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그리소 VS 렉라자+리브리반트, 왕좌 겨루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2023년 계묘년(癸卯年) 한 해가 저물고 있다. 본격적인 엔데믹이 시작된 2023년은 글로벌 제약업계가 다시금 신약 개발을 시작하게 만든 디딤돌이 된 한 해였다.

항암·희귀질환 분야에서는 엔데믹이 시작되면서 중단했던 연구를 재개하거나, 또는 기존 임상시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방식으로 치료가 어렵거나 미충족 수요가 있는 질환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특히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한 약물들은 적응증 확대에 나서며 ‘올커머’에 도전했고, 이를 견제하기 위한 신약도 개발됐다.

아울러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당시 주목받은 mRNA 기술을 항암제 영역에 접목하거나 평생 약을 복용해야 했던 질환에 이른바 ‘원샷’ 치료제가 개발되기도 했다.

① 항암 분야 주목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② 암 백신, 그리고 혈우병 원샷 치료제 등장 

아스트라제네카 3세대 EGFR TKI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는 항암화학요법과의 병용으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환경에서 입지를 강화했다.

현재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는 타그리소 단독요법을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가장 높은 등급으로 권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타그리소와 항암화학 병용요법의 효능과 안전성을 타그리소 단독요법과 비교한 임상3상 FLAURA2 연구 결과가 공개된 것.

연구 결과, 타그리소+항암화학요법은 타그리소 단독요법에 비해 무진행생존(PFS)을 유의미하게 연장했다.

연구자가 평가한 PFS 중앙값은 타그리소+항암화학요법군이 타그리소 단독군에 비해 8.8개월 더 개선,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8% 유의미하게 낮췄다(HR 0.62; P<0.0001). 

이 같은 결과는 독립적 중앙 검토위원회(BICR) 평가에서도 일치했다. 타그리소+항암화학요법군은 타그리소 단독군 대비 PFS를 9.5개월 더 연장했다(HR 0.62; P=0.0002). 

특히 타그리소+항암화학요법의 이점은 EGFR 변이 유형, 흡연력, 중추신경계(CNS) 전이 등 하위군 분석에서도 일관됐다.

중추신경계(CNS) 등 뇌전이 환자의 PFS는 타그리소+항암화학요법군이 24.9개월로, 타그리소 단독군 13.8개월과 비교해 긍정적이었다. 

EGFR 변이에 따른 PFS는 엑손19 결손이 있는 경우 타그리소+항암화학요법군이 27.9개월, 타그리소 단독군이 19.4개월로 집계됐고, L858R 변이가 있는 경우 각각 24.7개월, 13.9개월로 모두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안전성 분석에서 타그리소+항암화학요법군의 내약성은 일반적으로 좋았고, 이상반응도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다.

얀센과 유한양행은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와 렉라자(레이저티닙) 병용요법으로 타그리소를 넘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새로운 표준치료 자리를 노리고 있다. 

양사는 올해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3상 MARIPOSA, MARIPOSA-2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두 임상3상 중 주목할 연구는 MARIPOSA다. 이 연구는 치료력이 없는 EGFR 변이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을 1차 치료인 타그리소 단독요법과 비교했기 때문이다. 

22개월(중앙값) 추적관찰 결과, PFS 중앙값은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군이 23.7개월, 타그리소 단독군이 16.6개월로 집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0% 유의하게 낮췄다(95% CI 0.58~0.85; P<0.001).

객관적 반응률(ORR)은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군이 86% 타그리소 단독군이 85%로 비슷했지만, 반응을 보인 환자의 반응지속기간(DOR)은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군이 25.8개월로, 타그리소 단독군 16.8개월보다 길었다.

이상반응 발생률은 설사를 제외하고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군이 타그리소 단독군에 비해 높았다. 약물 투여를 중단한 비율은 각각 10%, 3%였다.

정맥혈전색전증 발생률은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군이 37%로 타그리소 단독군 9% 보다 높았고, 주로 초기에 발생했다. 다만, 보고된 정맥혈전색전증은 대부분 1~2등급이었고, 항응고제로 관리 가능했다. 간질성 폐질환(ILD) 발생률은 두 군 모두 비슷한 수준으로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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