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병원 신경과 오선영 교수

전북대학교병원 신경과 오선영 교수
전북대학교병원 신경과 오선영 교수

편두통 예방치료, 전정편두통 치료에도 효과 좋아
CGRP항체주사, 내이 전정신경에 분포한 CGRP 수용체로 전정편두통 예방 가능 

- 전정편두통이란?  
쉽게 말해 편두통의 여러 유형 중 「반복적으로 어지럼이 동반이 되는 편두통」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2012년 어지럼증을 다루는 전 세계 전문가들 모임인 바라니 소사이어티(Barany society)와 2013년 국제두통질환분류(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Headache Disorders, ICHD)에서 ‘전정편두통’을 독립적인 질환으로 분류하고 그 진단 기준을 발표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5분~ 72시간까지 지속되는 중등도 이상의 전정증상이 있는가 ▲국제두통질환분류의 편두통 진단 기준을 만족하는 전형적인 편두통 기왕력이 있는가 ▲(앞선 요건을 충족하는) 5회 이상의 반복적인 어지럼 증상이 있는가 ▲전정 발작 시 약 50% 이상에서 전형적인 편두통 특징 중 1가지 이상을 만족한다. (전형적인 편두통의 특징: △한쪽만 지끈지끈 아픈 일측성이거나 △욱신욱신거리는 박동성이거나 △중증도 이상의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거나 △시각 과민증 또는 청각 과민증이 동반된 경우 등)
 
- 전정편두통과 이석증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어떻게 다른가
어지럼증의 원인에는 이석증으로 불리는 양성돌발성두위현훈(Benign Paroxymal Positional Vertigo, BPPV)이 많지만, 반복적인 자발 어지럼을 호소하는 경우 전정편두통이 가장 흔한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빙글빙글 도는 어지럼, 체위 변동에 따른 어지럼, 귀나 다른 부위의 증상이 없고 발작 지속 시간이 짧으며, 가만히 있으면 좋아지다가 움직이면 다시 악화되는 어지럼 등은 전형적인 이석증 증상이다. 이는 귓속에서 퇴화된 유리 이석이 움직일 때마다 어지럼을 유발하기 때문인데, 이석증은 한 번 발생하면 재발하는 경향이 있다. 

전정편두통은 비특이적인 어지럼 증상을 나타내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존에 편두통 질환 이력이 있으며, 수면 부족이나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소아에서 나타나는 전정편두통의 경우 반복적인 어지럼증 외에 반복적인 복통도 나타날 수 있다. 전정편두통 역시 재발이 잘 일어난다. 

두 질환은 문진을 통해 쉽게 감별할 수 있지만, 치료법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 진정편두통 치료, 어떤 것들이 있나
전정 편두통의 치료도 일반적인 편두통의 치료와 크게 다르지 않다. 
편두통 치료에는 통증 발생 후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급성기치료와 통증 발생 전 예방을 통해 편두통을 치료하는 △예방치료가 있다. 

급성기치료는 아세트아미노펜과 같은 일반진통제나 트립탄과 같은 급성기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예방치료에는 경구용 예방약물 복용 또는 보톡스, CGRP항체주사와 같은 주사제 투여 방법이 있다.

현재까지 경구용 예방약물들은 편두통에 비특이적인 약물로, 항우울제, 항전간제, 베타차단제, 칼슘통로차단제 등 다른 질환의 치료제들에서 나타나는 편두통 예방 효과를 차용하고 있다. 편두통 예방 효과가 좋긴 하지만 부작용 우려가 많고, 그에 따라 용량을 작게 사용하다가 점차적으로 늘려가기 때문에 효과를 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CGRP항체주사는 편두통 발생의 핵심 인자인 CGRP(calcitonin gene related peptide)의 억제를 타겟팅하는 편두통 특이약물로, 편두통 예방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1~3개월에 한 번 주사를 투여받기 때문에 복약순응도가 좋은 편이다. 
   
- 편두통, 예방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급성기치료로 증상은 없앨 수 있지만 차후 발생할 두통의 빈도나 강도를 줄이는 효과는 없다. 또한 급성기치료 약물은 과도하게 복용할 경우 약물과용두통(MOH)을 유발할 수 있다. 약물과용두통은 일단 발생하면 치료가 매우 어렵고, 약을 중단하는 것도 굉장히 힘든데, 만성 편두통 환자에서 약물과용을 방지하는 방법으로 예방치료가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 

△보통 한 달에 15일 이상 두통이 있거나, △한 달에 2번 이상 중증도 또는 심도 이상의 두통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운 경우, △급성기 치료제의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 등으로 급성기 치료제를 복용할 수 없는 경우 등에서 예방치료가 권고 된다.  

- 경구용 예방약물이 전정편두통에도 효과가 있나
만성 편두통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토피라메이트와 데파코트, 그리고 칼슘통로차단제 등이 전정편두통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성기 치료제인 트립탄 역시 두통과 함께 어지럼을 경감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 CGRP항체주사치료의 전정편두통 치료 효과는?
CGRP항체주사가 전정편두통에도 효과가 좋다는 이론적인 근거가 굉장히 많다. 
우리 뇌막 근처에 있는 삼차 신경이 자극을 받을 경우 분비하는 여러 가지 신경전달물질 중 편두통을 유발하는 핵심인자가 CGRP이다. CGRP항체주사는 이러한 CGRP가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억제해 두통을 예방하는 것인데, CGRP 수용체가 삼차 신경이 분포하는 부위뿐 아니라 (어지럼을 유발하는) 내이 전정신경에도 많이 분포하고 있다.

따라서 CGRP항체주사로 CGRP를 조절할 경우 당연히 두통과 함께 어지럼도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개인적으로 다른 치료제에 반응이 없는 만성 전정편두통 환자에서 CGRP항체 주사치료를 했을 때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아직까지는 전정편두통에 대한 CGRP항체 주사치료에 대한 임상데이터가 부족하지만 국제적 임상연구들이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가 진행 중으로 난치성 전정편두통 환자 치료의 좋은 옵션이 될 수 있겠다.  

- 편두통으로 인한 어지럼증을 방지하는 생활습관은? 
기본적으로 두통을 예방하는 생활습관이 전정편두통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피하고, 적절한 운동과 규칙적인 수면을 권고 드린다. 

또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에 장시간 노출되는 것 역시 피하는 것이 좋다.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 오랜 시간 빛에 노출되면 편두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편두통 또는 어지럼이 어떤 상황에서 유발이 되는지를 잘 살피고, 그러한 상황이 조성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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