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효과 작은 환자 대상 BARI-OPTIMISE, 삭센다로 8% 체중 감량 효과 얻어
영국 연구팀 "수술 효과 불충분 환자 보조요법으로 삭센다 투약할 수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비만대사수술을 받았지만 체중 감량 효과가 작은 비만 환자는 GLP-1 수용체 작용제(이하 GLP-1 제제)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 3.0mg)로 추가 조절 혜택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BARI-OPTIMISE 무작위 연구 결과, 비만대사수술 후 체중 조절 효과가 좋지 않은 환자는 삭센다 1일 1회 투약 시 약 8%의 추가 체중 감량 효과를 얻었다. 이와 함께 삭센다는 안전하고 내약성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 4명 중 1명은 체중 감량 효과가 20% 미만인 것으로 조사되는 가운데, 이들은 체중 감량 목표치에 도달하려면 추가 관리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비만대사수술을 받았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의 보조요법으로 삭센다를 투약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 

연구 결과는 JAMA Surgery 7월 2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BARI-OPTIMISE,

수술 후 추가 체중 조절 필요 환자 대상 무작위 연구

비만대사수술 후 체중 감량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면 식욕이 증가하고 순환하는 GLP-1 수치가 낮아지는 등 부적절한 장 호르몬 문제가 나타난다. 이 때문에 GLP-1 제제는 비만대사수술 후 체중 감량 혜택이 크지 않은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2019년 발표된 삭센다와 같은 성분이지만 용량이 낮고 항당뇨병제로 쓰이는 빅토자(리라글루타이드 1.8mg)의 GRAVITAS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지속성 또는 재발성 2형 당뇨병 환자는 빅토자 투약 후 26주째 체중이 줄었고 혈당이 개선됐다. 

비만대사수술 후 투약하는 리라글루타이드 성분 약제의 효과가 확인되면서 리라글루타이드 3.0mg, 즉 삭센다의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비무작위 연구가 진행됐고 긍정적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비만대사수술을 받았으나 체중 감량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삭센다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한 무작위 연구는 없었다.

BARI-OPTIMISE 임상연구는 비만대사수술 후 추가 체중 조절이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삭센다 치료에 따른 체중 변화율을 평가해 위약 대비 우월성을 확인하고자 진행됐다.

24주째 체중 변화율, 삭센다군 -8.82% vs 위약군 -0.54%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2018년 10월~2019년 11월 영국 런던에 소재한 2곳 병원에서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후 최소 1년이 지났고 수술 직후 체중 감량 효과가 20% 미만이며 영양 자극에 의한 GLP-1 반응이 충분하지 않은 성인이 모집됐다.

1형 당뇨병, 중증 정신질환, 위장관질환, 심장질환, 신장질환 또는 대사질환을 동반했거나 인슐린 투여, GLP-1 제제 투약, 체중에 영향을 미치는 약제 사용 등에 해당하는 환자는 제외했다.

연구 기준을 충족한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 70명이 분석에 포함됐다. 평균 나이는 47.6세, 여성은 74%(52명), 2형 당뇨병 환자는 13%였다. 평균 체중은 120kg,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43kg/㎡로 비만했고, 57%의 BMI가 40kg/㎡ 이상이었다. 대다수 참가자인 93%가 위소매절제술을 받았고, 그 외에는 루와이 위우회술을 시행했다. 

전체 환자군은 삭센다 1일 1회 투약군(삭센다군, 35명)과 위약군(35명)에 1:1 무작위 배정돼 24주 동안 치료받으며 1일 500㎉ 에너지를 결핍하는 생활방식 중재를 병행했다. 연구 기간 동안 8명이 치료를 중단했고(각 4명), 삭센다군 2명, 위약군 1명이 추적관찰에서 제외됐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최종 대면평가에 참석할 수 없었던 환자는 삭센다군 3명, 위약군 7명이었다.

1차 목표점인 등록 당시 대비 24주째 평균 체중 변화율을 조사한 결과, 삭센다군(31명)은 8.82% 감소했으나 위약군(26명)은 0.54% 감소에 그쳤다. 삭센다군과 위약군의 평균 체중 변화율 차이는 8.03%(95% CI -10.39~-5.66; P<0.001)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

안전성 평가에서 확인된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위장관계 사건으로, 삭센다군 80%(28건), 위약군 57%(20건)로 확인됐다. 그러나 중증 이상반응 또는 치료 관련 사망 사례는 없었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한 비만대사수술 후 삭센다의 체중 감량 정도는 GRAVITAS에서 보고한 빅토자 효과보다 컸다. 두 연구에서 등록 당시 대비 5% 이상 체중 감량 도달률은 삭센다군 71.9%, 빅토자군 46%로 조사됐다.

이 같은 차이가 나타난 이유는 각 연구에 참여한 환자군 특징이 다를 뿐만 아니라 이번 연구에서 리라글루타이드 고용량을 투약하고 영양 자극에 의한 GLP-1 반응이 충분하지 않은 성인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증 비만 관리에 수술+약물 병용요법 기대

이번 연구는 비만대사수술 후 체중 감량 정도가 충분하지 않은 환자에게 삭센다를 보조요법으로 투약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는 의미가 있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Jessica Mok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만대사수술 후 체중 감량 효과가 작고 GLP-1 반응이 충분하지 않은 환자를 위한 보조요법으로 삭센다를 사용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삭센다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큰 새로운 장 호르몬 기반 비만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며 "비만대사수술 후 최적 체중 감량 효과를 얻지 못한 비만 환자에게 개별화된 관리전략을 제시하려면 이와 관련해 새로운 약제 효능을 평가하는 무작위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 따라 향후 중증 비만 환자 관리에 수술과 약물치료를 함께 시행하는 병용요법이 주목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핀란드 투르쿠대학 Paulina Salminen 교수는 논평을 통해 "BARI-OPTIMISE와 GRAVITAS에서 확인한 리라글루타이드 성분 약제 치료에 따른 긍정적인 대사 변화와 추가적인 체중 감량 효과는 중증 비만 환자를 위한 또 다른 치료옵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허혈성 심질환 치료 시 생활습관 중재, 위험요인 교정, 약물요법, 스텐트 이식, 심장 개복술 등 여러 치료가 종합적으로 이뤄지는 것처럼 중증 비만 관리도 이 같은 개념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강력한 효과를 가진 비만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비만대사수술과 비만치료제를 병용하는 전략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함으로써 향후 병용요법이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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