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교수팀 연구결과, 짧은 DAPT는 장기간 DAPT만큼 사망·심근경색·뇌졸중 등 예방
국내 전문가 "다른 스텐트 사용한 디자인에 따라 단기간 DAPT 정확한 효과 확인 어려울수도"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관상동맥질환에 스텐트 시술 후 이제항혈소판요법(DAPT: 아스피린 및 P2Y12 수용체 억제제)의 적절한 기간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무폴리머(polymer-free) 스텐트 시술 후 심장 사건을 예방하는데 1개월의 짧은 DAPT에 이은 아스피린 단독요법 치료전략이 안전하고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연구 책임자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홍명기 교수(심장내과)는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온라인으로 개최된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0)에서 스텐트 시술 이후 짧은 DAPT 치료가 현재 권고되고 있는 6~12개월의 장기간 DAPT에 비해 열등하지 않음을 확인했다.

홍 교수는 이날 "이번 연구는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 무폴리머 스텐트 시술 후 1개월 DAPT+아스피린 단독요법과 차세대 약물용출스텐트 시술 후 6-12개월의 치료지침에 따른 DAPT 사용를 직접 비교하는 첫 무작위 연구다"고 설명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홍명기 교수(심장내과)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개최된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0)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홍명기 교수(심장내과)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개최된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0)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전 발표된 TWILIGHT, TICO, TICO-STEMI 등의 연구들은 급성관상동맥증후군에서 아스피린 및 티카그렐러의 짧은 DAPT 후 티카그렐러 단독요법의 임상적 안정성 및 효율성에 대한 근거를 축적했지만,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은 안정형 협심증 환자에서의 적절한 DAPT 기간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AHA 2020에서 발표된 이번 연구는 이전 연구들과 달리 약물용출스텐트(DES)를 삽입 받거나 무폴리머 약물코팅스텐트(drug-coated stent)를 삽입 받고 출혈 위험이 높지 않은 관상동맥질환을 가진 한국인 환자를 포함했다.

또한 이전 연구들과 달리 짧은 DAPT 또는 장기간 DAPT 이후 P2Y12 억제제 단독요법이 아닌 아스피린 단독요법의 효과를 검토했다. 

이번 무작위 오픈라벨 비열등성 다기관 연구는 국내 의료기관 23곳에서 2015년 12월부터 2019년 9월까지 모집된 환자 3020명을 포함했으며 환자의 평균 나이는 67세, 31%는 여성이었다. 

환자는 ▲무폴리머 약물코팅스텐트 삽입 이후 1개월 DAPT+11개월 아스피린 단독요법을 복용하거나(단기간 DAPT군, 1507명) 또는 ▲약물용출스텐트 삽입 이후 6~12개월 DAPT 이후 0~6개월 아스피린 단독요법을 복용하는 군(장기간 DAPT, 1513명)으로 배정됐다.

환자를 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짧은 DAPT군과 장기간 DAPT군 간의 심장 사건 발생률 관해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특히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주요 출혈, 주요 스텐트/혈관 재형성술 발생률은 단기간 DAPT군에서 5.9%, 장기간 DAPT군에서 6.5%으로 두 그룹 간 통계적 차이는 없었다(위험도 0.90, 95% CI 0.68-1.20, 우월성 p=0.475). 

홍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무폴리머 약물코팅스텐트를 받은 이후 단기간 DAPT 요법이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군에서 효과적이고 안전한 것을 입증한 측면에서 고무적이다"면서 "또한 이번 결과는 아스피린 대신 P2Y12 억제제를 중단하는 것의 임상적 유용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단기간 DAPT 전략을 사용하고 아스피린 대신 P2Y12 억제제를 중단하는 것은 환자 순응도를 높이고 의료비용과 출혈 위험을 낮출 수 있으며 환자와 의사에게 모두 전반적으로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메디칼업저버 평가요청에 창원경상대병원 정영훈 교수(순환기내과)는 이번 연구결과가 특정 위험요소를 가진 환자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지만 연구에서 다른 스텐트를 사용하는 등의 디자인에 따라 DAPT 사용 기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기 힘든 점을 설명했다. 

정 교수는 "안정형 협심증 환자에서 최신의 스텐트를 이용한 시술 후 필요로 하는 DAPT의 기간은 길지 않은데, 이번 연구를 통해 상대적으로 스텐트 관련 합병증 발생이 낮은 안정형 협심증을 가진 한국인에서 1개월 이후에 혈소판 활성도의 허혈성 사건에 대한 기여는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결과는 특히 복잡병변에 대한 복잡시술이 아닌 경우, 출혈 고위험(high bleeding risk) 위험요소를 가진 환자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임상적으로 적용한 점을 평가했다.  

다만 "최근에 나온 스텐트간의 임상적 효과는 큰 차이가 없는 실정"이라면서 "이번 연구는 다른 형태의 스텐트를 사용하고 DAPT 1개월 vs. 6~12개월의 임상적 효능을 확인해 안정형 협심증 환자에서 기존의 DAPT 치료에 대한 단기간 요법의 효과를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면서 연구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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