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심장학회들, 세계 최초 운동 처방 합의문 EJPC에 발표
혈압 인구별로 적정 혈압 관리를 위한 운동법 제시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고혈압 위험을 낮추고 개인의 혈압 수준을 고려한 세계 최초 '맞춤 운동' 권고안이 최근 발표됐다.
유럽심장학회(ESC)·유럽예방심장학회(EAPC)는 특정 혈압군에 맞는 운동 처방 합의문을 지난달 14일 유럽예방심장학회지 '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에 게재했다.
심근경색 환자 4명 중 1명의 질병 발생 원인은 고혈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25년까지 전 세계 인구 60%가량에서 고혈압이 발생할 것으로 추측된다.
운동은 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금까지 주요 심혈관계 학회들의 권고사항은 개인의 혈압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주당 운동량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ESC·EAPC 합의문은 높은 근거 수준에 해당한 임상연구를 기반으로 인구를 ▲정상 혈압 ▲정상~높은 혈압 ▲고혈압 등 세 군으로 나눠 각각에 혈압을 효과적으로 낮추는 운동법을 제시했다.
주 저자인 스위스 바젤대 Henner Hanssen 교수는 "세 혈압군에 제시하는 권고사항의 목적은 무엇보다 혈압을 낮추는데 있다"며 "혈압을 낮춰 심근경색, 뇌졸중,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고 건강하게 사는 수명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세 혈압군에는 먼저 혈압을 낮추기 위해 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운동 목표가 제시됐으며, 이후 혈압을 낮추지만 그 정도가 상대적으로 약한 대안까지 권고됐다.
고혈압군(혈압≥140/90mmHg)에는 '유산소 운동'이 가장 효과적인 운동법이었다.
유산소 운동은 심박수를 높인 후 장기간 유지해주는 운동 유형을 나타낸다. 유산소 운동 중 호흡이 빨라지고 깊어지며 대표적으로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과 같은 활동이 포함된다.
Hanssen 교수는 "고혈압 환자에게 유산소 운동은 항고혈압제 1알을 복용하는 만큼 또는 그 이상의 효과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정상~높은 혈압군(130~139/85~89mmHg)에는 동적 저항운동(dynamic resistance training)이 우선순위로 평가됐다. 동적 저항운동은 기본적으로 특정 근육에 긴장과 저항을 가하며 아령 등을 사용한 근력운동(lifting weights), 스쿼트, 팔 굽혀 펴기를 포함한다.
저항이 가해진 후 근육이 움직이기 위해 혈액을 더 필요하는데,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심박수가 빨라진다. 아울러 동적 저항운동은 근력운동뿐만 아니라 유산소 운동으로도 고려된다.
정상 혈압군(<130/84mmHg)은 혈압이 정상에 머물지만 고혈압 발생 위험이 있는 인구를 나타내며, 정상 혈압군에는 정적 저항운동(isometric resistance training)이 권고됐다.
정적 저항운동은 근육을 사용하면서도 이를 팽창·수축하지 않는 동작을 나타낸다. 예시로는 악력기 운동(handgrip exercise)이 있다. 즉 특정 근육에 정체된 방식으로 압력을 가하는 운동법이다.
아울러 Hanssen 교수는 "비만이 지속되는 성인, 고혈압 가족력이 있는 건강한 성인, 임신 중 혈압이 높았던 여성(임신성 고혈압) 등 다양한 인구에서 고혈압 발생 위험이 높다"며 "해당 위험군은 운동을 통해 고혈압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대부분의 운동법이 제공하는 혈압 감소 효과가 약물치료와 유사하게 24시간 동안만 유지되기 때문에 혈압을 낮추는 운동의 혜택을 얻기 위해서 지속해서 매일 하는 게 모두에게 권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