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내분비학회 춘계학술대회 7~9일 개최
PCSK9 억제제 이어 siRNA 치료제·ANGPTL3 억제제 개발
서성환 교수 "혜택·위험 따져 최선의 치료제 선택해야"

▲동아대병원 서성환 교수는 7~9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대한내분비학회 춘계학술대회 및 학연산심포지엄'에서 '새로운 지질저하제의 대사 결과: 좋은가 나쁜가?'를 주제로 강의했다. 
▲동아대병원 서성환 교수는 7~9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대한내분비학회 춘계학술대회 및 학연산심포지엄'에서 '새로운 지질저하제의 대사 결과: 좋은가 나쁜가?'를 주제로 강의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스타틴을 잇는 새로운 지질저하제가 속속 등장하면서 치료제의 안전성 문제에 학계 관심이 모인다.

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 투약할 수 있는 치료제가 늘어남에 따라 위험과 혜택을 고려한 최선의 약제 선택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7~9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대한내분비학회 춘계학술대회 및 학연산심포지엄'에서는 현재 임상에 도입됐거나 개발 중인 지질저하제의 안전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동아대병원 서성환 교수(내분비내과)는 '새로운 지질저하제의 대사 결과: 좋은가 나쁜가?'를 주제로 강의했다. 

PCSK9 억제제, 당뇨병 발생 우려 없어

먼저 임상에서 처방되고 있는 PCSK9 억제제인 사노피의 프랄런트(성분명 알리로쿠맙), 암젠의 레파타(에볼로쿠맙)는 최대 내약 용량 스타틴 치료에도 불구하고 LDL-콜레스테롤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에제티미브와 함께 투약을 고려할 수 있다.

스타틴은 알라닌아미노전이효소(ALT)/아스파테이트아미노전이효소(AST) 간수치 증가, 근골격 및 결합조직장애 등 위험이 알려졌으나, PCSK9 억제제는 위약 그리고 에제티미브와 비교해 이 같은 위험 차이가 없다고 보고된다.

지질저하제의 또 다른 안전성 이슈는 신규 당뇨병 발생이다. 스타틴이 신규 당뇨병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PCSK9 억제제 임상연구에서는 당뇨병 발생 여부를 살펴봤다.

현재까지 발표된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PCSK9 억제제는 탄수화물 대사에 중립적(neutral) 영향을 미친다.

프랄런트의 ODYSSEY 임상3상에서는 등록 당시 당뇨병전단계인 이상지질혈증 환자와 정상 혈당인 환자의 당뇨병 발생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위약군 또는 에제티미브군과 비교해 프랄런트군의 당뇨병 발생률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에볼로쿠맙도 FOURIER 임상3상에서 1, 2, 3년째 추적관찰 시 새로운 당뇨병 발생률이 위약과 다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 교수는 "PCSK9 억제제는 당뇨병 여부와 관계없이 심혈관 혜택이 동일하게 나타난다"며 "소규모 연구에서 PCSK9 억제제가 면역학·알레르기 증상에 영향을 주고 신경독성, C형간염 바이러스(HCV) 감염, 대장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이후 진행된 ODYSSEY·FOURIER 대규모 연구에서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MTP-억제제·미포멀슨, 간수치 증가·간 내 지방 축적

▲동아대병원 서성환 교수.
▲동아대병원 서성환 교수.

PCSK9 억제제 등장 전 치료옵션이었던 MTP-억제제는 간의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분비를 제한해 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조절한다. LDL-콜레스테롤과 아포단백질B(Apo(B)) 농도를 낮추지만 기전 상 간 내 지방 축적이 관찰되고 ALT/AST 수치가 상승해 주의가 필요하다.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MTP-억제제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AST/ALT 수치가 증가하고 지방간이 약 8%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MTP-억제제인 적스타피드(로미타피드)의 관찰연구에서도 5년 추적관찰 시 간수치가 증가하고 위장관계 이상반응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개발된 벰페도익산은 PCSK9 억제제와 같이 당뇨병 발생 우려가 없다. 하지만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대상 임상3상 네 가지를 분석한 연구에서 혈중 요산수치 및 통풍 발생 증가가 확인됐다. 이에 따라 벰페도익산은 통풍 환자에게 사용 시 주의해야 한다.

사노피 그룹 계열사인 젠자임의 Apo(B) 합성억제제 미포멀슨은 용량 비례해 LDL-콜레스테롤과 Apo(B) 농도를 낮추지만 ALT/AST 수치가 상승하는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개발사는 미포멀슨 허가를 위해 안전성 데이터를 정리하면서 AST/ALT 수치가 3~5배 증가하면 일주일 이내에 재검사를 진행하고 계속 높다면 휴약 후 다른 위험요인을 감별하도록 제시했다. 이어 치료를 재시작하면 AST/ALT, 총빌리루빈, 알칼리인산분해효소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시행하도록 권고했다. AST/ALT가 5배 이상 증가하면 치료를 중단하고 환자 상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미포멀슨은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지만, 간수치 상승으로 인한 간독성과 간부전 진행 여부를 증명하지 못해 유럽의약품청(EMA) 허가 획득에는 실패했다. 

레크비오, 간·근육 안전성 문제없어
에비나쿠맙, 감기증상·주사부위반응 보고

최근에는 새로운 기전의 이상지질혈증 치료 신약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속도가 붙고 있다. 

대표적 신약이 짧은 간섭 RNA(siRNA) 기반 치료제인 노바티스의 레크비오(인클리시란)다. 연 2회 주사만으로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LDL-콜레스테롤을 절반가량 낮출 수 있다.

ORION-9·10·11 임상연구를 통합분석한 결과, 레크비오의 안전성을 확인했으며 특히 간, 근육, 혈액학적 요인 측면에서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리제네론사가 개발한 ANGPTL3 단백질을 타깃한 단일클론항체 에브키자(에비나쿠맙)는 현재까지 데이터에서 피하주사 시 감기증상, 주사부위 혈종 또는 통증, 정맥주사 시 어지러움, 비인두염, 무력증 등이 보고됐다.

서 교수는 "새로운 지질저하제들은 비용 측면에 따라 세 번째 치료옵션으로 고려하고 있어 초고위험군에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이후 효과적인 치료제들이 쏟아지고 있다. 장기간 추적관찰 연구가 발표된다면 향후 어떤 약제를 먼저 선택할지 고민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결국 치료제 투약 시 환자가 얻을 수 있는 혜택과 위험을 따져 최선의 치료제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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