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심혈관연구재단 연구팀, 임상 결과 JACC에 발표
소규모 임상2상 1차 목표점 놓쳤지만 폐·운동기능 개선
국내 전문가 "희망적 결과...국내 포함 추가 대규모 연구 진행"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칼슘 증감제 '레보시멘단(levosimendan)'은 최근 폐동맥 고혈압(PH)과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을 동반한 환자(PH-HFpEF)에 부분적 효과를 시사했다. 

미국 심혈관연구재단(CRF) Daniel Burkhoff 연구팀은 이번 소규모 임상2상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5월호에 발표했다.

HELP(Hemodynamic Evaluation of Levosimendan in Patients with PH-HFpEF)로 명명된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레보시멘단(제품명 심닥스, 테낙스 테라퓨틱스)은 운동 중 폐모세혈관쐐기압(PCWP) 감소로 설정된 1차 목표점을 놓쳤지만, 6분 걷기 시험(6-minute walking distance test) 등에 개선을 보였다. 

Burkhoff 연구팀은 "HELP PH-HFpEF 연구는 레보시멘단이 휴식 및 운동 중에 유의미한 급성 혈류역학(hemodynamic) 효과를 보였다"며 "6주 레보시멘단 치료가 운동 중 PCWP를 유의미하게 줄이지 못했지만, 휴식 중 또는 다리를 올린 상태에서는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레보시멘단은 PH-HFpEF 환자군에 긍정적 혈류역학 효과를 생산하고 운동 기능을 개선한 첫 치료제"라며 "이런 결과는 허가된 치료제가 없는 PH-HFpEF에 레보시멘단의 추가 연구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가천대 길병원 정욱진 심장내과 교수(대한심부전학회 국제이사, 대한폐고혈압연구회 회장)는 "레보시멘단은 국내에서도 급성심부전에 도입하기 위해 연구 중인 약제"라며 "심근 수축력을 증가시키고 혈관을 이완시키는 이상적 심부전 치료제다"고 밝혔다.

정욱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예후가 좋지 않은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에 폐동맥 고혈압도 같이 있는 환자에서 희망적인 결과를 보여줬다"며 "앞으로 대규모 연구를 통해 실제 임상에 적용될 수 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허가된 치료제 없는 PH-HFpEF에 '레보시멘단' 혼합 결과

레보시멘단은 칼륨채널 활성화, 근섬유 칼슘감작, PDE3 억제 효과가 있는 약물이다. 

레보시멘단은 급성 박출률 저하 심부전(HFrEF) 환자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HFrEF 환자에는 ▲용량에 따른 심박출량(cardiac output, CO) 증가 ▲PCWP 감소 ▲폐혈관 저항성(PVR) 감소 ▲전신혈관저항성(SVR) 감소와 같은 효과가 있다. 

미국 심혈관연구재단 연구팀은 이번 HELP 연구를 통해 레보시멘단이 PH-HFpEF 환자, 특히 운동 중 혈류역학적 이상(hemodynamic abnormality)이 심해지는 환자군에 유익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 

PH-HFpEF군에는 현재 허가된 치료제가 없으며 연구된 약물들의 효과는 대체로 중립적이었다. 아울러 지금까지는 주로 이뇨제를 통해 폐동맥(PA) 압력을 감소해 심부전에 의한 입원 위험을 낮췄다. 

이번 연구는 레보시멘단(0.1μg/kg/min)의 6주 혈류역학 효과(급성~중간 기간)와 운동 기능 효과(6분 걷기 검사)를 검토했다.  

연구는 평균 폐동맥압(mean pulmonary artery pressure, mPAP)이 35mmHg 이상, 좌심실 박출률(LVEF)이 40% 이상인 환자 44명을 포함했다. 

참여자 평균 나이는 69세, 61%는 여성이었다. 또한 참여자의 휴식 시 mPAP는 41mmHg, 운동 시 PCWP는 36.8mmHg였다. 

환자는 레보시멘단군(n=18)과 위약(n=19)에 무작위 배정됐다. 연구팀은 환자가 휴식, 수동적 다리올림, 반듯이 누운 주기 운동(supine cycle exercise) 시 혈류역학 측정을 시행했다. 

그 결과, 레보시멘단은 1차 목표점인 6주 내 위약보다 운동 중 PCWP을 유의미하게 줄이지 않았다(-1.4mmHg, 95% CI, -7.8~4.8, p=0.65).

하지만 레보시멘단은 모든 운동 단계의 PCWP 측정을 감소시켰다(-3.9±2.0mmHg, p = 0.047). 

또한 6분 걷기 검사 관련해 레보시멘단은 위약보다 29.3m의 개선을 보였다(95% CI, 2.5~56.1, p=0.033).

연구팀은 "주 1회 레보시멘단 투여를 6주간 시행한 결과, 운동 중 PCWP에 영향은 없었지만, 휴식·운동 데이터를 통합한 PCWP를 감소시켰고 6분 걷기 검사 결과도 증가시켰다"며 "PH-HFpEF 환자에 잠재적 치료제인 레보시멘단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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