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연구팀, 지난달 대한의학회지에 관찰연구 결과 게재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최근 국내 연구팀은 심혈관질환과 코로나19에 대한 연관성을 검토하는 연구를 진행해 3가지에 대한 결론을 내렸다. 

대구 경북대학교병원 박보은 교수팀(순환기내과)은 연구결과를 지난해 12월 18일 대한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게재했다. 이번 연구는 심혈관 위험 요소(cardiovascular risk factors, CVRF) 또는 심혈관질환(CVD)이 있는 환자의 코로나19 감염증 예후를 검토했다.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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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심혈관 기저질환과 코로나19 예후의 연관성 ▲CVRF·CVD와 코로나19 중증도의 연관성 ▲CVRF·CVD와 코로나19 사망 위험의 연관성을 포함한 3가지 질문에 답하도록 했다. 

결과에 따르면 첫째로, 심혈관계 기저질환과 코로나19 감염 위험 간 연관성은 불분명했다. 둘째, CVRF·CVD 환자는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질환 위험이 상승했다. 셋째로, CVRF·CVD를 동반한 코로나19 환자는 사망 위험이 더 높았다. 

따라서 연구팀은 고혈압·당뇨병과 같은 기저질환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이지 않지만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악화된 예후와 연관된 것을 확인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로 혼란변수(residual confounding factors) 위험의 제한점이 있어 이번 결과를 가설 생성(hypothesis-generation) 수준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연구팀이 설명했다.

코로나19 환자 2000명 이상 '대규모 국내 연구'

경북대병원 연구팀은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코로나19 환자의 예후를 검토하기 위해 다기관 관찰 레지스트리(registry) 연구를 '대구 코로나19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했다. 

연구팀은 2020년 2월 15일부터 4월 24일까지 대구 지역의 병원 10곳에 급성 중증 코로나19 감염으로 입원한 환자 2269명의 데이터를 검토했다. 

환자 평균 나이는 55세였으며 약 65%는 여성이었다. 

연구팀은 환자의 인구통계학적 정보, 초기 활력징후, 증상, 동반질환 및 질병 병력, 복용한 약물, 입원치료 등과 같은 정보를 평가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환자의 입원기간, 재입원, 사망 사건 데이터도 검토했다. 

CVRF는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흡연 여부로 정의됐다. CVD는 관상동맥질환, 울혈성 심부전, 뇌혈관 장애 등 만성 심장질환으로 정의됐다.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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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 결과,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 중 42%(954명)는 CVRF·CVD가 있었으며 동반질환 중 고혈압(28.8%)과 당뇨병(17%)이 가장 흔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CVRF·CVD 환자는 나이가 더 많고 남성일 가능성이 컸다. 

또 CVD 없는 환자보다 CVD 환자는 체질량지수(BMI), 수축기혈압, 호흡률이 유의미하게 더 높았다. CVD 환자는 산소포화도(O₂ saturation)가 유의미하게 더 낮았다. 

기침, 객담, 인후통, 콧물과 같은 호흡기 증상과 흉부통증, 정신혼란, 두통, 설사 등의 증상은 CVRF·CVD 환자에서 덜 빈번하게 나타났다. 

다만 호흡곤란과 의식장애는 CVRF·CVD 환자에서 더 빈번하게 나타났다. 

당뇨병·고혈압이 코로나19 감염 위험 높인다? NO

코로나19 초기 확산세에 중국부터 시작해서 유럽, 미국 등에서 기저질환이 있는 코로나19 환자는 기저질환이 없는 환자보다 예후가 더 안 좋은 것으로 보고됐다. 

동물임상에서 ACE-2(안지오텐신 전환효소-2) 발현은 당뇨병, 고혈압, 심부전 환자에서 더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는 폐의 ACE-2 수용체(안지오텐신 전환효소-2)에 결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당뇨병·고혈압 환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고 일각에서 제시됐다.  

하지만 이에 관한 연구들은 상충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소규모 중국 연구들은 코로나19 인구의 기저질환 여부는 일반 인구와 유사하다고 밝혔지만 미국 뉴욕주 등의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 인구에서 고혈압·당뇨병 환자가 많았다. 

이번 연구에서는 고혈압·당뇨병 여부는 코로나19 인구와 일반 인구 간 유사했다. 다만 일반 인구보다 코로나19 인구에서 당뇨병 발생률의 상승세가 보였다.

이에 국내 연구팀은 "근거를 검토했을 때 당뇨병과 고혈압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이는지는 불분명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심혈관 기저질환-중증 코로나19 연관성? YES 

코로나19는 대부분의 경우 경증질환으로 나타나지만 몇몇 환자에서는 중증 호흡기질환으로 진행돼 과염증(hyperinflammation), 다발성 장기부전(multiorgan failure), 사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혈관질환과 코로나19 중증도를 검토한 여러 연구가 있었지만 이들도 상충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최근 중국 연구는 기저질환이 중증 코로나19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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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국내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환자 중 중환자실 또는 침습적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심혈관 기저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연구팀은 "기저질환이 코로나19 중증도에 미치는 영향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중증 호흡부전과 다발성 장기부전은 관상동맥질환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는 전염병으로서 중증 염증반응은 예후 악화와 연관됐다"면서 "이번 연구에서 중증 염증반응 측도에서 기저질환 환자들의 점수가 비교적 더 나빴다"고 했다. 

기저질환, 상승된 코로나19 사망 위험과 연관? YES 

중국 연구들에 따르면 CVRF·CVD는 코로나19의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미국 뉴욕주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은 상승된 사망 위험과 연관됐지만, 고혈압은 사망 위험과 연관성이 없었다. 

이에 국내 연구팀은 "CVRF·CVD 환자는 기저질환이 없는 환자보다 나이가 더 많을 가능성이 있으며, 고령은 악화된 코로나19 예후와 지속해서 연관됐다"면서 "하지만 이전의 연구들은 나이, 성별 등과 같은 변수를 조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나이, 성별, 입원 시 활력징후 등의 변수들을 고려해 조정했으며 그 결과로 심혈관 위험 요소인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인 울혈성 심부전은 병원 내 사망 위험을 예측하는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결론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에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코로나19 환자의 위험도를 적절하게 계층화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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