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020년 美FAERS 보고된 하이드록시클로로퀸·클로로퀸 이상반응 건수·유형 분석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코로나19(COVID-19) 확산 초기 잠재적인 치료제로 주목받았던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클로로퀸의 이상반응 사례가 대유행 기간에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지난해 6월 15일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19 치료 목적에 대한 두 약물의 긴급사용승인을 취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에도 누적 약물 이상반응 사례는 대유행 2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크게 증가했다.

특히 전체 약물 이상반응 중 치명적이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등의 심각한 사례는 무려 97%로 파악돼,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복용 시 나타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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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그르노블 알프스 대학병원 Justine Perez 교수 연구팀은 FDA 이상사례보고시스템(FAERS)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코로나19 확산 후 하이드록시클로로퀸·클로로퀸 관련 이상반응 사례 건수와 유형을 조사했고, 이를 대유행 전인 2018~2019년과 비교했다.

이번 결과는 Annals of Internal Medicine 1월 2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美CDC "2020년 3월 처방 건수, 2019년 3월보다 80배↑"

이번 조사는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하이드록시클로로퀸·클로로퀸 사용이 크게 늘면서 이에 따른 약물 이상반응 사례 건수와 유형을 파악하고자 시행됐다. 

지난해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보고에 따르면, 비류마티스내과 전문의 등 두 치료제를 일반적으로 처방하지 않는 전문의를 통한 처방은 2020년 2월 1143건에서 2020년 3월 7만 5569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2019년 3월 대비 8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JAMA 2020;324(16):1600).

하이드록시클로로퀸·클로로퀸 처방이 급증한 이유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통제되지 않은 연구와 시험관 내 세포실험(in-vitro) 등의 결과에 따라 두 치료제가 코로나19에 잠재적인 치료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기 때문이다. 이에 FDA 등 일부 규제당국은 두 약물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했고 약물 사용이 상당히 늘었다. 

그러나 주요 임상시험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클로로퀸은 코로나19 치료 또는 예방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결론이 내려졌고, FDA는 이 약물들의 긴급사용승인을 취소했다.

2018·2019년 이상반응 사례 4만건 미만…2020년 약 9만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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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2018년 1월 1일~2020년 9월 30일 FAERS 데이터베이스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클로로퀸 관련 의심되는 약물 이상반응 사례에 대한 15만 2201건 보고서 중 2만 1305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클로로퀸 관련 이상반응 사례는 2018~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20년에 2배 이상 늘었다. 

2018년 4681명에게서 2만 5035건, 2019년 5131명에게서 3만 7559건의 약물 이상반응 사례가 보고됐으나, 2020년에는 무려 1만 1493명에게서 8만 9607건으로 크게 증가한 것.

문제는 코로나19 확산 기간에 처방된 하이드록시클로로퀸·클로로퀸 관련 이상반응 중 심각 사례가 100%에 가까웠던 사실이다. 

전체 약물 이상반응 사례 중 △치명적 △생명 위협 △입원 필요 △상당한 장애 또는 불능 상태 △다른 의학적으로 중요한 상태 등으로 정의한 심각한 이상반응은 2020년에 97.1%를 차지했다. 이와 비교해 2018년은 73.4%, 2019년은 84.8%로 2020년 대비 각 24%p, 12%p가량 낮았다. 

치명적인 약물 이상반응 사례는 2020년 5.1%(589명)에게서 보고됐고, 2018년은 3.1%(147명), 2019년은 1.9%(97명)로 확인됐다.

약물 이상반응 유형은 시간이 지나면서 비슷한 양상을 보였지만, 심혈관질환 등 일부 유형의 경우 치명적인 이상반응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약물 이상반응을 보고한 환자들의 연령은 세 기간이 비슷했으나, 2018~2019년 대비 2020년에 남성의 이상반응 보고율이 더 높았다.

"광범위한 사용에 따른 위험 우려스러워"

이번 결과는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하이드록시클로로퀸·클로로퀸 관련 이상반응 사례가 크게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FDA의 긴급사용승인 취소에도 불구하고 약물 이상반응 사례 건수가 여전히 높아, 전 세계적으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클로로퀸이 잠재적으로 꾸준히 사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Perez 교수는 "지난해 하이드록시클로로퀸·클로로퀸의 심각하고 치명적인 이상반응 사례 비율이 높았다"며 "이는 환자 특징 변화, 동반질환, 이들 치료제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다른 약물 처방 등과 함께 코로나19 환자에게 고용량 처방 또는 약물의 약동학적 변화 등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이드록시클로로퀸·클로로퀸의 입증된 혜택이 없는 상황에서, 이번 결과는 이들 약물의 광범위한 사용에 따른 잠재적인 위험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월 5일 클로로퀸이 코로나19 예방 및 치료 효과가 입증된 바 없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포된 '클로로퀸이 코로나19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허위 사실에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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