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찰연구, ACEI·ARB 치료군과 5년 신경인지장애 발생률 비교
엔트레스토군, 알츠하이머병·치매·인지기능 저하 등 발생 위험 감소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노바티스의 안지오텐신수용체 네프릴리신억제제(ARNI) 엔트레스토(성분명 사쿠비트릴/발사르탄)가 심부전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전자건강기록을 토대로 관찰연구를 진행한 결과, 엔트레스토를 복용한 심부전 환자의 5년 신경인지장애 발생률은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또는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를 복용한 이들보다 낮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10~13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미국심부전학회 연례학술대회(HFSA 2021)에서 발표됐다.

엔트레스토 성분인 사쿠비트릴은 신장에서 나트륨이뇨펩타이드를 분해시키는 네프릴리신을 억제한다. 이를 통해 나트륨 배설을 증가시키고 혈관을 확장시킨다.

그러나 네프릴리신은 중추신경계에서도 발현되고 알츠하이머병과 인지장애와 연관된 베타 아밀로이드 제거에 관여한다. 즉, 사쿠비트릴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네프릴리신 발현을 감소시킬 수 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스토니브룩대학병원 Prabhjot Grewal 교수는 "실험실적 연구에서 엔트레스토가 신경인지장애 관련 이상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관련 임상연구는 부족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연구는 엔트레스토로 치료를 변경한 심부전 환자군(엔트레스토군)은 ACEI 또는 ARB만 투약한 환자군(ACEI·ARB군)과 비교해 5년 동안 새로운 신경인지장애 발생률 차이가 없다고 가정하고 진행됐다. 

미국 의료기록 네트워크인 트라이넷엑스(TriNetX)에 수집된 전자건강기록을 토대로 관찰연구가 진행됐다.

2015~2019년 ACEI 또는 ARB에서 엔트레스토로 치료를 변경한 18세 이상의 심부전 환자와 같은 기간 ACEI 또는 ARB만 복용한 환자를 한 쌍으로 묶어, 총 1만 9553쌍을 매칭했다. 평균 나이는 63세였고, 67.5%가 남성이었으며 65%가 백인이었다.

이어 ICD-10 질병 코드를 이용해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치매 △모든 인지기능 저하 등 발생을 조사했다. 

5년 신경인지장애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 알츠하이머병은 엔트레스토군 1.11%, ACEI·ARB군 1.24%로 엔트레스토군에서 발생 위험이 37% 의미 있게 낮았다(HR 0.63; P=0.002).

뿐만 아니라 치매 발생률은 엔트레스토군 4.18%, ACEI·ARB군 6.59%, 모든 인지기능 저하 발생률은 각 11.82%, 14.53%로 엔트레스토군에서 더 낮았다. 

치매 또는 모든 인지기능 저하 발생 위험은 엔트레스테군이 ACEI·ARB군 대비 각 30%(HR 0.70; P<0.001)와 18%(HR 0.82; P<0.001)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즉 이번 관찰연구 결과는 엔트레스토가 신경인지장애를 유발하기 보단, 뇌보호 효과와 연관됐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카플란 마이어 분석으로 평가한 5년 사망률은 엔트레스토군 25.6%, ACEI·ARB군 32.3%로 조사됐다. 

Grewal 교수는 "엔트레스토는 이론적 우려에도 불구하고, 심부전 환자 대상의 대규모 코호트 성향매칭분석에서 신경인지장애 발생률이 ACEI·ARB군보다 더 낮았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향후 엔트레스토의 혜택을 평가하는 전향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Mandeep Mehra 교수는 "ACEI와 엔트레스토 등 치료제가 심부전 증상을 개선하고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통해 인지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인지기능 저하 원인은 다양하므로 사쿠비트릴과 같은 약물이 인지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을지라도 다른 영역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 균형을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인지기능 저하 등 기능적 예후 평가와 함께 베타 아밀로이드 침착 정도 등 기계론적 평가를 포함하는 전향적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이 같은 예후는 느리고 민감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만성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환자를 대상으로 엔트레스토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발사르탄과 비교하는 PERSPECTIVE 임상3상이 진행 중이다. 

다기관 무작위 이중맹검 연구로, 등록 당시 대비 156주째 주의력, 기억력, 실행기능 등 인지기능 변화를 GCCS(CogState Global Cognitive Composite Score)로 비교한다. 연구는 내년 3월 종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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