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센다 보다 체중 감량 효과 높인 마운자로
아일리아 대비 주사 횟수 줄인 바비스모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패러다임의 변화’, ‘혁신’. 이 말들은 그동안 신약이 탄생했을 때 제약업계와 임상현장에서 써왔던 말들이다. 기대를 한 몸에 받고 탄생한 신약들은 여러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임상진료 현장에서 자리 잡아갔고, 그럴수록 효능·효과와 안전성을 뒷받침 할 근거는 더 쌓였다. 신약 개발의 기반은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신약이 현장에 안착할수록 미충족 수요를 넘어 더 좋은 효능·효과를, 환자에게 더 편안한 약물 투여 방법과  안전성을 선사하기 위한 연구개발의 필요성은 커졌고, 이에 따라 개발된 신규 약물들은 기존 신약과 다른 무기를 들고 시장에서 이들을 위협 중이다.

본지는 창간 22주년을 맞아 새롭게 개발된 약물은 기존 신약에 비해 어떤 차별점을 갖고 있는지 효능효과, 안전성, 환자 편의성 등으로 나눠 전략을 점검했다.

① 신약을 넘어 더 나은 신약으로
② 환자 편의성과 안전성도 개선한 신약 등장

 

더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삭센다’에서 ‘마운자로’로

기존 향정신성 약물이 주도하던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14년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 3.0㎎)가 등장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삭센다는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리라글루타이드 성분을 이용한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수용체 작용기전을 가진 약물이다.

삭센다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으며 최초의 GLP-1 유사체 비만 신약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삭센다가 비만 치료제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던 데는 효능과 안전성 덕분이다. 실제 삭센다는 5358명의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4개의 연구로 구성된 SCALE 연구에서 체중 감소 효과를 비롯해 체중 감량 유지 효과를 입증했다.

연구는 2형 당뇨병이 없는 BMI 30㎏/㎡ 이상(고혈압 또는 고혈압이 동반됐을 경우 27㎏/㎡)인 환자를 삭센다 3㎎ 투여군과 위약군에 2:1 무작위 분류해 56주 치료 효과를 비교했다. 두 군 모두 저칼로리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했다.

56주 시점에 평가한 결과, 체중은 삭센다군 8.4㎏, 위약군 2.8㎏ 감소했다. 뿐만 아니라 삭센다군의 92%가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비율은 각각 63.2%, 27.1%였고, 10% 이상 감소한 비율은 각각 33.1%, 10.6%로 유의미한 차이를 유지했다. 15% 초과 감소 환자 비율은 삭센다군이 14.4%에 달했다(위약군 3.5%).

체중 감소 효과뿐만 아니라 혈당 및 혈압 조절에서도 효과를 보였다. 56주 후 삭센다군은 당화혈색소(A1c)가 평균 0.3% 감소한 반면, 위약군은 0.06% 줄었다. 공복혈당 역시 각각 평균 7.1㎎/dL, 0.1㎎/dL 감소했다.

모든 GLP-1 제제의 부작용으로 알려진 급성 췌장염은 삭센다군 10건을 포함해 총 12건(위약군 2건)이 발생했다. 이 중 11건은 경증이었고, 1건은 중등도~중증이었다.

설문지를 기반으로 우울증 또는 자살행동 점수를 평가한 결과에서도 삭센다군은 위약군 대비 차이가 관찰되지 않아 신경정신적 안전성도 양호했다.

삭센다가 주도하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가 전례 없는 체중 감량 효과로 게임 체인저로 등장했다.

마운자로는 GLP-1 제제 중에서 GLP-1과 포도당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펩타이드(GIP) 수용체에 동시 작용하는 최초의 약물이다. 때문에 GLP-1 단일제보다 체중감량 효과가 더 높게 나타난다.

실제 임상3상 SURMOUNT-1 연구 결과, 마운자로 최대 용량 투약 시 체중이 20% 감소했다. 평균 체중 20% 감량 효과를 입증한 약물은 마운자로가 처음이다. 아울러 마운자로 투여군의 약 90%는 체중을 5% 이상 감량했다.

연구에는 2형 당뇨병이 없고 BMI가 30㎏/㎡ 이상이거나 동반질환이 하나 이상 있는 과체중 성인 2539명이 모집됐다. 환자들은 마운자로 5㎎, 10㎎, 15㎎ 투여군과 위약군에 각각 배정돼 72주 동안 치료받았다.

치료 72주째 전체 환자군을 대상으로 평균 체중 감소율을 분석한 결과, 마운자로 5㎎군은 15%, 10㎎군은 19.5%, 15㎎군은 20.9%로 나타난 반면, 위약군은 3.1%에 그쳤다.

치료 완료 환자군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마운자로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5㎎군 16%, 10㎎군 21.4%, 15㎎군 22.5%로 집계된 반면, 위약군은 2.4%에 불과했다.

전체 환자군 분석에서 체중 5% 이상 감소 도달률은 마운자로 5㎎군 85.1%, 10㎎군 88.9%, 15㎎군 90.9%였다. 치료 완료 환자군 분석에서는 각각 89.4%, 96.2%, 96.3%로 10명 중 약 9명이 체중 5% 이상 감소 혜택을 얻었다. 위약군의 체중 5% 이상 감소 도달률은 전체 환자군 분석 시 34.5%, 치료 완료 환자군 분석 시 27.5%로 나타났다. 

