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기업 앱 'HearO', 음성으로 급성 악화 조기 감지해 경고하는 기능 탑재
가정에서 쉽고 저렴하게 건강 모니터링해 삶의 질·생존율 개선될 것으로 기대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음성으로 심부전 악화를 조기에 알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바이오마커로서 음성은 소리 강약, 고저, 성대 움직임 등 미묘한 변화를 통해 신체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질환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다. 음성 변화는 후두질환 환자에게서 가장 흔히 보이는 증상이다. 

그런데 최근 심장학계가 심부전 악화를 미리 감지하는 바이오마커로 음성을 주목한다. 심부전 환자의 급성 악화를 모니터링하는 방법들은 몸에 바늘을 대는 등 침습적이라 반복 측정이 어렵지만, 음성은 비침습적이고 환자 스스로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어 악화 발견에 유용하다는 평가다. 

본지는 2024년 갑진년(甲辰年)을 맞아 급성 심부전을 조기에 탐지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로서 음성을 주목하는 이유와 현재 연구 동향을 조명했다. 

<1> "대한민국만세" 말하니 심부전 위험 경고가?

<2> 음성 분석해 심부전 예측하는 AI 앱 주목

<3> "음성 분석 AI 앱으로 집에서 심부전 관리 가능해질 것"

AI로 음성 분석해 심부전 악화 조기 감지 앱 개발

선두를 달리는 곳은 이스라엘 헬스케어 스타트업 Cordio Medical로 스마트폰 앱으로 사용자 음성을 분석해 다양한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솔루션 개발 기업이다. Cordio Medical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AI 기반 음성 분석 HearO 앱은 급성 비보상성 심부전 악화를 조기 감지해 경고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HearO 앱은 임상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환자별 음성 모델을 생성하고, 이를 매일 음성 샘플과 비교해 폐액 변화를 감지한다. 변화가 확인되면 입원 또는 정맥치료가 필요한 악화 위험을 환자 주치의에게 알리고, 주치의는 환자에게 병원에 내원하도록 안내한다<그림1>

그림1. 이스라엘 기업 Cordio Medical이 개발한 AI 기반 음성 분석 애플리케이션 HearO 작동 과정. HearO 앱은 폐에 체액이 축적되면 심부전 환자 음성에 변화가 나타난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심부전 환자가 매일 짧게 녹음한 음성을 분석해 변화가 나타나면 환자의 악화 위험을 주치의에게 알린다. Cordio Medical의 HearO 앱 소개 영상 캡처. 
그림1. 이스라엘 기업 Cordio Medical이 개발한 AI 기반 음성 분석 애플리케이션 HearO 작동 과정. HearO 앱은 폐에 체액이 축적되면 심부전 환자 음성에 변화가 나타난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심부전 환자가 매일 짧게 녹음한 음성을 분석해 변화가 나타나면 환자의 악화 위험을 주치의에게 알린다. Cordio Medical의 HearO 앱 소개 영상 캡처. 

지난해 열린 AHA 2023에서는 HearO 앱으로 심부전 고위험 외래환자의 급성 비보상성 심부전 예측 시 민감도가 70% 이상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민감도는 양성인 환자가 양성으로 판단될 확률을 의미한다. 

연구에 참여한 이스라엘에 거주 중인 심부전 환자 416명은 매일 아침 앱에 'Emma bought a nice cup of tea' 등 짧은 문장 5개를 말했다<그림2>. 학습 단계에서 환자 263명으로부터 수집한 음성을 이용해 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어 효율성을 확인하는 검증 단계에서 환자 153명에게 개발한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그림2. 스마트폰에서 HearO 애플리케이션 실행 화면. 
그림2. 스마트폰에서 HearO 애플리케이션 실행 화면. 

분석 결과 학습 단계에서 앱은 입원 또는 정맥주사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기 평균 24일 전 심부전 악화 예측에 76% 민감도를 보였다. 263명 중 58명이 심부전 사건을 경험했고 이 중 앱이 44명을 예측했다. 앱이 불필요한 경고를 보내는 위양성률은 연간 환자당 3.15건이었다.

검증 단계에서 앱은 평균 26일 전 심부전 악화 예측에 71% 민감도를 보였다. 153명 중 14명이 심부전 사건을 경험했고 이 중 앱이 10명을 찾았다. 위양성률은 연간 환자당 2.67건이었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웩스너 메디컬센터 William T. Abraham 교수는 "음성 분석은 심부전 환자 상태를 원격 모니터링하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며 "연구에서 검증한 기술로 입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부전 악화를 조기 감지해 경고할 수 있다. 환자는 음성 변화에 따라 심부전 사건 발생 전 외래진료를 통해 악화를 예방할 수 있어 예후가 개선되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Abraham 교수 연구팀은 HearO 앱을 이용해 미국 내 다양한 지역에 거주하는 심부전 환자 250명과 이스라엘 환자 250명을 대상으로 관찰연구를 진행 중이다. 2024년 초 환자 등록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며 2024년 말 또는 2025년 초에 분석 가능한 사건이 보고돼 검증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임상에서 음성으로 심부전 악화 예측 시대 머지않아"

연구팀은 해당 시스템이 약 1년 이내에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향후 시스템의 임상적·경제적 가치를 입증하는 연구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에서도 심부전 환자의 호흡 곤란 및 질병 중증도를 평가하기 위한 AI 음성 분석 연구가 진행된다. 호주 베이커 심장/당뇨병 연구소 및 호주 알프레드병원 연구팀은 심부전 환자 200명을 모집, 환자가 본인 음성을 연구팀이 개발한 앱에 최대 1년 동안 정기적으로 녹음하도록 해 말과 호흡 패턴을 AI로 분석하고 이를 심장 전문의가 검증하는 연구를 시행한다.

이를 통해 심부전 환자는 음성으로 가정에서 쉽고 저렴하게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해 삶의 질이 높아지고 궁극적으로 생존율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삼성서울병원 온영근 교수(순환기내과)는 "AI로 음성을 분석해 심부전 악화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며 "실제 임상에서 활용하려면 기술 발전을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현재 발전 속도를 보면 음성으로 심부전을 예측하는 시대가 머지않았다고 본다. 지금은 태동하는 단계일지라도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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