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혈액내과 이제환 교수

서울아산병원 이제환 교수(혈액내과)는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 환자의 수혈 부담을 줄여준 BMS 레블로질을 '혁신'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아산병원 이제환 교수(혈액내과)는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 환자의 수혈 부담을 줄여준 BMS 레블로질을 '혁신'이라고 평가했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은 골수 조혈모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 희귀 질환으로 3명 중 1명은 급성 골수성백혈병으로 이어진다.

이들의 대표적 증상은 빈혈이다. 특히 MDS 환자 80%에 달하는 저도위험군 빈혈 환자는 1차 치료로 적혈구형성자극제를 사용한다. 

그러나 반응을 보이는 환자는 30~60%에 불과하고, 반응하지 않거나 치료에 실패한 환자 대다수는 수혈 의존성을 보인다.

이들 환자의 수혈 부담은 환자 예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수혈 의존성이 높아질수록 생존율 감소와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의 진행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이제환 교수(혈액내과)는 최근 국내 허가된 레블로질(성분명 루스파터셉트)은 수혈 의존성을 보이는 MDS 환자에게 혁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MDS 환자에서 발생하는 빈혈은 일반적인 빈혈과 어떤 차이를 보이나.

빈혈로 인한 증상은 동일하다. 흔히 빈혈 증상으로 어지럼증을 많이 말하지만, 실제 환자에게는 숨참, 피곤함, 무력감 등이 많이 발생한다.

빈혈 자체로 인한 증상은 원인과 관계 없이 같지만, MDS 환자들은 빈혈뿐 아니라 출혈 증상이 있을 수 있고, 호중구 감소가 있으면 감염 위험이 있다. 또 자가면역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발열이나 피부 발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MDS 중에서도 백혈병에 가깝다면 암 세포 자체로 인한 무력감, 피로감, 체중 감소 등 질환 관련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MDS는 동반 증상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되며 보통 저위험군, 고위험군으로 나뉘는데 형태학적 분류법이나 예후 측면에서 다양하다.

- 적혈구형성자극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치료에 실패한 MDS 환자는 수혈 치료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가.

MDS의 유일한 완치법은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이다. 고위험군은 이식이 불가능한 환자가 아닌 이상 처음부터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을 고려하고 저메틸화제를 사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치료한다. 

반면 저위험군은 이식이나 저메틸화체 치료를 적극 고려하지 않는다. 치료 자체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이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저위험군에서 빈혈이 있다면 체내 적혈수 수치를 측정해 500mU/mL 미만 환자에게는 적혈구형성자극제를 투여한다. 그

러나 적혈구형성자극제는 반응률이 40% 전후에 불과하고, 반응이 있다 하더라도 유지되지 않는다.

수혈은 가급적이면 하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빈혈로 인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할 수밖에 없다. 사전 검사를 진행하지만 알레르기, 아나필락시스, 발열, 피부 발진, 두드러기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감염의 위험도 있다.

특히 MDS 환자가 반복적으로 수혈을 받으면 체내에 철분이 쌓이게 된다. 철분은 체내에서 자연 배출되는 기전이 없어 이를 제거하는 약물치료도 병행해야 한다. 잦은 수혈은 환자의 삶의 질 저하, 합병증 위험, 경제적 부담 등 여러 부분에서 환자를 힘들게 한다.

- 수혈의존성 MDS 환자에게 레블로질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수혈 횟수를 줄인다는 점, 수혈을 받지 않아도 빈혈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중요하다. 수혈 횟수가 줄면 삶의 질은 훨씬 개선된다. MDS는 난치성 질환이고 빈혈은 MDS 치료에서 미충족 수요가 많은 상황이다. 이런 측면에서 수혈 부담을 줄여주는 레블로질은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 MEDALIST 연구에 따르면 16주 무수혈 달성률은 30%다. 의미가 큰 수치인가.

연구를 보면 첫 24주 시점에 8주 이상 지속되는 무수혈 환자 비율은 거의 40%에 육박한다. 위약군 대비 3배 높은 수치는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10명 중 3명에게서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은 무수혈 기간을 유지한 3명에게는 큰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MDS 환자는 빈혈이 개선되면 삶의 질이 상당히 좋아져 이점이 크다.

이 연구에서는 1, 2차 목표점을 모두 수혈 비의존성으로 설정했는데, 이와 함께 수혈 요구량이 줄어드는 부분도 중요하게 볼 부분이다. 예를 들어 2주에 한 번씩 수혈을 받는 환자가 4주에 한 번씩 받는다던가 하는 부분도 MDS 치료 반응을 측정하는 하나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MDS는 신약이 매우 소중한 질환이다. 저메틸화제가 등장했을 때도 부분반응을 포함한 반응률이 40~50%, 완전반응은 10~20%에 불과했지만 획기적인 치료제로 평가 받았다.

앞으로 레블로질의 역할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본다. 고리철적혈모구 동반이 아닌 MDS 환자에서도 사용될 것이고, 병용요법이나 적응증 확장 등 더 기여할 부분은 분명히 있다고 본다.

- 앞으로 치료 환경은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고 보나.

현재까지 많이 발전했지만, 앞으로는 더 발전할 것으로 본다.

골수 이식은 한국이 전 세계적으로 매우 우수하다. 골수 이식의 발전은 결국 완치할 수 있는 치료 모델 개발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어진다.

그동안 MDS 치료 환경에서 저메틸화제가 상당한 역할을 했는데 최근에는 저메틸화제 이외의 치료제들이 등장하고 있다. 항암제 연구개발이 발전하면서 고위험군 MDS 환자에서 조혈모세포이식 이외의 방법이 사용, 완치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저위험군 MDS에서도 신약이 출시되고 있다. 이전에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었지만 현재는 수혈 부담을 줄여준 레블로질을 비롯해 새로운 기전의 약물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앞으로 신약 연구개발이 더 진행되면 MDS 치료 환경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신약 승인과 건강보험 급여 문제다.

특히 혈액암 신약은 고형암 분야보다 승인 속도가 늦다. 승인을 받지 못한 신약은 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야 하지만 이 또한 절차가 쉽지 않다.

특히 신약은 승인되더라도 건강보험에서 급여로 적용해주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환자가 사용하기 힘들다. 환자의 신약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빠른 급여 절차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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