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 위험 높은 당뇨병 환자 대상 42개 무작위 연구 메타분석
고강도·중강도 로수바스타틴, 고강도 심바스타틴·아토르바스타틴 효과적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당뇨병 환자의 비HDL-콜레스테롤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는 스타틴이 제시됐다.

42개 무작위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고강도·중강도 로수바스타틴과 고강도 심바스타틴, 고강도 아토르바스타틴이 비HDL-콜레스테롤 조절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연구는 LDL-콜레스테롤이 아닌 비HDL-콜레스테롤에 대한 스타틴 효과 분석에 중점을 뒀다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 결과는 BMJ 지난달 2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비HDL-C, LDL-C보다 CVD 연관성 강할 수도"

미국 콜레스테롤 교육 프로그램(National Cholesterol Education Program, NCEP)에서는 지질단백질 관련 심혈관질환 위험 평가 시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하도록 권고한다. 

그러나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은 지난해 4월 업데이트한 가이드라인에서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를 위한 지질저하제 치료 목표를 LDL-콜레스테롤에서 비HDL-콜레스테롤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단, 대다수 국제 가이드라인에서는 비H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는다. 유럽심장학회(ESC)는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설정하고 있고, 미국심장학회(ACC)·심장협회(AHA)는 환자군의 위험도에 따른 LDL-콜레스테롤 강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스타틴을 복용하는 환자의 경우 비HDL-콜레스테롤이 LDL-콜레스테롤보다 심혈관질환 위험과 더 강력하게 연관됐을 수 있고, 위험 및 치료 효과 평가에 나은 지표일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생각이다. 또 비HLD-콜레스테롤은 총콜레스테롤 수치에서 HDL-콜레스테롤만 제외하면 쉽게 계산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맨체스터대학 Alexander Hodkinson 교수는 "비HDL-콜레스테롤은 LDL, 지질단백질(a), 중간밀도 또는 초저밀도 지단백 등 LDL-콜레스테롤이 놓치는 혈액 속 나쁜 콜레스테롤을 포함한다"며 "비HDL-콜레스테롤이 심혈관질환 위험을 평가하고 치료 효과를 판단하는 데 더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LDL-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스타틴 중 비HDL-콜레스테롤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는 약제를 평가하고자 이번 분석을 진행했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고강도 아토르바스타틴, MACE 위험군 비HDL-C 크게 낮춰

심혈관질환 예측인자로 비HDL-콜레스테롤이 가능성 있음에도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스타틴이 비HDL-콜레스테롤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연구가 없다는 점에서 이번 메타분석이 진행됐다. 

성인 당뇨병 환자 2만 193명이 포함된 42개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토대로 스타틴 종류 및 치료강도에 따른 비HDL-콜레스테롤 강하 효과를 분석했다.

전 세계에서 처방되고 있는 △아토르바스타틴 △플루바스타틴 △피타바스타틴 △프라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 △심바스타틴 △로바스타틴 등 일곱 가지가 대상이 됐다.

1차 목표점은 총 콜레스테롤과 HDL-콜레스테롤 수치로 계산한 비HDL-콜레스테롤 수치 변화로 설정했다. 2차 목표점으로 LDL-콜레스테롤, 총 콜레스테롤, 세 가지 주요 심혈관계 사건(비치명적 뇌졸중·비치명적 심근경색·심혈관질환 관련 사망, MACE),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 등을 확인했다. 

최종 결과, 중강도·고강도 로수바스타틴과 고강도 심바스타틴, 고강도 아토르바스타틴이 비HDL-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가장 효과적이었다.

위약과 비교해 12주 동안 비HDL-콜레스테롤은 △고강도 로수바스타틴 2.31mmol/L △중강도 로수바스타틴 2.27mmol/L △고강도 심바스타틴 2.26mmol/L △고강도 아토르바스타틴 2.20mmol/L 등 모두 유의하게 감소했다.

이와 함께 모든 치료강도의 아토르바스타틴과 심바스타틴, 저강도 프라바스타틴 역시 비HDL-콜레스테롤 감소 효과를 보였다. 

이들을 제외한 다른 스타틴도 위약 대비 비HDL-콜레스테롤이 감소했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이어 MACE 위험이 높은 4670명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스타틴 치료에 따른 비HDL-콜레스테롤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고강도 아토르바스타틴 치료 시 비HDL-콜레스테롤이 1.98mmol/L 줄어 가장 큰 감소를 보였다. 

LDL-콜레스테롤 조절에는 고강도 심바스타틴과 로수바스타틴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LDL-콜레스테롤은 고강도 심바스타틴 투약 시 1.93mmol/L 감소, 고강도 로수바스타틴 치료 시 1.76mmol/L 감소했다. 

아울러 4건의 연구에서 유의한 비치명적 심근경색 위험 감소는 중강도 아토르바스타틴을 복용한 환자군에서 관찰됐다. 중강도 아토르바스타틴은 비치명적 심근경색 위험을 43% 낮췄다(RR 0.57; 95% CI 0.43~0.76). 

단 치료 중단, 비치명적 뇌졸중,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등에서는 스타틴 종류 및 치료강도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Hodkinson 교수는 "비HDL-콜레스테롤 강하를 1차 치료 목표로 활용하면 심혈관질환 위험 예측 정확도가 잠재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 연구는 의료진이 환자에게 처방할 스타틴 종류를 선택하고 용량을 결정할 때 가이던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결과는 당뇨병 환자의 비HDL-콜레스테롤을 바탕으로 콜레스테롤을 모니터링하도록 제시한 NICE 가이드라인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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