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바비스모, 20일 국내 허가...VEGF뿐 아니라 Ang-2도 함께 차단
기존 VEGF 치료제인 루센티스∙아일리아 대체 가능성 ↑
루센티스∙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 열중한 국내사, ‘출시부터 난관’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에 강력한 신약이 등장해 경쟁 구도가 심화될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로슈의 신약 신생혈관성 황반변성(mAMD)과 당뇨병성 황반부종(DME)에 의한 시력 손상 치료제 바비스모(성분명 파리시맙)를 지난 20일 국내 허가했다.

기존 황반변성 치료제는 혈관내피성장인자-A(VEGF-A) 계열인 노바티스 루센티스(라니비주맙)∙비오뷰(브롤루시주맙), 바이엘∙리제네론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 등이 주로 활용되고 있다.

바비스모는 VEGF뿐만 아니라 혈관 안정성 회복을 위해 안지오포이에틴-2(Ang-2)도 함께 차단하고 지속 효과도 길다는 장점이 있어 강력한 경쟁자가 될 전망이다. 

이에 표준치료요법으로 사용되고 있는 루센티스와 아일리아의 매출 규모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루센티스∙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출시 및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국내사들도 오리지널 의약품뿐만 아니라 신약과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이중 특이 항체 바비스모, 투여 간격 대폭 늘려

바비스모는 시력을 위협하는 여러 망막 질환과 관련된 두 가지 질병 경로를 표적으로 삼고 억제하도록 설계된 이중 특이성 항체다. 

해당 의약품은 루센티스, 아일리아 등 기존 VEGF 치료제와 달리 Ang-2 작용경로도 함께 차단해 신생혈관 형성을 억제할 수 있다. 두 경로를 독립적으로 차단하면서 혈관을 안정화시키고 염증, 누출, 비정상적인 혈관 성장을 VEGF-A만 단독으로 억제하는 것보다 감소시키도록 만들어졌다.

바비스모는 아일리아와 유효성, 안전성 측면에서 4개의 비교 임상 통해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황반변성 치료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한 TENAYA, LUCERNE 연구에서 바비스모는 아일리아 대비 모두 비열등한 수준의 시력 개선 효과를 보였다. 지속기간은 24개월에 달했다.

이는 당뇨병성 황반부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최대 16주 간격으로 바비스모를 사용했을 때 8주 간격 아일리아 치료와 비열등한 수준의 시력 개선 효과를 보였다.

이처럼 바비스모는 투약 주기가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아일리아는 1~2개월에 한 번, 루센티스는 한 달에 한 번 투약해야 하는 반면, 바비스모는 4개월에 한 번 투약으로 다른 치료제와 동등한 치료 효과를 거뒀다. 

특히 바비스모는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 일본 등에서도 각각 승인받아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상황이다. 

회사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아일리아의 2021년 글로벌 매출은 93억 8470만달러(약 11조 2000억원)였고 루센티스는 35억달러(약 4조 4000억원)를 기록했다. 

이에 로슈 측은 두 치료제가 등장하기 전까지 주로 사용됐던 아바스틴(베바시주맙)이 뺐겼던 점유율을 바비스모가 대거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루센티스∙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 열중한 국내사,

예상 매출 규모 하락 불가피

바비스모가 본격 시장에 등장한다면, 루센티스∙아일리아 오리지널 의약품을 갖고 있는 노바티스∙바이엘뿐만 아니라 국내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에게도 타격이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주요 황반변성 치료제의 국내 매출은 아일리아 705억원, 루센티스 351억원, 비오뷰 54억원을 기록했다.

삼일제약
삼일제약∙삼성바이오에피스 아멜리부

현재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해 삼일제약과 국내 공동판매권을 갖고 있는 아멜리부, 종근당 루센비에스 등이 있고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알테오젠이 임상3상을 진행 중에 있다. 

종근당은 지난 13일, 삼일제약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4일 각각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한 상황이다. 

두 개발사는 출시부터 오리지널 의약품뿐만 아니라 바비스모와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될 것으로 보여 기대 매출 수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개발사들은 약가를 강점으로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아일리아는 70만원선, 루센티스는 80만원선으로 약가가 책정 돼 있고 바비스모는 이를 상회하는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개발사들은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 진입이 용이한 점을 통해 오리지널 의약품, 바비스모와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멜리부의 약가는 46만 3773원으로 책정된 상황이고, 루센비에스는 30만원으로 오리지널 대비 절반가량 낮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길게는 10년 동안 개발사들이 루센티스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바비스모의 등장으로 출시부터 기운이 빠졌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바이오시밀러의 가격 경쟁력과 전통 제약사들의 영업력이 얼마나 발휘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