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병원 신경과 박성파 교수

경북대학교병원 신경과 박성파 교수
경북대학교병원 신경과 박성파 교수

항CGRP단클론항체주사, 삽화성 및 만성편두통에서 우수한 치료효과 보여
효과 빠르고 부작용 거의 없어 편두통 환자의 조기 예방치료로 적합

- 편두통이란 무엇인가
편두통은 심한 두통과 오심/구토 증상을 동반해 일상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신경과적 질환이다. 특히 여성에서 흔하고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유전적 경향이 있으며, 만성편두통 환자는 두통과 함께 동반되는 우울, 불면증 등의 신경심리학적 문제들로 심각한 삶의 질 저하를 경험하게 된다. 
 

- 편두통의 발생원인은?
편두통이 발생하는 원인은 뇌피질의 과도한 흥분과 이로 인한 뇌혈관의 확장이라 볼 수 있다.  뇌피질이 과흥분되면 피질확산억제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피질 주변의 혈관 또는 경막에 위치한 삼차신경말단부가 자극을 받게 된다.

자극된 삼차신경은 말단부에서 신경성염증을 유발하는 CGRP(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나 substance P와 같은 신경펩타이드를 분비하게 되고 이는 혈관벽의 수용체에 붙어 뇌혈관을 확장시킨다. 이때 신경성염증과 확장된 뇌혈관에 의해 삼차신경이 다시 활성화돼 중추로 통증 신호를 보내면 환자는 두통을 느끼게 된다. 

편두통 발생에 특히 중요한 CGRP는 경막 또는 주변 혈관에 분포한 삼차신경말단부에 존재하며 염증매개물질로 잘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편두통 환자들에게 CGRP를 정맥주사하면 두통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편두통 치료에는 급성기치료와 예방치료제가 있다. 각 치료의 차이는 무엇인가
편두통을 산불에 비유하면, 어느 동네에 해마다 산불이 발생하는데 산불이 일어났을 때 번지지 않도록 급하게 불길을 잡는 방법을 급성기치료라 할 수 있다. 반면 매년 산불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전에 조치를 취하는 방법을 예방치료라 할 수 있다. 
 

- 편두통 급성기치료의 원리는?
편두통은 증상이 시작되고 시간이 지나면 일반 진통제를 복용해도 듣지 않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통증을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급성기에 편두통 완화를 위해서는 편두통 특이약물인 트립탄 제제가 매우 효과적이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수마트립탄, 졸미트립탄, 나라트립탄, 프로바트립탄 등이 있는데 이들은 삼차신경말단부와 뇌혈관벽의 세로토닌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신경펩타이드 분비를 억제하고 뇌혈관을 수축함으로써 두통을 완화시킨다. 
 

- 편두통 예방치료의 원리는?
편두통 예방치료에는 경구용 예방약물과 보톡스, 항CGRP단클론항체주사 등의 주사치료제가 사용된다. 

편두통 예방치료로는 베타차단제, 항경련제, 항우울제 및 칼슘통로차단제 등의 경구용 약물이 오랫동안 사용돼 왔다. 하지만 이들은 정확한 치료기전을 알 수 없는, ‘편두통에 비특이적인’ 예방치료제였다.

그러다 보니 예방효과도 미약하거나 늦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었고 졸림, 어지럼증, 체중변화, 손발저림, 기억장애 등의 부작용 발현과 매일 약을 복용하는 번거로움 등으로 약물 유지율이 시간이 갈수록 감퇴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2019년에 우리나라에 편두통 특이약물로 주사예방치료가 소개됐으며 이는 삼차신경말단부에서 분비된 CGRP를 표적하는 항단클론항체인 갈카네주맙이다. 이 항체는 통증유발단백질인 CGRP의 리간드에 붙어 CGRP가 뇌혈관벽의 수용체에 붙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두통을 예방한다. 
 

