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선관위, 27일 오후 의협회관에서 제42대 후보자 정견발표회 개최
후보들, 정부 의협 패싱 막고 의대 증원 저지하겠다 약속
정운용 후보, 공공의료 강화 강조

대한의사협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오후 의협회관에서 제42대 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합동설명회를 주최했다. (좌측부터 박명하, 주수호, 임현택, 박인숙, 정운용)
대한의사협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오후 의협회관에서 제42대 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합동설명회를 주최했다. (좌측부터 박명하, 주수호, 임현택, 박인숙, 정운용)

[메디칼업저버 박서영 기자] 전공의 집단 행동으로 인해 의료 공백이 심각한 가운데,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오후 의협회관에서 제42대 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 합동 설명회를 주최했다.

신임 회장에 출사표를 내민 후보들은 위기 타개를 위해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 개편, 공공의대 신설 추진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박명하 “리더십 검증됐다고 생각…정부의 의협 패싱 막겠다”

기호 1번 박명하 후보는 새로 선출된 회장은 비대위를 이어 앞으로 3년간 이 난극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 의업분업 투쟁 당시 젊은 의사로 참여했으며, 서울시의사회 회장 등을 역임했던 본인이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박 후보는 회장 당선 시 △존중받는 의사·의협 △의사들이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는 진료환경 구축 △의협 조직 강화 △정부의 의협 패싱을 막고 행동하는 의협으로 거듭나기 △의협 내부 화합을 위한 적극적 역할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주수호 “강력 투쟁 전개·한방보험 분리 등 추진”

기호 2번 주수호 후보는 본인이 제35대 의협회장을 맡으며 충분한 경험과 리더십을 갖췄다고 자평했다.

당선 시 주도적 의협을 만들겠다는 게 주 후보의 주요 공약이다. 이를 위해 △강력한 투쟁 전개 △수가 결정 구조 개혁 △부당한 형사 처벌 및 배상 책임 부담 해소 △한방보험 분리 등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국민으로부터 호응받는 의협을 만들겠다며, 투쟁 승리를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임현택, 회원 문제 가장 먼저 나서서 해결하겠다 강조

기호 3번 임현택 후보는 본인이 10년 전까지만 해도 충남 아산에서 소아과 의원을 하던 평범한 의사였으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현지 조사 등의 사례를 통해 대중 앞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몸 담고 있는 소아청소년과의사회에서도 의사 회원들의 문제 제기 해결을 통해 98.4%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회원이 힘든 일을 해결하는 게 의협의 가장 1순위 업무다. 저는 이걸 잘할 자신이 있다”며 “이제는 정말 의협이 바뀌지 않으면 이 나라 의사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가 후진국으로 떨어진다. 모든 의사와 함께 이 난국을 헤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오후 의협회관에서 제42대 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합동설명회를 주최했다. (좌측부터 박명하, 주수호, 임현택, 박인숙, 정운용)
대한의사협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오후 의협회관에서 제42대 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합동설명회를 주최했다. (좌측부터 박명하, 주수호, 임현택, 박인숙, 정운용)

 

박인숙, 국회의원 경력 강조…필수의료 패키지 원점 전환

기호 4번 박인숙 후보는 국민들이 정부와 언론에 세뇌돼 의사 집단을 혐오하고 있다며, 이는 마녀 사냥의 극치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억울하지만 총선 후까지는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며 “당장은 의대 증원 저지와 필수의료 패키지 원점 논의가 목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의사들이 본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건강한 건보 재정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치로 풀어야 한다며, 국회의원 출신인 본인이 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 후보는 “저는 감염병법, 환자 안전법 등을 발의했고 통과시켰다”며 “의협회장 당선 시 의대 증원과 의대 신설을 저지하고 필수의료 패키지를 원점으로 돌리겠다. 또 의협회장의 투명한 법인카드 사용도 약속한다”고 말했다.

 

정운용, 행위별 수가제 한계 지적…주치의제 등 의료개혁 강조

기호 5번 정운용 후보는 유일하게 의대 증원을 찬성했다. 다만 윤석열 정부가 지역의사제나 공공병원 확대 등 공공의료에 대한 방안 없이 무작정 2000명을 증원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의료 위기는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정당이 의료를 산업화하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이렇다 보니 의사들은 이익을 쫓지 않을 수 없는 환경에 내몰렸고, 의협 역시 정부와의 토론보다는 수가 투쟁 위주로 의견을 개진해왔다는 설명이다.

정 후보는 “근본적으로 현재의 행위별 수가제로는 오래 갈 수 없다”며 “주치의제를 중심으로 한 큰 틀의 의료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의협이 민주적인 전문가 단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려면 실손보험 이익을 줄이고, 수도권의 대규모 상종 신설도 저지해야 하고, 의사를 증원함으로써 노동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건정심 위원 구조 개편해야 한다 목소리도

한편 이들 후보는 건정심 구조도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성위원 24명 중 3명만이 의사이며, 이는 뒤집어진 운동장이라는 것이다.

박인숙 후보는 독일식으로 수요자 5명, 공급자 5명, 이외 3명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워낙 저항이 심해서 해당 방안은 논의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임 후보 역시 일본은 의사와 공단이 일대일로 수가를 결정한다며, 우리나라 역시 그렇게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 후보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수가 상승 퍼센트가 물가보다 못하기도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의사 수입도 해마다 물가보다 높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정부의 대규모 재정 투자를 요구하고 공공의료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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