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A, 리라글루타이드 및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비만약서 자살 충동 부작용 접수
EMA, GLP-1 제제 전체 조사도 고려...국내 학계 "연관성 찾기엔 일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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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박선혜 기자] 국내에서 비만 치료제 시장 선두를 다투는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와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을 투여 받은 환자가 자살 또는 자해 충동을 느낀다는 이상반응이 보고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유럽의약품청(EMA) 안전위원회는 아이슬란드 의약품청이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 삭센다와 오젬픽 투여 환자로부터 자살 또는 자해 충동 이상반응을 2건을 보고받고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유럽연합은 의약품 제품 정보에 자살 및 자해 충동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비만 치료제의 자살 및 자해 충동 이상반응은 민감한 사안 중 하나다. 

때문에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시장에 출시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처방 지침에 의료인이 환자의 자살 충동이나 행동에 대한 모니터링을 권장하도록 했다.

실제로 FDA 부작용보고시스템(FAERS)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경우 2018년 이후 환자 또는 의료인으로부터 보고된 자살 충동 이상반응은 60건으로 집계됐다. 리라글루타이드 성분은 2010년 이후 현재까지 접수된 같은 이상반응이 70건에 달한다.   

때문에 오젬픽과 삭센다는 임상연구 진행 당시 정신건강 병력이 있거나 자살 행동 이력이 있는 환자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또 사노피 아콤플리아(리노마반트)는 이상반응으로 나타난 자살 충동이 약물과의 인과 관계가 드러나면서 2008년 유럽에서 판매 중단됐다.

아울러 콘트라브(날트렉손/부프르미온), 큐시미아(펜타민/토피라메이트) 등 비만약도 제품 라벨에 자살 충동 위험 증가 경고문구가 부착돼 있다.

이에 EMA는 삭센다와 오젬픽의 주성분인 리라글루타이드, 세마글루타이드를 함유한 의약품을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특히 이번 이상반응 보고의 시작이 GLP-1 제제의 갑상선암 위험 모니터링 과정에서 드러난 만큼 GLP-1 제제 전체로 조사 확대 여부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오젬픽, 삭센다, 위고비 등을 보유한 노보노디스크 측은 "현재까지 자체적으로 안전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약물과 자살 및 자해 충동의 인과관계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내에 미칠 영향은?..."연관 짓기 이르다"

국내 전문가는 약제와 자해 또는 자살 충동간 연관성을 확정 짓기엔 이르다는 입장이다. 

비만한 환자는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체중이 크게 빠지면서 자해 또는 자살 충동 등 위험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A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비만대사수술 전 체중이 급격히 정신건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상담 이후 수술을 결정한다. 체중이 크게 줄어 달라진 신체이미지(body image)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며 "체중이 10% 이상 빠지는 약제다 보니 체중이 급격히 빠지면서 이미지가 달라져 그 자체를 견디기 힘들어하는 환자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또 비만한 환자는 주로 우울증을 동반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약제 관련 기존 연구에서 이 같은 위험이 보고되지 않았고, 유럽에서 보고된 사례는 총 3건이기에 아직 연관성을 확정 짓기 어렵다. 삭센다와 오젬픽 그리고 자살과 자해 충동 간 연관성이 있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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