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 2022] CREATE 결과, 청소년·성인 환자 관리에 안전하고 효과적
센서 연동형 인슐린 펌프요법보다 TIR 높아
저혈당·케톤산증 발생하지 않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당뇨병 환자가 직접 만들어 DIY(Do It Yourself) 시스템이라 불리는 오픈소스 자동 인슐린 주입(Automated Insulin Delivery, AID) 시스템이 1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관리에 합격점을 받았다.

3~7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제82차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22)에서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오픈소스 AID 시스템과 전통적 센서 연동형 인슐린 펌프요법(Sensor Augmented Pump Therapy, SAPT)을 비교한 CREATE 무작위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이 연구는 오픈소스 AID 시스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첫 무작위 대조군 연구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오픈소스 AID 시스템을 사용한 당뇨병 환자는 적정혈당(70~180mg/dL) 유지시간 비율(Time in Range, TIR)이 SAPT를 활용한 환자보다 높았다. 또 우려할만한 중증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CREATE 연구에서 활용한 오픈소스 자동 인슐린 주입(AID) 시스템.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CREATE 연구에서 활용한 오픈소스 자동 인슐린 주입(AID) 시스템.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오픈소스 AID 시스템, SAPT보다 TIR 14%↑

상용화된 AID 시스템은 당뇨병 환자 예후를 개선한다.

하지만 알고리즘 개별화 능력이 제한적이고, 건강보험 적용이 어려운 당뇨병 환자는 비용 문제 때문에 시스템 사용이 어려울 수 있다. 

오픈소스 AID 시스템은 인슐린펌프와 짝을 이루고 알고리즘 요인을 개별화할 수 있으며 무료 사용이 가능한 오픈소스 알고리즘 그리고 연속혈당측정기(CGM)로 구성됐다. 오픈소스 AID 시스템은 상용화된 AID 시스템 등장 이전부터 사용할 수 있었다. 전 세계 당뇨병 환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제작법이 오픈소스로 공개돼 있다. 

당뇨병 환자 관리에 오픈소스 AID 시스템이 유망할 것으로 평가되지만 대규모 무작위 연구 근거는 부족했던 상황. CREATE 연구는 이 시스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고자 시작됐다. 

연구에서 활용한 오픈소스 AID 시스템은 스마트폰에 구현된 AndroidAPS 버전의 OpenAPS 알고리즘과 DANA-i의 인슐린펌프 그리고 덱스콤G6 CGM으로 구성됐다.

연구에는 7~15세 소아청소년 48명, 16~70세 성인 49명 등 총 97명의 당뇨병 환자가 모집됐다. 모두 무작위 배정 전 최소 6개월 동안 인슐린펌프 치료를 받고 있었다. 등록 당시 평균 당화혈색소는 10.5% 미만이었다. 

전체 환자군은 준비기간인 도입기(run-in period) 이후 오픈소스 AID 시스템 사용군(AID군)과 SAPT 사용군(SAPT군)에 무작위 분류돼 6개월의 연구 기간을 가졌다.

1차 목표점은 마지막 2주 연구 기간에 AID군과 SAPT군의 TIR로 정의했다. 그 결과, 전체 AID군의 TIR이 SAPT군보다 14% 높아 오픈소스 AID 시스템이 유리한 결과를 얻었다.

연구 종료 시 성인 AID군(23명)의 TIR은 74.5%(±11.9%)였고, 이는 도입기와 비교해 9.6%(±11.8%) 높은 수치였다. 

성인과 마찬가지로 소아청소년 AID군(21명)도 연구 종료 시 TIR이 67.5%(±11.5%)로 도입기 대비 9.9%(±14.9%) 증가했다. 

이와 달리 SAPT군은 TIR 개선이 관찰되지 않았다. 또 현재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전체 검사기간 중 TIR을 70% 이상 유지하는 비율은 AID군이 60%였지만 SAPT군은 15%에 그쳤다. 

오픈소스 AID 시스템은 밤에 사용할 때 가장 효과적이었다. AID군에서 소아청소년의 TIR은 20% 더 길었고 성인은 30% 이상 오래 유지했다. 

하드웨어 문제로 AID군 중 2명이 연구를 중단했으나 두 시스템 모두 안전하다고 평가됐다. 중증 저혈당 또는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전체 환자군에서 발생하지 않았다. 고혈당, 피부반응 또는 피부감염, 두드러기 등 기기 관련 이상반응이 일부 보고됐지만 두 군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AID는 연구 기간의 94%에서 활성 상태였다. 

이와 함께 AID군에 속한 소아청소년과 성인 모두 TIR 개선이 즉시 나타났고 연구 기간에 지속됐다. 

▲(좌부터)오픈소스 인공췌장 활동을 처음 시작한 Dana Lewis 연구원, 뉴질랜드 오타고대학 Martin de Bock 교수.
▲(좌부터)오픈소스 인공췌장 활동을 처음 시작한 Dana Lewis 연구원, 뉴질랜드 오타고대학 Martin de Bock 교수. ADA 제공.

당뇨병 환자이자 오픈소스 인공췌장 활동을 처음 시작한 Dana Lewis 연구원은 "연구 시작 시 TIR이 가장 낮았던 환자군에서 TIR이 가장 크게 개선됐음을 확인했다"며 "이전 치료에 따른 예후와 관계없이 오픈소스 AID 시스템을 사용하길 원하는 많은 당뇨병 환자가 혜택을 얻을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뉴질랜드 오타고대학 Martin de Bock 교수는 "오픈소스 AID 시스템이 아직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지 않았지만, 전 세계에서 많은 환자가 이를 사용해 당뇨병을 관리하고 있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오픈소스 AID 시스템이 효과적이고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혈당 관리 개선을 위한 오픈소스 AID 시스템 사용을 지지하는 근거"라고 밝혔다. 

한편 연구팀은 오픈소스 AID 시스템을 사용한 모든 참가자를 대상으로 6개월 연장기를 갖고 추적관찰 중이다. 이 결과는 향후 열릴 유럽당뇨병학회(EASD) 연례학술대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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