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심장학회, 지난달 18일 JACC에 정책성명서 발표
심부전,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코로나19 위험도 따라 순위 제시
"저위험군이라서 접종 지연 안돼...고위험군은 서둘러야"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미국심장학회(ACC)는 최근 심혈관계 질환 위험도에 기반한 최적 코로나19(COVID-19) 백신 공급 계획을 제시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우리나라 질병관리청 등 전 세계의 보건당국은 지금까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방역규제를 시행했다.

효과적·안전한 코로나19 백신이 개발·생산되면서 각 보건당국은 코로나19 위험도에 따라 전체 인구를 분류해 우선순위에 해당되는 인구에 백신을 공급했다.

미국의 심혈관 전문가 집단인 ACC는 현재 코로나19 백신 공급에 구체적으로 분류되지 않은 심혈관질환 환자군을 주목했다.

ACC 위원회(Solution Set Oversight Committee)는 "코로나19 예후를 악화하는 요인은 다양해 CDC는 고령·동반질환 등 환자군을 분류해서 백신을 공급했다"며 "고혈압, 당뇨병, 비만, 흡연 등이 위험한 건강 문제로 지정됐지만, 특정 심혈관질환에 관한 위험도는 분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ACC는 코로나19 중증질환 진행 위험을 높이는 심혈관질환을 ▲고혈압 ▲당뇨병 ▲비만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관상동맥질환) ▲부정맥 ▲심부전 ▲심장이식 병력 ▲폐동맥 고혈압 ▲성인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꼽았다. 

미국심장학회(ACC) 심혈관질환에 따른 코로나19 백신 접종 스키마. 데이터 출처: ACC. 그래픽 김해인 기자.
미국심장학회(ACC) 심혈관질환에 따른 코로나19 백신 접종 스키마. 데이터 출처: ACC. 그래픽 김해인 기자.

구체적으로 통제되지 않은 고혈압,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 미세·대혈관 합병증 등이 있는 환자는 질환이 조절되는 환자보다 위험도가 높게 평가됐다. 

고도비만 또는 증상적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관상동맥질환·말초동맥질환)이 있는 환자도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았다. 중증 선천성 심장질환 성인 환자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됐다. 

부정맥 중에서는 통제되지 않은 심방세동·조동 및 ICD·항부정맥제 요법 병력 있는 심실빈맥·세동 등 악성 빈맥 환자도 예후 악화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심부전 환자 중 악화된 기능상태(NYHA등급 III/IV), 심부전으로 인한 최근·급하게 입원한 환자의 백신 접종 순위가 높아졌다. 심장이식을 받은 환자도 고위험군으로 설정됐다. 

폐동맥 고혈압에는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중등도~중증 폐동맥 고혈압 환자는 고위험군으로 고려됐고, 이 중 폐 이식도 받을 예정인 환자도 포함됐다.

위원회는 이런 심혈관계 임상적 위험을 전반적 위험인구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코로나19 백신 공급에는 특히 △코로나19 노출 위험 높은 인구(의료진 등) △고령자 △비심혈관 임상적 위험 △심혈관계 임상적 위험 △의료기관·서비스 접근 낮은 인구 △특정 인종·민족·사회경제적 계층 등 전반적 인구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백신 공급 스키마는 저위험 심혈관계 환자군이 백신 접종을 지연·피하는 것을 제안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심혈관계 요인 위험이 높은 사람이 백신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피력했다. 

이번 정책성명서는 지난달 18일 미국심장학회지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게재됐다. 

코로나19 백신 공급 '우선순위' 인구는?

전반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우선순위에는 바이러스 감염 시 사망 또는 중증질환 위험이 높은 인구가 고려된다. 

이에 의료진 등과 같은 바이러스 노출 위험이 높은 인구, 65세 이상 고령자, 기저·동반질환 환자가 일반적으로 포함된다. 또한 병원, 중환자실 즉 헬스케어 접근이 어려운 환자들과 인종·민족·사회경제적 계층에 따라 코로나19 예후가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CDC 데이터에 따르면 흑인, 히스패닉·라티노, 아메리카 원주민(Native American) 인구는 다른 인구들보다 코로나19 사망 위험이 3배가량 증가했다. 

