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2022년 국내 허가 신약 30품목 지정 목록 공개
항암 분야 5개 품목, 시장 가능성 집중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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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지난해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제약사의 항암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국내 시판됐거나 허가사항이 변경돼 신규 지정된 신약 총 30개 품목을 공개했다.

신규 허가 품목을 보면 지난해 총 28개 품목이 신약으로 허가됐다. 이 가운데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은 11개에 달한다.

본지는 지난해 한국에서 허가된 글로벌 제약사 신약의 임상연구 성적과 시장 가능성을 알아봤다.

2022년 식약처로부터 새롭게 허가된 신약 가운데 항암제는 총 5개다.

세 번째 PD-1 저해제 GSK 젬퍼리(성분명 도스탈리맙), BMS 골수섬유증 치료제 인레빅(페드라티닙), 골수이형성증후군 치료제 레블로질(루스파터셉트), 아스트라제네카-다이이찌산쿄의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 쿄와기린 비호지킨림프종 치료제 포텔리지오(모가물리주맙) 등이다.

해당 제품들은 각 영역에서 우수한 효과와 안전성을 보였다.

① 항암제
② 소화기·내분비

 

dMMR 자궁내막암 정복 노린 '젬퍼리'

젬퍼리는 lgG4 인간화 단클론항체로, 불일치 복구결함 또는 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dMMR/MSI-H) 암종에 지속적인 항종양 활성을 보이는 PD-1 저해제다.

젬퍼리는 작년 12월 식약처로부터 이전 백금기반 전신 화학요법 치료 중이거나 치료 후 진행을 보인 dMMR/MSI-H 재발성 또는 진행성  자궁내막암 성인 환자 치료제로 허가됐다. 

이로써 젬퍼리는 BMS 옵디보(니볼루맙), MSD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 PD-1 저해제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젬퍼리 허가 기반은 임상3상 GARNET 연구다. 

스페인 Ana Oaknin 박사 연구팀이 진행한 이 연구에는 104명의 dMMR 자궁내막암 환자에게 4회 용량의 젬퍼리 500mg을 3주마다 투여한 후 질병이 진행되거나 치료가 중단될 때까지 1000mg을 6주간 투여했다.

연구 결과, 객관적반응률(ORR)은 42.3%로 나타났다. 이들 중 12.7%(9명)는 완전반응(CR)을 보였고, 29.6%(21명)는 부분반응(PR)을 나타냈다.

3등급 이상의 치료와 관련된 공통된 부작용은 빈혈, 대장염, 설사 등이었다.  

자궁내막암은 한국에서도 유병률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젬퍼리의 활약이 기대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자궁내막암 환자 수는 2016년 1만 4452명에서 2020년 2만 1945명으로 4년 동안 52% 증가했다. 자궁내막암은 조기발견 시 수술적 치료가 가능하지만, 재발성 또는 진행성 자궁내막암은 백금기반 화학요법을 사용한 표준치료 후 치료옵션이 제한적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dMMR 자궁내막암 치료에 키트루다를 사용해왔다.

 

혈액종양 타깃 BMS '인레빅', '레블로질'

지난해 4월과 5월에는 BMS 인레빅과 레블로질이 식약처 허가를 획득했다.

인레빅은 골수섬유증 치료제로, 레블로질은 골수이형성증후군 치료제로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인레빅은 이전에 룩소리티닙으로 치료 받은 성인 일차성 골수섬유증, 진성적혈구증가증 후 골수섬유증, 본태성혈소판증가증 후 골수섬유증과 관련된 비장비대 또는 증상을 가진 환자 치료에 사용 가능하다.

인레빅은 JAK2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JAK-STAT 경로의 과활성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이는 JAK1 및 JAK2 단백질을 모두 저해하는 룩소리티닙과의 차이다.
인레빅은 JAKARTA-2 연구를 통해 한국 허가를 획득했다. 

이 연구는 룩소리티닙 치료에 실패한 중등도 또는 고위험 골수섬유증 환자를 대상으로 1일 400mg씩 인레빅을 투여해 28일씩 6주기 동안 관찰했다.

연구 결과, 베이스라인 대비 비장 부피 35% 이상 감소 등 임상적으로 유의한 비장 반응 효과를 달성한 환자 비율은 전체 환자의 31%로 나타났다. 골수섬유증 증상 평가 기준 50% 이상 증상 감소를 보인 환자는 27%였다.

