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에 비해 영업이익률 4배가량 높지만 감소 추세 보여
주요 상장 제약사 10곳 VS 비상장 제약사 10곳 실적 비교
판관비 증가가 일부 영향…전체 매출액, 전년 대비 소폭 상승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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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지난해 비상장 제약사들이 상장 제약사들도 누리지 못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자랑하며 존재감을 제대로 뽐냈다.

물론 상장사와 비상장사는 매출액부터 매출원가, 연구개발 투자 규모 등에서 차이가 커 직접 비교하는 데 일정 부분 한계와 제약이 따른다. 

하지만 재무제표 수치상으로 확인 가능한 비상장사의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만큼은 상장사의 그것을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지 비상장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전년보다 소폭 늘어난 판매관리비 등을 이유로 감소세에 놓여 있었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사업보고서가 공시된 상장사와 비상장사 중 매출 규모가 큰 순서로 각 10곳씩을 추려 매출액,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판매관리비 등의 지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우선 지난해 매출액 현황을 살펴보면 상장사에서는 유한양행이, 비상장사에서는 HK이노엔이 1위를 찍었다.

유한양행은 전년 1조 4632억 6100만원에서 7.2% 상승한 1조 5679억 4100만원으로 마무리했고, HK이노엔은 5399억 800만원에서 약 10.8% 성장해 5984억 4700만원의 매출액을 냈다.

HK이노엔이 상장사 일부 업체(동아에스티, 일동제약, JW중외제약 등)를 뛰어넘는 매출액을 기록해 선방했지만, 그 외 비상장사 매출액 2위 이하 업체부터는 상장사와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비상장사 매출액 2위 기업인 동아제약(4148억원)이 상장사 매출액 10위인 JW중외제약(5426억 3500만원)에 비해 1300억원가량 매출액이 낮다.

3위인 대웅바이오(3389억 4100만원)와 4위 한국휴텍스제약(2052억 8900만원)도 마찬가지였고, 명인제약(1878억 7000만원)부터는 2000억원 문턱 조차 넘지 못했다.

상장사 매출액이 5000억원 이상부터 6000억원대, 7000억원대, 8000억원대 등 단계적으로 고르게 분포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상장사 10곳의 전체 매출액과 전년대비 매출액 증감률은 각각 9조 601억원, 5.1%였으며 비상장사 10곳은 각각 2조 4457억원, 6.8%로 집계됐다.
 

상장사 영업이익률 한 자릿수에 머물러
비상장사, 소폭 하락했지만 두 자릿수 유지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로 가면 상장사와 비상장사의 입장이 뒤바뀐다.

상장사들은 높은 매출액에도 불구하고 유한양행과 종근당을 제외하면 비상장사 영업이익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대내외 영업 환경, 경제 상황 등에 따라서 매년 가장 큰 변동을 보이는 게 영업이익이지만, 상장사와 비상장사 간에 금액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은 눈여겨 볼 점이다.

상장 제약사 10곳과 비상장 제약사 10곳의 2020년 매출액,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판매관리비 등의 실적 요약.

그나마 상장사 중 일동제약과 JW중외제약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는데, 비상장사는 애당초 2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 기업이 없어 비교된다.

좀 더 정확한 수치를 통한 현황 파악을 위해 영업이익률을 집계한 결과, 상장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전년 3.4%에서 0.6%p 상승한 4.0%이고, 비상장사는 16.8%에서 1.4%p 하락한 15.4%였다.

영업이익률 측면에서 상장사는 증가세, 비상장사는 하락세에 있는 것을 의미하지만 비상장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상장사보다 4배가량 높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4.0% vs 15.4%).

상장사 중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업체는 종근당 9.7%이고, 그 뒤를 유한양행 7.4%, 광동제약 5.9%, 동아에스티 5.8%, GC녹십자 3.4% 등이 잇고 있다.

비상장사는 명인제약이 33.4%로 가장 높고, 대웅바이오 19.4%, 동광제약 17.5%, 한국휴텍스제약 17.0%, HK이노엔 13.4% 순이다. 

즉, 상장사는 영업이익률이 10%를 넘긴 곳이 단 한 곳도 없지만 비상장사는 유니메드제약과 한국프라임제약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10% 이상을 기록한 것.

영업이익률은 기본적으로 영업외 손익을 제외한 순수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이익을 의미하는데, 지난해 상장 제약사들보다 비상장 제약사들이 영업 수익성 측면에서 선방했다고 볼 수 있는 요소다.

단, 높은 영업이익률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원인을 명확히 파악해 앞으로의 추세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한 세무·회계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상장 제약사의 매출원가가 비상장 제약사보다 훨씬 높고 판매관리비 특히, 연구개발비가 더 많이 투입되는 경향이 커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에서 상장사가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 회사가 채택한 감가상각 방식에 따라서도 영업이익률에 차이가 날 수 있고, 통상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영업이익률을 높이기는 쉽지 않다"며 "매우 높은 영업이익률은 진입장벽을 낮춰 산업 경쟁을 유인하기도 하는데, 적절한 영업이익률을 매년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 상장사 10곳 중 GC녹십자와 JW중외제약을 제외한 8개 기업이 전년대비 판매관리비를 낮췄는데, 이는 평균 영업이익률을 상승시키는 데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판매관리비 1.6% 감소, 영업이익률 0.6%p 증가).

반대로 비상장사는 명인제약과 한림제약만 감소했고 다른 8곳은 적게는 1.7%에서 많게는 35.2%까지 판매관리비를 증가시켰다.

이에 비상장사의 판매관리비는 전년과 비교해 6.6% 증가(8407억원→8967억원)한 반면 영업이익률은 1.4%p 감소했다(15.4%→16.8%).

한편 연결재무제표는 매출액, 매출원가, 각종 비용 등에 있어서 종속회사 유무 및 지배회사와의 관계에 따라 개별 수치를 확인·분류하기 힘들기 때문에 개별재무제표를 참고해서 분석했다(HK이노엔 제외).

또한 조사 대상 제약사 수를 늘리면 집계 및 분석 수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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