아울러 복수의 다국가 연구에서 심혈관계 질환과 관련 위험요소도 코로나19에 의한 사망·이환율을 높였다. 특히 약 12만명의 코로나19 환자를 포함한 21개의 다국가 연구를 종합 검토한 대규모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나이·성별 등 변수를 조정해도 심혈관질환은 코로나19 중증질환의 독립 예측인자였다(RR 1.8, 95% CI 1.1~2.7). 또한 심혈관질환 환자는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인해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 위험이 더 높았고, 합병증 발생은 더 높은 사망 위험과 연관됐다. 

통제되지 않은 고혈압, 코로나19 이상반응 높일 수도

심혈관계 질환 중 고혈압은 코로나19 예후 악화와 연관됐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진행된 최초 코로나19 연구들에서 고혈압은 코로나19 환자의 흔한 심혈관계 동반질환으로 보고됐으며 이는 곧 전 세계적으로 확인됐다. 또한 1500명가량을 포함한 대규모 중국 메타분석에서 중환자실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는 고혈압 기저질환 있을 가능성이 2배 높았다(28.8% vs 14.1%, RR 2.03, 95% CI, 1.54~2.68). 

중국 대규모 단일기관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나이·성별·기타 심혈관질환 등 위험요소를 조정해도 고혈압 환자는 고혈압이 없는 환자보다 코로나19 사망 위험이 2.12배 더 높았다. 특히 치료하지 않은 고혈압은 조절되는 고혈압보다 사망 위험이 높았다(7.9% vs 3.2%, aHR 2.17, 95% CI 1.03~4.57). 

미국 내 38주(states)의 코로나19 환자 약 12만명을 포함한 규모 코호트 연구 결과에서도 확진자 약 절반(46.7%)은 고혈압 환자였다. 뉴욕주 내 코로나19 중증환자 257명 코호트를 검토했을 때도 63%는 고혈압을 동반했다.

이에 ACC는 "연구 대부분은 중국에서 진행됐지만, 코로나19 예후 악화와 연관성은 미국을 포함해 다른 지역에서도 확인됐다"며 "특히 조절되지 않은 고혈압, 고령 및 추가 동반질환 있으면 코로나19 이상반응 위험이 높았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당뇨병 중증도, 코로나19 예후와 연관

당뇨병은 코로나19 환자 중 만연한 심혈관계 위험 요소로 확인됐다.

미국 헬스케어 데이터를 통해 약 3만 1500명을 포함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 중 15%는 당뇨병이 있었다. 아울러 당뇨병은 기저질환 중 폐 질환 병력(pre-existing pulmonary disease, 17.5%)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흔했다.

국가마다 당뇨병 유병률은 다르지만, 다양한 국가에서 당뇨병이 코로나19 환자의 흔한 기저질환으로 관찰됐다. 

코로나19 환자 약 18만명을 포함한 대규모 국제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당뇨병은 코로나19 사망 위험을 2.5배 높이는 연관성이 있었다(OR 2.50, 95% CI 1.74~3.59). 또한 중국 대규모 메타분석에 따르면 중환자실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는 중환자실에 입원하지 않은 코로나19 환자보다 당뇨병 유병률이 높았다(11.7% vs 4.0%). 

영국 대규모 인구 기반 연구에서도 나이·성별·동반질환 등 변수들을 조정해도 제1형 당뇨병(OR 3.51, 95% CI 3.16~3.90), 제2형 당뇨병(OR 2.03, 95% CI 1.97~2.09)을 동반한 코로나19 환자들은 상승한 입원 사망률과 연관됐다.

당뇨병의 중증도는 또한 코로나19 예후와 연관됐다. 당뇨병 환자 1만 6000명 이상을 포함한 인구 기반 영국 연구 결과에 따르면, HbA1c 수준이 10% 이상인 환자는 HbA1C 수준이 6.5~7.0%에 속한 코로나19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2.23배 높았다(HR 2.23, 95% CI 1.50~3.30). 

