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HFrEF 환자 대상 LIFE 임상4상, 불내성 환자 특징 분석
6명 중 1명 저혈압·신기능장애 등 이상반응으로 중도탈락
예측요인 4가지 이상 동반 시 불내성 가능성 '48.9%'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외 주요 가이드라인에 심부전 치료제로 이름을 올린 노바티스의 엔트레스토(성분명 사쿠비트릴/발사르탄) 치료가 적절하지 않은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환자를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JACC: Heart Failure 7월호에는 엔트레스토의 LIFE 임상4상을 토대로 엔트레스토 불내성인 중증(advanced) HFrEF 환자 특징을 분석한 결과가 실렸다(JACC Heart Fail 2022;10(7):449~456).

대규모 임상연구에는 상태가 안정적인 환자가 주로 모집돼 치료제 투약이 어려운 환자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 분석은 실제 HFrEF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낮은 동맥압·중등도 이상 승모판막폐쇄부전증 등 예측요인 지목

▲노바티스 엔트레스토(성분명 사쿠비트릴/발사르탄).
▲노바티스 엔트레스토(성분명 사쿠비트릴/발사르탄).

LIFE 연구에는 38개국에서 NYHA 4등급인 중증 HFrEF 환자 445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엔트레스토와 ACE 억제제인 에날라프릴을 비교한 PARADIGM-HF 임상3상에 모집된 환자군보다 심부전이 더 진행된 환자다. 

LIFE 연구에서는 중증 HFrEF 환자를 대상으로 엔트레스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했다. 지난해 발표된 최종 결과에 따르면 중증 HFrEF 환자에서 발사르탄 대비 엔트레스토의 추가적 치료 혜택을 입증하지 못했다. 엔트레스토군 중 29%는 6개월 연구 기간에 치료를 중단했고, 최대내약용량에 도달한 환자는 34%였다. 

LIFE 연구 디자인을 보면, 전체 참가자는 무작위 배정 전 3~7일 동안 엔트레스토 50mg(사쿠비트릴/발사르탄 24/26mg)을 1일 2회 복용하는 준비기간(run-in period)을 가졌다. 

무작위 배정 전 준비기간을 완료한 환자는 372명(82%)이었고, 중도탈락한 환자는 73명(18%)이었다. 즉 6명 중 1명은 엔트레스토 불내성을 보였고 중도탈락까지 6일(중앙값)이 걸렸다.

중도탈락한 환자 59%는 수축기혈압 90mmHg 미만의 증상성 저혈압으로 인해 엔트레스토 치료를 견디지 못했다. 이어 수축기혈압 90mmHg을 초과하면서 저혈압/현기증이 나타나 엔트레스토 불내성을 보인 환자는 19%를 차지했다. 신기능장애 또는 고칼륨혈증으로 중도탈락한 환자는 각 12%와 3%였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조사에서는 엔트레스토 불내성 예측요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낮은 평균 동맥압 △낮은 혈청 클로라이드 △삽입형 제세동기 또는 심장 재동기화치료기 이식 △중등도 이상의 승모판폐쇄부전증 △선별 시 ACE 억제제 또는 ARB 비복용 △선별 시 인슐린 투여 등이 예측요인으로 꼽혔다. 

준비기간에 엔트레스토 불내성을 보일 가능성은 예측요인을 동반한 개수에 따라 △1개 이하 3.5% △2개 9.8% △3개 24.4% △4개 이상 48.9% 등으로 조사됐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워싱턴의대 Justin Vader 교수는 논문을 통해 "저용량 엔트레스토 불내성은 중증 만성 HFrEF 환자에게서 일반적으로 나타났다"며 "엔트레스토 불내성은 특정 위험요인을 확인해 예측 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예일의대 Marc Samsky 교수는 논평을 통해 "임상에서 가장 걱정하는 환자, 즉 중증 HFrEF 환자는 안정적이지 않고 종종 신경호르몬계 차단을 견디지 못한다"며 "대규모 연구에는 상태가 안정된 환자가 대다수 모집됐기 때문에 엔트레스토가 실제 중증 HFrEF 환자에게 올바른 치료옵션인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트레스토의 치료 혜택은 실제 임상을 대표하지 않을 수 있는 일부 환자에게서만 입증된 것"이라며 "의료진은 엔트레스토가 모든 심부전 환자에게 만병 통치약이 아님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날라프릴 견딜 수 있는 환자도 엔트레스토 이상반응 연관

엔트레스토가 HFrEF 치료제로 허가받는 근거가 된 PARADIGM-HF 임상3상도 LIFE 연구와 유사하게 무작위 배정 전 두 번의 준비기간을 가지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PARADIGM-HF 연구에 등록된 1만 513명의 환자는 먼저 ACE 억제제인 에날라프릴 고용량을 견딜 수 있는지 확인하는 기간을 가진 뒤 엔트레스토를 투약하는 두 번의 준비기간을 거쳤다. 최종 무작위 배정된 환자는 8442명이었다. 

이 같은 디자인으로 임상연구가 진행된 이유는 에날라프릴 치료군으로 무작위 배정된 환자들이 고용량에 충분히 버틸 수 있음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임상 승인 과정에서 엔트레스토가 표준치료제 대비 충분히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고용량 에날라프릴과 비교하도록 권고했다.

이와 함께 엔트레스토의 단기간 내약성 및 안전성을 확인하고자 에날라프릴 치료에 이어 엔트레스토 적응기간을 가졌다.

PARADIGM-HF 연구의 준비기간에 2000여명이 중도탈락한 이유는 저혈압, 고칼륨혈증, 신기능장애 등 때문으로 조사됐다. 

Vader 교수는 "이러한 결과는 엔트레스토가 가이드라인에 따른 에날라프릴 최적 치료 용량에 견딜 수 있는 환자에게서도 용량 제한 이상반응과 연관됐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Samsky 교수는 "좌심실 보조장치 또는 심장이식과 같이 생명을 연장한다고 알려진 치료가 적합할 수 있는 환자에게는 지속적 약물치료가 이러한 치료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엔트레스토 불내성은 이 같은 치료에 신속하게 의뢰될 수 있는 신호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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