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제1형 당뇨병 환자를 위한 차세대 인공췌장의 등장했다. 

메드트로닉社가 개발한 '차세대 복합 폐쇄회로 제어(Advanced Hybrid Closed-Loop, AHCL) 시스템'으로, 제1형 당뇨병인 청소년 또는 젊은 성인 환자에서 혈당 관리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며 임상 도입에 한발 다가섰다.

12~16일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제80회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20)에서는 AHCL의 유효성을 검증한 FLAIR 연구 결과가 12일 발표됐다. 

FLAIR 연구는 AHCL과 메드트로닉社의 기존 폐쇄회로 제어 시스템(Hybrid Closed-Loop, HCL)인 미니메드 670G(이하 670G)의 효과와 안전성을 비교한 다기관 무작위 교차설계(crossover) 연구다. 

차세대 자동 인슐린 주입(automatic insulin delivery, AID) 시스템을 현재 승인받은 시스템과 비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ID 시스템은 인공췌장이라 불리며, 제1형 당뇨병 환자의 표준치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연구에는 미국 4곳, 이스라엘 1곳, 유럽 2곳의 당뇨병센터에서 14~29세인 제1형 당뇨병 환자 113명이 모집됐다. 환자들은 먼저 AHCL을 사용한 군(56명), 670G를 사용한 군(57명)으로 무작위 분류돼 첫 12주간 AID 시스템을 활용했다. 

이어 교차설계에 따라, 첫 12주 동안 AHCL을 사용한 군은 670G를, 670G를 사용한 군은 AHCL을 12주간 사용했다. 교차설계 당시 각 환자군에서 1명이 제외되면서 최종 연구를 완료한 환자는 111명이었다. 

연구팀은 AHCL을 사용한 경우(AHCL군)와 670G를 활용했을 때(670G군) 하루 동안 혈당 상승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는지 비교했다. 

최종 결과, 1차 종료점인 주간(아침 6시~오후 11시 59분) 동안 혈당이 180mg/dL을 초과한 시간 비율은 등록 당시 42%에서 AHCL군은 34%, 670G군은 37%로 줄었다. AHCL군과 670G군의 차이는 3%p로 통계적으로 유의했다(P<0.001).

24시간 동안 혈당이 54mg/dL 미만으로 낮아지는 시간 비율은 등록 당시 0.46%였고 AHCL군은 0.46%로 등록 당시와 같았으며 670G군은 0.50%로 0.04%p 상승했다. AHCL군과 670G군은 0.06%p 차이가 나타났고, 이는 비열등성 평가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었다(P<0.001). 

2차 종료점으로 확인한 24시간 동안 혈당이 70~180mg/dL에 머무는 적정 혈당 유지 시간(TIR) 비율은 등록 당시 57%에서 AHCL군이 67%, 670G군이 63%로 늘었고, AHCL이 670G보다 우월한 결과지를 받았다(P<0.001). 

24시간 동안 혈당이 180mg/dL 초과한 시간 비율은 등록 당시 41%였으나 AHCL군이 31%, 670G군이 34%로 줄었다(P<0.001). 54mg/dL 미만으로 낮아지는 비율은 각각 0.46%, 0.46%, 0.50%로 조사됐다. 

TIR 비율이 70%를 초과한 환자는 등록 당시 12%에서 AHCL군이 32%로 3배가량 늘었고, 670G군은 22%로 약 2배 증가했다. 

당화혈색소 개선 효과도 AHCL군에서 크게 나타났다. 등록 당시 평균 당화혈색소 7.9%에서 AHCL군은 7.4%, 670G군은 7.6%로, AHCL군의 당화혈색소가 더 조절됐다. 

아울러 모든 시스템은 응급단계인 저혈당 3단계 또는 당뇨병성 케톤산증에 대한 평가에서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들의 만족도는 670G보다 AHCL을 사용했을 때 좋았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국제당뇨병센터(International Diabetes Center)의 Richard Bergenstal 교수는 "14~29세인 제1형 당뇨병 환자들은 전통적으로 혈당 조절이 어렵다. FLAIR 연구 결과, 이들 환자는 670G보다 AHCL을 사용하면 TIR을 개선하면서 저혈당 시간을 줄일 수 있으며 만족도도 높았다"며 "제1형 당뇨병 치료를 위한 차세대 기술에 관심도가 높다. AHCL 시스템은 혈당 관리를 어려워하는 청소년 또는 젊은 성인에게 의미 있는 기술 발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