ACC 위원회는 "인슐린 저항성, 낮은 혈당 조절률, 당뇨병에 의한 미세혈관·대혈관 합병증이 있는 환자는 코로나19 이상사건(adverse events) 고위험군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밝혔다. 

체중 증가할수록 코로나19 예후 악화 위험↑

과체중부터 고도비만 등 체중 증가에 따른 코로나19 예후 악화도 관찰됐다.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1만 1721명을 검토 결과, 16%는 체질량지수(BMI)가 30kg/m² 이상인 '비만'이었다. 

또한 뉴욕 코호트 연구들에 따르면 코로나19 입원환자 30% 이상은 비만, 뉴욕주 중환자실의 중증 코로나19 입원환자 중에서도 약 절반(46%)은 비만 체중에 해당했다. 또한 정상 체중보다 비만 체중은 인공기도 삽입 위험도 더 컸다(43.4% vs 31.9%). 

젊은 코로나19 성인군에서도 40kg/m²이상인 고도비만인 사람은 사망 위험과 인공기도 삽입 위험이 더 컸다.

비만에 이어 저체중(<18.5kg/m²)도 악화된 코로나19 예후와 연관성을 보였다. 다만, 이는 통계적 유의미성을 입증하지 못했다(RR 1.81, 95% CI 0.99~3.30). 

ACC는 "비만은 주요 심혈관질환 위험 요소이며 코로나19 위험을 점진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며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수면 무호흡증, 이차 폐동맥 고혈압 등 위험도 높인다"고 밝혔다. 

죽상경화증 심혈관질환, 심부전, 폐동맥 고혈압도 강조

죽상경화증 심혈관질환은 중국의 경우 코로나19 환자 소수에서만 확인됐지만, 미국 연구에서는 더 흔한 동반질환이었다.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미국 뉴욕주 대규모 헬스시스템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중 관상동맥질환은 8.6%, 말초동맥질환은 8.1%에서 확인됐다. 또한 뉴욕주 의료기관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393명 코호트에서는 관상동맥질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13.7%였다. 

관상동맥질환은 악화된 코로나19 예후와 관련됐다. 뉴욕주 대규모 병원시스템의 8438명을 연구한 결과, 관상동맥질환 기저질환은 인공호흡기 및 사망 위험을 각각 1.88배(95% CI, 1.52~2.35), 2.24배(1.98~2.55) 높였다. 말초동맥질환 있는 경우, 코로나19 환자의 인공호흡기(1.82배↑) 및 사망(1.64배↑)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코로나19 입원환자 1590명을 포함한 중국 코호트 연구 결과에 따르면, 관상동맥질환 기저질환 있는 환자는 16%, 이들은 입원 후 사망 위험이 4.28배 높았다(95% CI 1.14~16.13).

이에 ACC는 "현재 뇌혈관질환과 코로나19 이상반응 간의 연관성을 지지하는 임상적 데이터는 부족하지만, ASCVD 기저질환은 악화된 코로나19 예후의 명확한 위험 요소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부정맥 관련 임상적 위험도 명확하지 않지만 빈맥 유발 심근증은 고위험군으로 평가됐다. 또한 코로나19 관련 혈전 합병증에 따라 심방세동 환자에 입원 전 항응고제 요법은 사망 위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ACC가 밝혔다. 

심부전 동반 코로나19 환자도 중증 코로나19 및 악화된 예후와 연관됐다. 코로나19 환자 3만 1461명을 포함한 미국 코호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심부전 병력 있는 환자는 7.3%였다. 코로나19 치료 끝에 사망자는 생존자보다 심부전이 있을 가능성이 컸다(30% vs 6.3%). 

ACC 위원회는 "심부전은 악화된 코로나19 예후의 명확한 위험 인자"라며 "비대상성·중증 기능저하 심부전 환자는 고위험군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장이식을 받은 환자도 코로나19 중증질환 위험이 상승했다. 관련 대규모 연구는 부족하지만, 케이스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보고됐다. ACC 위원회는 "병원에 심장이식을 대기하는 환자는 고위험군으로 분류해야 하며 인공심장(LVAD) 등 기계적 지원을 받는 환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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