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의학회 14일 드래곤시티호텔서 제38회 춘계학술대회 개최
이창훈 회장, 추계학술대회서 방문진료 실질적 집중교육 진행 예정
의사 지도감독 없는 단독 방문간호 허용 간호법 반대…비대면 진료 찬성

대한노인의학회는 14일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제38회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좌측부터 이은하 학술부회장, 이창훈 회장, 김한수 이사장,  이상범 공보부회장.
대한노인의학회는 14일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제38회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좌측부터 이은하 학술부회장, 이창훈 회장, 김한수 이사장,  이상범 공보부회장.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방문진료 활성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개원가 중심의 방문진료 프로토콜 개발과 집중교육이 진행된다.

대한노인의학회는 14일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제38회 춘계학술대회 및 제18차 치매특별등급 의사소견서 작성교육을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 맞춰 이창훈 회장, 김한수 이사장, 이은아 학술부회장, 이상범 공보부회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춘계학술대회 내용 및 방문진료,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이번 춘계학술대회는 65세 이상 노인 진료에 대한 프로토콜 필요성에 따라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노인 진료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긴 진료시간에 따른 진료시간에 맞는 가산 수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후반기 추계학술대회에서는 방문진료를 하고자 하는 회원들에게 방문진료에 대한 집중교육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방문진료를 하는 이상범 공보부회장은 올해 초부터 방문진료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며, 지난 2019년부터 방문진료를 시작했지만, 그 당시에는 환자들의 수요가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공보부회장은 "2019년 당시에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환자들은 대부분 요양병원 혹은 요양시설에 입원, 입소해 있었다"면서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요양병원 및 시설의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면회가 불가능해지면서 노인환자 보호자들이 요양병원 보다 자택에서 요양하는 것을 더 선호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장기요양보험에서 요양등급을 받게 되면 요양보호사가 주 3~5회, 일 3~4시간 요양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며 "보호자들은 3개월에서 6개월치 약만 처방받으면서 의료서비스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방문진료에 대한 환자 및 보호자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방문진료, 일분 수가 절반이지만 수요 증가로 개원가 참여 가능

이 공보부회장은 "방문진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정부 역시 방문진료에 대해 정책적으로 지원할 방침으로 앞으로 방문진료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노인의학회 차원에서 회원들이 방문진료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추계학술대회를 통해 집중교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과 함께 장기요양보험 재택의료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방문진료를 시행할 개원의들이 많지 않은 상황.

이상범 공보부회장은 "방문진료는 병원급 이상에서 하기는 어렵다"며 "대부분 개원가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문진료를 하려면 낮은 수가와 방문진료를 위한 왕래 시간, 상급병원과의 연계 및 사회복지서비스와 연계 등 신경 쓸 것이 많아 개원가는 꺼리는 실정이다.

이에, 이 공보부회장은 "정부의 다양한 방문진료 시범사업들이 추진되면서 현재 수가는 일본에 비해 낮지만 의사들이 시도해 볼 수 있을 정도는 되는 것 같다"며 "수요가 충분해 환자 1명에 대한 방문진료는 경제적으로 효용이 없지만 여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방문진료할 경우 경제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일본 수가 30만원 수준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다양한 가산이 필요하다는 점도 이 공보부회장은 강조했다.

노인의학회는 간호법 내용 중 지역사회 간호사 단독 간호 행위와 관련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창훈 회장은 "노인의학회 입장은 대한의사협회의 입장과 같다"며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에게 의료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 적절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간호사가 의사 감독없이 단독으로 지역사회에서 시행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나라 방문간호가 이뤄지고 있지만, 대부분 의사의 지도, 감독 하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지역사회에서 간호사가 단독으로 방문간호를 허용하는 간호법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비대면 진료 산업적 측면 아닌 국민 건강 측면에서 접근돼야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에 대한 방문진료와 함께 정부가 오는 6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인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 대해 노인의학회는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이미 지난 의협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비대면 진료에 대해 만성질환 환자 중 재진 환자를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것에 대해 결의됐다"며 "고령사회에서 노인 환자들은 다발성 질환을 앓고 있어 의료기관에 내원하지 못하고 있다. 개원가는 오랫동안 노인 환자들의 속성을 잘 알고 있다. 세부적인 시범사업 모형이 나오지 않아 의협과 정부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노인의학회 김한수 이사장을 필두로 오는 7월 9일 디지털 임상의학회가 창립될 예정이다.

김한수 이사장은 "노인 환자들은 의료기관에 내원하기 쉽지 않다"며 "비대면 진료 법제화를 앞두고 대면 진료 없이 비대면 진료만 하려는 의료기관들이 우후죽순처럼 발생할 수 있다. 비대면 진료를 산업적 측면에서 접근하려는 움직임도 많다. 환자 입장에서 올바른 비대면 진료를 모색하기 위해 디지털 임상의학회를 창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은하 학술부회장은 비대면 진료 법제화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학술부회장은 "노인 만성질환에 대한 비대면 진료를 쉽게 접근해서는 안된다"며 "대면 진료보다 진단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비대면 진료만으로 처방할 경우 환자의 상태가 악화될 수 있고, 의료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비대면 진료가 이뤄지려면 섬세하게 컨트롤된 프로그램이 접목돼야 한다"며 "누구를 위한 비대면 진료인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산업계 활성화를 위해 국민의 건강을 소홀하게 여겨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인의학회의 이번 제38회 춘계학술대회는 첫번쩨 심포지엄에서 노인 환자를 진료할 때 흔히 접하는 어지럼증, 두통, 불면증과 같은 신경학적 증상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한 강의가 진행됐다.

두번째  심포지엄에서는 부정맥의 진단에 필수적인 심전도의 이해, 혈당 및 혈압관리의 원칙, 그리고 노인에게 흔한 대상포진의 예방 및 치료에 대해 리뷰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또, 노인의 운동과 식습관에 대해 강의하는 오후 심포지엄에서는 노쇠를 외래에서 쉽게 평가하는 법, 골다공증의 예방과 치료법, 노화방지를 위한 영양관리 방법에 대해 확인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특히 초고령사회를 준비하기 위해 이시형 전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회장의 '신인류가 몰려온다'는 주제로 특강이 이뤄졌다.

제18차 치매특별등급 의사소견서 작성교육에서는 늘어나는 치매환자를 적절히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인지기능검사와 일상생활기능 및 문제심리행동증상에 대해 치매 전문 유명 교수들의 강의가 진행됐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국가에 대해 WHO는 국민들이 삶의 마지막까지 차별받지 않고 존엄한 대우를 받아 활기찬 노후를 누릴 수 있는 최선의 정책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창훈 회장은 "노인의학회는 노인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거동이 불편해 의료기관을 내원하지 못하는 고령 환자들을 위해 방문진료 등 재택의료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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