추가 분석에서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13.3개월이었고, 12개월 및 18개월째 전체생존기간(OS) 달성률은 각각 84%, 67%로 집계됐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룩소리티닙 치료 실패 환자의 2차 치료옵션이 없었던 점을 고려할 때 인레빅은 이들 환자의 2차 치료제로 시장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골수이형성증후군 치료제 레블로질은 적혈구생성자극(ESA) 치료제에 불충분한 반응을 보였거나 부적합해 적혈수 수혈이 필요한 △최저위험, 저위험 및 중등도 위험의 고리철적혈모구 동반 골수이형성증후군(MDS-RS) △최저위험, 저위험, 중등도 위험 고리철적혈모구와 혈소판증가증 동반 골수형성이상/골수증식종양, 골수증식종양(MPN-RS-T)의 성인 빈혈환자 치료 △적혈수 수혈이 필요한 성인 베타 지중해 빈혈 환자 치료제로 허가를 획득했다.

레블로질은 TGF-β 상과 리간드에 의해 스메드2/3 경로의 과활성화를 억제, 적혈구 성숙을 유도하는 기전이다. 허가 기반은 임상3상 MEDALIST 연구다. 

연구 결과, 레블로질 투여군의 관찰기간 동안 8주 이상 연속적인 무수혈을 달성한 환자 비율은 38%였지만 위약군은 13%에 불과했다.

이 기간 동안 12주 이상 무수혈을 달성한 환자 비율은 레블로질 투여군이 28%였던 반면 위약군은 8%로 집계됐다. 16주 이상 무수혈 달성률은 각각 19%, 4%였다.

48주까지 관찰기간을 연장했을 때 16주 이상 무수혈 달성률은 레블로질 투여군이 28%, 위약군이 7%였다.

레블로질은 투여 기간이 길어질수록 임상적 유용성이 높아지는 결과를 보인 만큼 국내 환자의 예후 개선과 국내 혈액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ADC 등장 '엔허투'

전 세계에서 차세대 ADC로 박수 갈채를 받았던 아스트라제네카-다이이찌산쿄 엔허투는 식약처로부터 지난해 9월 허가를 얻어냈다.

엔허투는 암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특정 표적 단백질 수용체에 결합하는 단일클론항체와 세포사멸 기능을 갖는 약물을 링커로 연결한 ADC다. 항체 표적 선택성과 약물 사멸 활성을 이용해 약물이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게 함으로써 치료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했다.

국내 적응증은 ▲이전에 두 개 이상의 항 HER2 기반의 요법을 투여 받은 절제 불가능한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치료 ▲이전에 항 HER2 치료를 포함하여 두 개 이상의 요법을 투여 받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종의 치료 등이다.

허가 근간은 DESTINY-Breast01 연구와 DESTINY-Gastric01 연구다.

DESTINY-Breast01 연구는 이전에 트라스투주맙엠탄신, 트라스투주맙, 퍼투주맙을 포함한 2개 이상의 항 HER2 요법을 투여받은 절제 불가능한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 성인 환자 184명이 대상이다.

연구 결과, 1차 평가 목표점인 ORR은 60.9%로 집계됐고, 주요 2차 목표점 중 하나인 반응기간(DoR) 중앙값은 14.8개월, PFS 중앙값은 16.4개월이었다.

DESTINY-Gastric01 연구는 트라스투주맙을 포함해 최소 2개 이상의 치료를 받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종 환자가 대상이다.

엔허투 투여군과 이리노테칸, 파클리탁셀 등 의사가 선택한 화학요법군을 비교한 결과, ORR은 엔허투 투여군이 48.4%, 화학요법군은 12.9%로 나타났다.

아울러 OS 중앙값은 엔허투 투여군이 12.5개월, 화학요법군이 8.4개월이었고, PFS 중앙값은 각각 5.6개월, 3.5개월로 집계됐다.

엔허투는 특히 HER2 양성 유방암 환자 치료 영역에서 미충족 수요를 해소할 수 있는 약물로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첫 시자리증후군 치료제 '포텔리지오'

같은 달 쿄와기린의 균상식육종 또는 시자리증후군 치료제 포텔리지오(모가물리주맙)도 식약처 허가를 획득했다.

포텔리지오는 균상식육종 및 시자리증후군과 같은 T세포의 악성종양세포에서 자주 발현되는 C-C 케모카인 수용체4형(CCR4)를 표적하는 인간화 단클론 항체다. 

포텔리지오의 허가는 MAVORIC 연구가 기반이 됐다. 이 연구는 재발성, 불응성의 균상식육종 또는 시자리증후군 환자 372명을 대상으로 포텔리지오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포텔리지오의 PFS 중앙값은 7.7개월이었던 반면, 보리노스타트는 3.1개월에 불과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ORR은 포텔리지오 투여군이 대조군에 비해 약 6배 높았고, DoR은 약 5개월 더 길었다(ORR 28.0% vs 4.8%; P<0.0001, DOR 14.1개월vs 9.1개월).

포텔리지오는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 당시 첫 시자리증후군 치료제로 이름을 올린 만큼 국내서도 희귀 림프종 치료 영역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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