- 항CGRP단클론항체주사의 장점은 무엇인가?
반감기가 길어 월 1~3회 간격으로 주사가 가능하며 그에 따라 환자의 약물순응도가 높다. 예방효과가 수일 만에 발현되며 예방효과도 경구용 약물에 비해 우수하다. 무엇보다 약물로 인한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항CGRP단클론항체주사는 예방치료로 언제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현재 국내 요양급여기준으로는 만 18세 이상 만성편두통 환자, 즉 월 15일 이상의 두통을 가지면서 3종 이상의 경구용 예방약제에 효과가 없었던 환자에게만 항CGRP단클론항체 주사의 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갈카네주맙의 3상 연구에서 이 주사가 만성편두통보다 월 8~14회의 고빈도삽화성편두통에 대한 예방효과가 더 탁월했다고 보고됐다. 이는 편두통이 만성화되기 전에 치료하는 것이 더 큰 예방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월 두통일수만으로 예방치료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환자의 두통에 대한 주관적 관점을 배려하지 않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월 2~3회의 시각전조를 동반하는 두통을 가진 유조짐편두통 환자는 두통뿐 아니라 전조증상의 두려움으로 만성편두통 환자만큼이나 심각한 일상생활의 장애를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제 경우 보험기준에 부적합한 환자라도 환자가 두통으로 인해 경험하는 장애심각도, 삶의 질 변화, 치료의 요구도 등을 고려해 주사치료를 결정한다. 이전의 경구용 예방약물와 달리 주사치료는 효과가 빠르고 강력하며 부작용이 없기에 편두통 환자의 조기 예방치료로도 매우 적합한 방법이라 생각된다. 
 

-실제 임상에서 항CGRP단클론항체주사 치료의 효과는?
2020년부터 2년간 우리병원 신경과외래를 방문한 104명의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갈카네주맙을 투여하고 16주간의 예방효과와 부작용을 알기 위해 관찰연구를 했다. 환자들은 18세 이상으로, 월 2회의 저빈도편두통부터 만성편두통까지 모두 포함됐다. 

16주간의 관찰 중 24명(23.1%)이 경제적 문제, 효과부족 또는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해 치료 유지율은 76.9%였다. 이는 기존의 경구용 예방약물의 40~50%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16주간의 치료를 완료한 환자 80명의 평균 편두통일수, 두통일수, 두통강도, 트립탄 복용일수, 진통제 복용일수는 치료 전에 비해 의미 있게 감소했다. 상당수의 환자들이 1주 이내로 빠른 두통의 호전을 느꼈고, 무조짐편두통뿐만 아니라 유조짐편두통, 약물과용두통에서도 뚜렷한 개선 효과가 관찰됐다. 

관찰 종료 시점의 편두통일수의 반응률을 보면, 전체 환자의 71.3%에서 기존 대비 편두통 발생 빈도가 50% 감소했고, 전체 환자의 47.5%에서 기존 대비 편두통 발생 빈도가 75% 감소했으며, 전체 환자의 27.5%에서 기존 대비 편두통 발생빈도가 100% 감소했음이 관찰됐다. 이는 기존 외국의 삼상연구결과와 비교해 삽화성 및 만성 편두통 모두에서 더 우수한 치료효과를 보인 것이다. 
 

- 갈카네주맙의 부작용은?
주사부위와 관련된 부작용(통증, 가려움증, 발적등)이 31.3%로 가장 흔했고, 변비를 포함한 위장관장애가 8.8%, 어지럼증이 3.8%로 그 뒤를 이었으나, 대부분의 부작용들은 경미하고 수일 지속 후 호전됐다. 
 

- 편두통 예방치료에서 갈카네주맙의 다른 이점은?
설문지를 통해 갈카네주맙 주사치료 전후 환자들의 두통치료 효과와 더불어 편두통과 동반되는 이차적 문제들(불안, 우울, 스트레스, 불면, 피로, 장애정도 및 삶의 질)을 비교분석한 결과, 치료 후 모든 지표들이 유의미하게 호전됨을 알 수 있었다. 

편두통 환자들은 특히 만성의 경우 환자의 50~60%가 우울 또는 불안증, 수면장애를 가지게 되며 이로 인해 두통의 악화와 재발을 반복하게 된다. 이런 이차적 문제를 갈카네주맙이 해결한다면 만성편두통에서 삽화성편두통으로, 나아가 두통관해로의 이동을 촉진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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