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그리소+항암화학요법, FLAURA2 임상서 PFS 개선...렉라자도 도전장
MARIPOSA∙CHRYSALIS 임상서 유효성 확인 중인 렉라자+리브리반트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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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타그리소(오시머티닙) 간 맞대결이 병용요법에서도 치열해지고 있다. 

타그리소는 FLAURA2 임상에서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과 병용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 중이다. 최근 공개된 탑라인에 따르면 긍정적인 임상결과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양행과 얀센은 MARIPOSA, CHRYSALIS 임상을 통해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의 유효성을 점검하고 있다. 

타그리소와 마찬가지로 렉라자는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과의 병용 가능성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단독요법이 표준치료요법(SoC)인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시장에 병용요법이 자리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1차 치료제 선택에선 부작용, 병원 방문 빈도, 삶의 질 등 환자의 종합적인 부분이 고려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과 병용해 유효성 확인 중인 타그리소...

1차에 병용요법 쓰면 내성 후 '치료제 부족' 목소리도

아스트라제네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
아스트라제네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

단독요법으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 2차 치료라인에 허가받은 타그리소는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과 병용가능성을 확인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진행 중인 FLAURA2 임상3상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타그리소와 시스플라틴 등 세포독성 항암제를 함께 투여한 뒤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효과를 비교하는 연구다.

임상은 EGFR 변이 국소진행성(2B~3C기) 또는 전이성(4기)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 586명을 타그리소 80mg 단독 투여군과 타그리소 80mg+알림타(성분명 페메트렉시드)+시스플라틴/카보플라틴에 무작위 배정해 진행됐다. 

회사 측에 따르면 타그리소+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은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1차 목표점으로 설정한 무진행생존(PFS)을 개선했다. 

이상반응으로 인해 연구를 중단한 환자 비율은 이전 연구에서 나타난 것과 일치했다. 자세한 결과는 추후 진행되는 학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임상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처방 기준이 병용요법으로 옮겨갈 수 있어 중요하다고 평가된다. 

특히 타그리소와 마찬가지로 렉라자도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과의 병용 가능성을 확인한다는 계획이 있어 주목된다. 지난 10일 열린 렉라자 허가 변경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공개 된 바 있다.  

다만,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을 1차 치료 차수에서 활용할 경우 비소세포폐암 치료제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EGFR 변이 표적치료제는 1~2세대 TKI 사용 후 재조직검사를 통해 T790M인 환자에게 3세대 TKI를, 음성인 환자에게 알림타+카보플라틴/시스플라틴이 표준요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3세대 TKI가 1차 치료제로 들어설 경우엔 2차 치료로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이 주로 활용되는데, 이들을 모두 1차에 사용하면 치료옵션이 부족해진다. 도세탁셀이나 파클리탁셀 등 탁산 계열 약물, 항 PD-L1을 타깃하는 면역항암제 등만이 치료옵션으로 남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강진형 교수(종양내과)는 "표적치료제를 실패한 이후 어차피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인 알림타+시스플라틴/카보플라틴을 활용한다. 이 치료제들을 3세대 TKI와 결합하면 당연히 치료 효과는 좋다"라며 "다만, 치료제가 부족한 상황에서 미리 다음 차수 치료요법을 당겨 쓰면 TKI 내성 후 치료제가 부족하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렉라자, 리브리반트 더하면 화룡점정?

'환자 특성에 맞게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유한양행 렉라자∙얀센 리브리반트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유한양행 렉라자∙얀센 리브리반트

FLAURA 임상에서 타그리소 단독요법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1차 치료에서 PFS 중앙값 18.9개월을 기록했다. 

렉라자 단독요법은 이를 뛰어 넘었다. 렉라자는 LASER301 임상3상에서 PFS를 20.6개월 올렸다. 이는 1차 치료제로 활용되는 이레사(게피티니브)가 기록한 9.7개월 대비 2배가 넘는 수치였다. 

물론 직접적 비교는 어렵지만 같은 3세대 TKI라는 점과 유사한 적응증을 갖는 두 약제에서 작은 수치 차이는 의료진이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10일 열린 렉라자 허가 변경 기자간담회에서 연세암병원 조병철 교수(종양내과) 역시 이를 강조했다.

조 교수는 "타그리소와 렉라자 간 직접 비교 임상이 없어 간접적으로 비교할 수밖에 없다. PFS가 미세하게 차이 나지만 매일 환자를 보는 입장에선 그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라며 "특히 L858R 변이 환자는 예후가 매우 안 좋아 PFS를 연장했다는 결과는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렉라자+리브리반트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MARIPOSA 임상이 주목된다. MARIPOSA 임상은 타그리소 단독투여와 렉라자+리브리반트를 비교하기 때문이다. 

이미 단독요법으로 PFS 20.6개월 데이터를 확보한 렉라자는 또 다른 표적치료제인 리브리반트와 병용 시 임상적 혜택이 늘어날 가능성은 높다.

다만, 유효성 이외에도 환자에게 영향을 미칠만한 여러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경구제인 렉라자, 타그리소와 달리 리브리반트는 주사제다. 경구제에 주사제를 병용한다면 환자의 병원 방문 빈도도 늘어나고 독성, 부작용도 더 심해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길병원 안희경 교수(종양내과)는 "렉라자+리브리반트나 타그리소+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이 추후 유효성을 입증했다는 임상 결과가 나온다면 병용요법이 1차 치료제로 고려될 수 있다"면서도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병용요법이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병용요법이 단독요법 대비 부작용이 높을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치료에 있어서는 효과뿐만 아니라 부작용, 병원 방문 빈도, 삶의 질 등 환자의 종합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며 "어떤 환자에게 조기 병용요법이 이득이 많을 것인지에 대해서 앞으로 활발한 논의가 전개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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