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울아산병원 이주용 교수(안과)

서울아산병원 이주용 교수(안과)는 바비스모의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면,  연령관련 습성 황반변성 치료에 가장 먼저 고려할 약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 이주용 교수(안과)는 바비스모의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면, 연령관련 습성 황반변성 치료에 가장 먼저 고려할 약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고령화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nAMD) 치료와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nAMD는 중심시력을 이루는 황반에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자라 변성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중장년층 실명의 주요 원인인 3대 질환 중 하나로, nAMD가 발생하면 신생혈관에 의해 진물, 부종, 출혈 등이 나타나며 방치하면 단기간에 실명에 이를 수 있다.

현재 국내 nAMD 유병률은 70대가 32.9%로 가장 많고, 60대 31.6%, 80대 18.6% 순이다. 특히 한국은 오는 202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인 만큼 nAMD 유병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nAMD는 기존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억제제(anti-VEGF)로 치료한다. 그러나 기존 치료제는 평균 1~3개월에 한 번 안구에 직접 투여해야 임상적 효과를 유지할 수 있어 환자의 부담이 컸다. 이는 투여 간격을 연장해 치료 효과를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치료옵션의 미충족 수요로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바비스모(성분명 파리시맙)가 국내 허가를 받으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바비스모는 안과질환 최초의 이중특이항체 치료제로, 기존 치료제 대비 절반의 투여 횟수로 환자의 시력을 유지 및 개선하는 효과를 입증했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이주용 교수(안과)는 "바비스모가 리얼월드에서도 연구에서 나타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한다면 nAMD 치료에 가장 먼저 고려할 약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nAMD 치료법은 무엇인가.

기존에는 anti-VEGF 주사제가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기존 약물들은 치료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한계 때문에 T&E(Treat and Extend) 요법을 활용했다. 첫 치료를 시작한 후 환자 상태가 안정되면 주사 간격을 연장하고, 기대만큼 효과가 없거나 상태가 악화되면 치료 간격을 좁히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같은 치료옵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보다 나은 효과를 가진 새로운 치료옵션이 등장하고 있다.

최근 국내 허가된 바비스모는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A(VEGF-A)를 억제할뿐 아니라 비정상적인 혈관 성장을 억제하는 안지오포이에틴-2(Ang-2)를 동시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이다.

- 바비스모의 특징은 무엇인가.

현장 케이스가 더 쌓여야 정확히 알 수 있지만,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존 치료 대비 치료 효과가 보다 오래 지속돼 연간 투여 횟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환자들은 안구에 직접 주사한다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심리적 두려움도 크게 작용한다. 치료 초기에는 막연한 두려움이라면, 치료가 지속될수록 다음 단계가 부담이 되기도 한다.

이와 함께 환자가 가진 특성이 다르거나, 다른 기전으로 인해 질병이 진행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경우 더 나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바비스모는 nAMD를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인 VEGF-A는 물론 Ang-2도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이다. 기존 nAMD 치료는 VEGF-A 주사제로 치료하는데, 이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반응이 없는 경우가 있다.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를 평가하는 지표는 시력, 망막 상태 변화, 광간섭 단층촬영기술을 이용한 해부학적 변화 등인데, 각각의 지표에 개선이 없다면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치료제 교체 시점이라고 판단한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2~3차 치료에도 직전과 큰 차이가 없는 상태가 2회 이상 확인되면 반응이 떨어진다고 본다. 이런 경우 다른 기전의 약물로 전환하면 더 나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투여간격 이외에 주목할 연구 결과가 또 있나.

주목할 부분은 해부학적 개선 효과다. nAMD는 망막 형태에 해부학적 변화가 생긴다. 형태가 변하면 일시적으로 시력이 떨어진다고 느낄 수 있고, 정중앙은 보이지 않는 증상, 즉 중심 암점을 겪기도 한다.

nAMD의 중요한 치료 목표는 해부학적 호전, 기능 회복 등을 함께 개선하는 것이다.

망막 변형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 해부학적 개선이 되더라도 기능 회복은 되지 않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형태 변화가 있다면 가능한 빨리 해부학적 개선을 유도하는 게 의미 있는 치료다. 

이런 의미에서 바비스모는 신속한 해부학적 개선 효과를 보인다는 점은 고무적인 결과다. 

- 바비스모는 아직 비급여다. 

바비스모에 관심을 보이는 환자, 보호자들이 있다. 바비스모는 국내 허가를 받긴 했지만, 아직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실질적인 사용은 어려운 상황이다.

nAMD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는 가장 효과적인 약물을 먼저 사용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아직까지는 기존 약물들이 주로 사용되지만, 연구를 통해 확인된 바비스모의 효과와 안전성이 리얼월드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난다면 nAMD 환자에게 가장 먼저 사용하는 약물은 바비스모가 될 것으로 본다.

- nAMD 치료환경 개선도 필요할 것 같다.

환자 입장에서 유연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현재 시력평가 기준은 0.1 이상인 경우에만 보험급여가 적용되고, 그 이하는 적용되지 않는다. 시력이 0.1 이하로 떨어진 경우 약물을 활용해도 회복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는 치료 경과, 실제 치료 반응, 증상 호전 등 상태 개선 형태를 보이는 경우를 고려하지 않은 채 시력 만으로 보험급여 여부를 판단한 게 다소 아쉽다.

건강보험 급여 범위를 여유 있게 해 환자와 의료진 모두 폭 넓게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력이 좋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건강보험 급여를 중단하면 환자는 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치료제의 혜택은 환자에게 돌아가야 한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