아울러 체중 20% 이상 감소 도달률은 전체 환자군 분석에서 마운자로 5㎎군 30.0%, 10㎎군 50.1%, 15㎎군 56.7%, 위약군 3.1%였고, 치료 완료 환자군 분석에서 각 31.6%, 55.5%, 62.9%, 1.3%로 조사됐다.

체중 25% 이상 감소 도달률은 마운자로 5㎎군 16.5%, 10㎎군 35.0%, 15㎎군 39.4%, 위약군 0.3%였다. 

마운자로는 모든 심장대사 지표도 개선했다. 등록 당시 당화혈색소는 5.6%였고 치료 후 마운자로 5㎎군 0.4%, 10㎎군 0.49%, 15㎎군 0.51% 감소했다. 위약군은 0.07% 감소에 그쳤다. 

공복혈당은 위약군이 등록 당시보다 0.86㎎/dL 증가했으나 마운자로 5㎎군은 7.73㎎/dL, 10㎎군은 9.73㎎/dL, 15㎎군은 10.55㎎/dL 줄었다. 공복 인슐린은 위약군 9.7%, 마운자로군 46.9% 감소했다.

다른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와 유사한 안전성 및 내약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메스꺼움, 설사, 변비 등 위장관계 부작용으로, 대부분 경증도~중등도였으며 주로 용량 증량 시 나타났다.

 

‘주사 횟수 감소’ 경쟁 중...아일리아와 바비스모

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nAMD)은 대표적 노인성 질환으로, 시력 저하로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기에 대부분 시력 유지가 치료의 중점이다.

과거 nAMD 치료는 일정한 주기로 투여하는 고정주기요법이나, 매달 모니터링을 통해 악화 소견이 발견되면 주사를 투여하는 PRN 요법이 주로 사용됐다.

최근 환자 상태에 맞춰 최적의 치료 주기를 찾는 환자 맞춤 치료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2013년 국내 출시된 항VEGF 주사제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가 있다.

아일리아는 임상3상 VIEW1, VIEW2 연구로, 대조약인 루센티스(라니비주맙)와 시력을 유지한 환자 비율을 비교 평가했다.

연구 결과, 치료 52주차 아일리아군의 시력 유지 비율은 95%, 루센티스군은 94%로 비열등성을 입증, 1차 목표점을 달성했다.

안전성 프로파일도 대체로 양호했다. 두 연구의 모든 치료군에서 안과적, 비안과적 이상사례 발생률은 비슷했다.

두 연구 결과를 통해 첫 3달 동안 매달 투여 후 2달에 한 번 투여로 기존 치료제였던 루센티스와 동등한 효과를 보인 것이다. 이는 환자의 치료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됐다.

아울러 임상3상 ALTAIR 연구는 환자 상태에 맞춰 주사를 투여하는 T&E 요법 허가의 근간이 됐다.

연구 결과를 보면 2주 간격 투여군은 베이스라인 대비 평균 9글자, 4주 간격 투여군은 평균 8.4글자 개선을 보이며 기존 고정주기요법과 유사했다. 또 총 96주의 연구기간 동안 아일리아군 약 60%가 12주 이상 주사 간격을 유지했고, 전체 환자의 40%는 16주 주사 간격을 유지했다.

또 16주 간격으로 연장한 환자 중 80% 이상의 환자가 96주까지 주사 간격을 유지해 두 투여군 모두 96주 차에서 평균 주사 횟수가 10.4회로 고정주기 요법보다 적었다. 

이상반응은 VIEW1, VIEW2 연구에서 보고된 것과 비슷하게 나타나면서 아일리아는 T&E 요법으로 기존 고정주기 요법의 시력 개선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최장 16주까지 주사 간격을 연장할 수 있었다.

이 같은 nAMD 치료 패러다임은 환자에게 주사를 투여하는 횟수를 줄이는 것을 중점으로 발전하고 있다. 환자 안구 내에 직접 주사하는 방식인 만큼 환자들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어서다.

결국 보다 적게 주사하고, 보다 오랜 기간 동안 주사하지 않을 수 있도록 효능효과를 지닌 약물 개발의 필요성이 높았던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로슈는 안과질환 최초의 이중특이항체 바비스모(파리시맙)를 출시했다. 바비스모는 기존 치료제가 타깃하는 VEGF-A와 망막 혈관 안전성을 저해하는 안지오포이에틴-2(Ang-2)까지 함께 억제, nAMD의 발병 요인을 포괄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이다.

바비스모는 16주 간격 투여가 가능해 적은 횟수의 주사 투여로 환자의 치료 부담을 줄인 게 강점이다.

바비스모는 nAMD 치료에서 아일리아와 비교한 TENAYA, LUCERNE 연구를 통해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연구 결과, 치료 12개월 차에 최대 16주 간격 바비스모 치료는 8주 간격 아일리아 치료와 비열등한 수준의 시력 개선 효과를 보였다. 또 치료 12개월차 바비스모군의 약 80%는 12주 이상 투여 간격을 유지했다. 최근 공개된 24개월차 결과에서는 80% 이상 환자가 12주 이상 투여 간격을 유지했고, 약 60% 이상이 16주 투여 간격을 유지했다.

두 연구 모두에서 바비스모군은 황반중심두께가 베이스라인 대비 감소했고, 이는 아일리아군과 유사했다.

두 연구 모두에서 새로운 이상반응은 나타나지 않았고, 아일리아와 내약성이 유사했다. 바비스모군에서 발생한 흔한 이상반응은 백내장, 결막 출혈, 안압 상승, 유리체 부유물, 눈 통증, 망막색소상피열상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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