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AURA2 임상3상,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효능·안전성 평가
타그리소+항암화학군, 단독요법군보다 무진행 생존기간 8.8개월 연장

▲미국 다나-파버 암 연구소 Pasi A. Janne 교수는 9~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세계폐암학회 국제학술대회(WCLC 2023)에서 타그리소와 항암화학 병용요법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 FLAURA2 임상3상 결과를 공개했다.

[싱가포르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가 항암화학 병용요법 시 치료 혜택을 입증하며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로서 입지를 강화했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타그리소와 항암화학 병용요법의 효능 및 안전성을 타그리소 단독요법과 비교한 결과,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8.8개월 유의미하게 연장됐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는 EGFR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타그리소를 가장 높은 등급으로 권고하는 가운데, 이번 결과에 따라 환자에게 타그리소 기반의 두 가지 치료옵션 중 하나를 선택해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FLAURA2로 명명된 이번 임상3상 결과는 9~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세계폐암학회 국제학술대회(WCLC 2023)에서 공개됐다.

▲FLAURA2 임상3상 결과는 9~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세계폐암학회 국제학술대회(WCLC 2023)에서 베일을 벗었다.
▲FLAURA2 임상3상 결과는 9~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세계폐암학회 국제학술대회(WCLC 2023)에서 베일을 벗었다.

1세대 EGFR-TKI+항암화학 추가 혜택 입증…타그리소는?

3세대 EGFR-타이로신 키나제 억제제(TKI)인 타그리소는 FLAURA 임상연구에서 1세대 EGFR-TKI(게피티닙 또는 얼로티닙)와 비교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PFS 및 전체 생존기간(OS)을 연장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타그리소는 NCCN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EGFR 변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1차 치료 선호요법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에 더해 1세대 EGFR-TKI는 항암화학 병용요법으로 추가 혜택을 얻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 아울러 일본에서 진행된 OPAL 임상2상에 의하면, 치료경험이 없는 EGFR 변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타그리소와 백금/페메트렉시드 기반 항암화학 병용요법 시 PFS(중앙값)가 31개월에 도달하는 긍정적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타그리소와 항암화학 병용요법의 유효성 및 안전성은 무작위 연구에서 평가되지 않았다. 

FLAURA2 임상3상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1차 치료로서 타그리소 단독요법과 타그리소+백금/페메트렉시드 기반 항암화학 병용요법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하고자 진행된 다국적 오픈라벨 무작위 연구다. 타그리소가 FLAURA에서 1세대 EGFR-TKI와 비교해 긍정적 결과를 얻어 이번 연구가 이뤄졌다.

BICR 평가 PFS 9.5개월 연장…뇌전이 환자 결과도 긍정적

▲미국 다나-파버 암 연구소 Pasi A. Janne 교수.
▲미국 다나-파버 암 연구소 Pasi A. Janne 교수.

연구에는 국소 진행성(3B~3C기) 또는 전이성(4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557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타그리소+항암화학 병용요법군(타그리소+항암화학군, 279명)과 타그리소 단독요법군(타그리소군, 278명)에 1:1 무작위 배정됐다. 

타그리소+항암화학군은 타그리소(1일 1회 80mg)와 함께 항암화학요법(페메트렉시드(500mg/㎡)+카보플라틴(AUC5) 또는 시스플라틴(75mg/㎡))을 3주 간격으로 4주기 동안 진행한 이후 유지요법으로 타그리소와 페메트렉시드를 3주 간격으로 받았다.

타그리소군은 1일 1회 80mg을 복용했다. 중추신경계(CNS) 등 뇌전이를 동반한 환자는 타그리소+항암화학군 42%, 타그리소군 40%으로 비슷했다.

분석 결과, 연구자가 평가한 PFS(중앙값)는 타그리소+항암화학군이 타그리소군과 비교해 8.8개월 더 개선됐다. 타그리소+항암화학군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도 타그리소군보다 38% 유의하게 낮았다(HR 0.62; P<0.0001). 

이 같은 결과는 눈가림으로 이뤄진 독립적 중앙 검토위원회(BICR) 평가와도 일치했다. 타그리소+항암화학군의 PFS는 타그리소군보다 9.5개월 더 연장됐다.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은 타그리소+항암화학군이 38% 의미 있게 낮았다(HR 0.62; P=0.0002).

타그리소+항암화학군의 PFS 개선 결과는 성별, 인종, EGFR 변이 유형, 흡연력, CNS 전이 등 사전에 정의한 모든 하위군 분석에서도 일관되게 관찰됐다.

특히 CNS 등 뇌전이가 있는 환자의 PFS는 타그리소+항암화학군이 24.9개월, 타그리소군이 13.8개월로, CNS 전이가 있는 환자에서도 병용요법이 긍정적 결과를 얻었다다. 

폐암은 CNS 전이가 흔한 암종 중 하나로, 전통적 전뇌방사선요법(WBRT) 진행 시 생존 혜택이 미미하고 삶의 질도 저하된다는 한계가 있다. 이번 결과는 타그리소+항암화학 병용요법을 예후가 좋지 않은 CNS 전이가 있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옵션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 

EGFR 변이에 따른 PFS는 Ex19del이 있다면 타그리소+항암화학군 27.9개월, 타그리소군 19.4개월, L858R 변이가 있다면 각 24.7개월과 13.9개월로 모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분석 시점에 OS 데이터는 아직 미성숙했지만, 타그리소+항암화학군에 유리한 경향성이 관찰됐다. 

연구자가 평가한 종양반응의 경우 대상병변 크기의 최고 백분율 변화(중앙값)가 타그리소+항암화학군 52.6% 감소, 타그리소군 50% 감소로 조사됐다. 객관적 반응률은 타그리소+항암화학군 83.2%로 타그리소군 75.5% 대비 높았다. 

전체 타그리소 노출 기간(중앙값)은 타그리소+항암화학군이 22.3개월, 타그리소군이 19.3개월이었다. 안전성 분석에서 타그리소+항암화학군의 내약성은 일반적으로 좋았고 이상반응은 관리 가능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다나-파버 암 연구소 Pasi A. Janne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진행성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관리의 유의미한 진전"이라며 "FLAURA2는 타그리소와 백금/페메트렉시드 기반 항암화학 병용요법이 새롭고 유망한 1차 치료옵션으로서 환자 예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CNS 반응 및 진행, 진행 후 평가지표, 후속 치료, ctDNA 분석 등을 포함한 추가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술대회에 참석한 삼성서울병원 이세훈 교수(혈액종양내과)는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는 타그리소 투약 이후 반응이 충분하지 않은 환자에게 항암화학요법을 함께 진행하는, 병용요법을 하는 경우가 많다. 타그리소를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개념이 있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CNS나 L858R 변이가 있는 등 두 약제를 함께 써야 할 예후가 나쁜 환자가 있음에도 규정에 따라 진행할 수 없다는 치료 미충족수요가 있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두 약제를 병용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은 국내 의료진에게 기뻐할 만한 소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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