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재택의료학회, 2일 신라호텔서 창립총회 및 심포지엄 개최
고령화 먼저 시작된 일본 왕진 의사 활발…우리나라 시범사업에 그쳐
사업 활성화 위해서는 수가 문제 개선 외 시스템 비연계성 해결해야

대한재택의료학회는 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창립총회 및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재택의료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한재택의료학회는 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창립총회 및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재택의료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메디칼업저버 박서영 기자] 인구 고령화와 장애인 돌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환자를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일본에서는 이미 왕진만 전문적으로 하는 의사들이 양성돼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드물지만 왕진을 중점적으로 실시하는 의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뜻이 맞는 의사들이 재택의료학회를 설립, 출범했다.

대한재택의료학회는 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창립총회 및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재택의료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회 박건우 이사장(고려의대 신경과)은 학회 출범 이유에 대해 “치매나 파킨슨 질환 등 이동성이 떨어지는 환자들을 주로 진료해오며 재택 의료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시스템 마련 시 민관 협의가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이때 민관이 아니라 환자 중심으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자리에서는 △우리나라 노인 돌봄 체계와 재택의료의 방향 △미국 홈헬스케어 경험적 데이터로부터의 시사점 △일본 재택의료의 현주소와 시사점 △우리나라 재택의료의 현주소 △디지털 홈헬스케어의 미래 등을 주제로 발제가 이어졌다.

우리나라의 방문진료는 1970년 말까지 성행했으나 1989년 전국민 의료보험 시행 후 의료기관이 급증하면서 줄었다.

그러나 2016년 가정형 호스피스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18년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 2019년 중증의료 재택의료 시범사업이 실시됐으며, 2019년에는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이 시행됐다.

 

일본처럼 가산 수가 다양화하고 비효율적 서류 시스템 개선해야

그러나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의사들이 왕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그만두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재택 의료가 활성화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에 박 이사장은 “좋아서 왕진을 하고 싶어하는 의사들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그분들은 찾아가는 진료가 너무 재밌다고 한다. 사명감 때문에 하는 의사들도 있다. 따로 유인 요소가 있는 게 아닌데도 본인의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시스템이 받쳐준다면 충분히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건세 회장(건국대 예방의학교실)은 가장 개선이 시급한 시스템으로 수가 문제를 언급했다. 행위별 수가제를 일부 변경하는 것만으로는 재택의료를 활성화할 수 없다며, 모든 문제사항을 포괄적으로 개선한 패키지 형태의 수가 시스템이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환자를 일찍 퇴원시킬수록 병원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가산 수가가 마련돼있다.

다만 수가가 개선된다고 해서 의사들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019년 실시했던 서울시 재택의료시범사업의 경우 참여했던 의사들이 가장 문제로 꼽았던 것은 수가가 아니라 시스템의 비연계성이었다.

이 회장은 “공공사업이다 보니 왕진 한 번 하는 데 의사들이 처리해야 하는 서류들이 너무 많았다. 또 의사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왕진하는데 환자 집을 찾지 못한다든지 (생활 부분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학회 측은 이러한 여러 장애 요인을 분석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복지부에 의견을 제안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아직 (왕진을) 경험한 의사가 적다 보니 체계적으로 정리된 데이터가 없다”며 “자료를 체계화하면 (목적이) 분명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회 명예회장인 보건복지부 국립재활원 강윤규 원장은 “민·관의 접점을 찾아 좋은 의료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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