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경상대병원 정영훈·조선대병원 김현국 교수팀 논평
2일 국제학술지 JAMA Network에 게재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최근 국내 연구팀이 동아시아인에서 '공격받는' 티카그렐러(브릴린타, 아스트라제네카) 효능이 적절한 환자군을 선택하고 용량을 조절하면 최적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왼쪽부터) 창원경상대병원 정영훈 교수, 조선대병원 김현국 교수.
(왼쪽부터) 창원경상대병원 정영훈 교수, 조선대병원 김현국 교수.

창원경상대병원 정영훈·조선대병원 김현국 교수팀(순환기내과)은 최근 논평을 통해  최근 동아시아인을 상대로 진행한 티카그렐러에 대한 연구들에서 임상적 예후가 불리한 결과를 보였지만, 연구의 제한점을 이 같이 설명했다. 

정 교수팀은 연구 제한점을 고려해 특정 동아시아인 환자군에 '맞춤' 티카그렐러 용법을 찾을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논평(Comment & Response)은 지난 2일 국제학술지 'JAMA Network'에 게재됐다. 

가이드라인 티카그렐러 우선...동아시아인 연구는 출혈 위험↑?

티카그렐러는 관상동맥질환(ACS) 환자 1만 8624명을 포함한 대규모 PLATO 연구를 통해 효과를 입증한 항혈소판제다. 

현재 미국과 유럽 심장학회 가이드라인은 관상동맥 중재시술(PCI)을 받은 ACS 환자에 클로피도그렐보다 티카그렐러를 우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의 TICAKOREA 결과에 이어 작년 아주대병원 연구팀이 진행한 코호트 연구 결과에서 티카그렐러는 클로피도그렐보다 ACS 환자의 출혈 및 호흡곤란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20년 10월 말 아주대병원 박래웅 교수팀(의료정보의학과)-미국 예일대 연구팀이 공동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코호트와 미국 전자의무기록(EHR) 코호트를 분석한 결과, 티카그렐러는 클로피도그렐보다 출혈 및 호흡곤란 위험이 더 높았다. 

이번 연구는 2011~2019년간 PCI를 받은 이후 1년이 지난 ACS 환자 18만 3579명이 포함됐고, 연구 참가자들은 티카그렐러군(n=3만 1290) 또는 클로피도그렐군(n=3만 1290)에 배정됐다. 

연구 결과, 1차 목표점(허혈·출혈 사건) 발생률은 티카그렐러군 15.1%, 클로피도그렐군 14.6%로, 두 그룹 간 유사해(P=0.06) 티카그렐러의 우월한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다.

이에 더해 출혈 사건은 티카그렐러군에서 위험이 더 높았고(2.1% vs 1.6%, P=0.001) 호흡곤란 위험도 티카그렐러군에서 더 높았다(27.3% vs 22.6%, P<0.001). 

또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허혈사건 단독분석에서는 약물 간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이에 아주대 유승찬 연구원은 "작년 서울아산병원 박덕우 교수팀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티카그렐러(+아스피린) vs 클로피도그렐(+아스피린)을 분석해 티카그렐러 출혈 위험이 높다는 점을 밝혔다"면서 "이번 연구는 한국인 코호트뿐만 아니라 미국 코호트를 포함한 점에 의미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 연구원은 "현재 가이드라인은 티카그렐러를 클로피도그렐에 비해 상대적 우위성을 전제로 우선 권고하지만, 복수의 연구에서 티카그렐러는 우위성 입증에 실패하고 있다"면서 "티카그렐러 권고수준이 하향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심근경색 등 고위험군에 티카글렐러>클로피도그렐

하지만 최근 창원경상대병원·조선대병원 연구팀은 작년 코호트 연구에 대한 제한점을 지적하면서 티카그렐러의 임상 효능을 세부적으로 살펴볼 필요를 제시했다. 

현 근거를 검토하면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주도한 TICAKOREA 연구에서는 클로피도그렐에 비해 티카그렐러는 출혈·허혈 사건을 동시에 증가시켰다.

또 최근 한·미 코호트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이번 후향적 분석에서도 티카그렐러는 임상사건을 줄이지 못하고 출혈 위험(35%) 및 호흡곤란(21%) 증가를 유발했다.

하지만 정 교수팀은 항혈소판제 사용에는 환자군의 위험도 평가가 중요해 심근경색 환자 등 고위험군에서 기존의 클로피도그렐보다 티카그렐러를 사용하는게 허혈사건 감소에 더욱 유리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창원경상대병원 정영훈 교수. 

정 교수는 "허가 임상인 PLATO 연구는 심근경색 환자 80%를 포함해 티카그렐러 효과를 이런 환자군에서만 확인했다"면서 "반면 한·미 코호트 연구에 포함된 심근경색 환자는 약 18~65%로 상대적으로 적었고, 이런 차이는 임상결과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후향적 한·미 연구에서는 임상적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인자들에 대한 고려가 부족해 선택편향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최근 김현국 교수팀이 한국인 심근경색 자료에 기반해 제시한 KAMIR-NIH-DAPT 점수에서는 좌심실 기능·신기능·빈혈·심방세동·다혈관질환 등 임상요인이 많을수록 티카그렐러의 우월한 임상 경과가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 교수가 속한 국내 연구팀은 최근 HEALING-AMI 연구를 통해 심근경색 환자(고위험군)에서 티카그렐러 사용이 클로피도그렐보다 심부전 합병증 발생을 줄였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후향 코호트 분석은 이런 위험인자에 대한 자료가 분석에 전혀 사용되지 않아 대규모 데이터 분석의 한계성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여러 연구에서 서양인보다 한국인 환자에 임상사건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낮고 항혈소판제 관련 출혈 위험이 더 높은 것처럼 나타나자 정 교수는 한국인에 맞는 '맞춤 요법' 필요성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프라수그렐 용량을 반으로 줄여 임상적 효능을 확인한 HOST-REDUCE-POLYTECH-ACS 연구, 또는 초기에 아스피린을 중단해 티카그렐러 단독요법의 임상효과를 확인한 TICO 연구 등을 통해 현재 한국인 환자에서 다양한 맞춤요법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들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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