침은 중성지방 관리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의 ASCVD 예방을 위해 중성지방을 낮추는 관리전략으로 생활습관 중재, 스타틴을 포함한 약물치료 등에 대한 지침을 담았다. 

집필위원회 위원장인 미국 베일러의대 Salim S. Virani 교수는 "이번 지침은 2018년 발표한 콜레스테롤 가이드라인에서 고중성지방혈증 관리 권고안을 개정하는 것에서 나아가 구체화해 업데이트했다"고 설명했다.

이대서울병원 편욱범 교수(순환기내과)는 "HDL-콜레스테롤이 낮고 중성지방이 높은 성인은 HDL-콜레스테롤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중성지방을 낮춰야 한다"며 "운동과 금주 등 생활습관 중재로 중성지방을 낮출 수 있다. 이번 지침은 중성지방 관리를 위한 생활습관 중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편 교수는 이어 "임상에서 중성지방 관리를 간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지침은 중성지방 관리와 관련해 환자와 의료진 그리고 연구자에게 경종을 울린다. 앞으로 이 같은 지침이 계속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침은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지난달 2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중성지방 높이는 질환·생활습관 등 이차성 원인 평가

고중성지방혈증은 공복 혈중 중성지방 150mg/dL 이상 또는 비공복 혈중 중성지방 175mg/dL 이상이고 500mg/dL 미만인 경우로 정의한다. 중성지방이 500mg/dL 이상이면 중증 고중성지방혈증으로 분류한다.

이를 기준으로 지침에서는 고중성지방혈증 환자군의 특징에 따라 알고리즘을 △ASCVD 성인 △40세 이상으로 당뇨병을 동반했지만 ASCVD가 없는 성인 △20세 이상으로 당뇨병 또는 ASCVD가 없는 성인 △20세 이상의 중증 성인 등 네 가지로 세분화해 제시했다. 

알고리즘에서 공통으로 강조하는 것은 고중성지방혈증의 이차성 원인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이차성 원인에는 중성지방을 중등도 또는 중증 수준으로 높이는 질환과 식이요법 및 생활습관 관련 원인, 고중성지방혈증 유발 약물, 대사장애 등이 포함됐다. 

중성지방을 높이는 질환은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 만성 콩팥병, 가족성 부분 지방이영양증, 쿠싱증후군, 류마티스관절염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지침에서는 체내에서 지질을 분해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인 다인성 유미립자혈증증후군 평가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체중 감량으로 중성지방 최대 70% 감소 가능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의 첫 번째 관리전략은 2018년 콜레스테롤 가이드라인과 마찬가지로 생활습관 중재다. 체중 감량과 식이요법, 신체활동 등으로 중성지방을 낮출 수 있다고 권고했다. 

먼저 대다수 고중성지방혈증 환자는 체중 감량을 통해 중성지방이 10~20% 감소하며, 일부 환자는 최대 70%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어 금주 또는 알코올 섭취 제한 등 식이요법으로 중성지방이 7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등록 당시 중성지방 수치와 얼마나 엄격하게 식이요법을 진행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아울러 신체활동 및 운동으로 최대 30%의 중성지방 감소가 나타날 수 있으며, 활동 유형, 기간, 강도 등에 따라 조절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추가 약물로 오메가-3 성분 '아이코사펜트 에틸' 고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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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중성지방혈증 약물치료로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것은 스타틴이다. 지침에서는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스타틴 또는 최대 내약용량 스타틴 치료를 진행하도록 주문했다. 

스타틴은 일반적으로 LDL-콜레스테롤을 낮춘다고 알려졌지만,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환자에서 용량 의존적으로 중성지방을 10~30% 낮출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같은 중재에도 불구하고 중성지방 수치와 ASCVD 위험이 여전히 높다면, ASCVD 위험, LDL-콜레스테롤, 다른 요인 등에 따라 일부 환자에게 중성지방 관리를 위한 추가적인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지침에서 제시한 약물치료는 오메가-3 지방산 성분인 아이코사펜트 에틸(제품명 바세파)이다. 아이코사펜트 에틸은 2018년 발표된 REDUCE-IT을 통해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을 낮추는 혜택을 입증하며 주목받았다.

연구에는 4주 이상 스타틴 치료를 받았지만 중성지방이 150~499mg/dL로 조절되지 않는 환자가 모집됐다. 2차 예방 대상 환자가 70%를 차지했다. 최종 결과에 의하면, 고용량 아이코사펜트 에틸을 복용한 환자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이 25% 감소했다. 

이를 토대로 아이코사펜트 에틸은 2019년 FDA로부터 스타틴 치료에도 불구하고 중성지방 수치가 여전히 높은 환자들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약물로 첫 승인받았다.

그러나 모든 오메가-3 지방산 제제가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오메가-3 지방산 성분 EPA와 DHA를 혼합한 '에파노바'는 REDUCE-IT과 달리 심혈관계 혜택 입증에 실패했다. 

이와 함께 아이코사펜트 에틸의 이상반응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REDUCE-IT에서 아이코사펜트 에틸은 위약보다 심방세동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Virani 교수는 "아에코사펜트 에틸은 ASCVD 위험을 낮추는 적응증을 획득한 유일한 치료제"라면서도 "그러나 안전성 문제로 인해 이번 지침에서는 치료에 신중하게 접근했다. 중성지방을 낮추는 다른 중재법이 최적으로 이뤄진 후 고위험군에게 치료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편 교수는 "과거에는 오메가-3 지방산 제제 관련 근거가 약해 임상에서 많이 처방하지 않았다. 그러나 심혈관질환 2차 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단, 다른 위험인자가 없는 성인의 중성지방만 낮췄을 때도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컨센서스가 형성되지 않았다. 앞으로 근거가 더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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