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8~30일 대한내분비학회 국제학술대회 개최
네덜란드 바헤닝언대학 Sander Kersten 교수 '지질대사에서 ANGPTL 역할' 주제 발표
'ANGPTL4'·'ANGPTL3' 조절해 중성지방 농도 낮춰…표적한 약물 개발 중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스타틴, 에제티미브 등 임상에 도입된 지질저하제에도 불구하고 치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이상지질혈증 환자 관리를 위해 새로운 기전이 주목받고 있다.

중성지방을 낮추는 새로운 치료 타깃으로 '안지오포이에틴 유사 단백질(angiopoietin-like proteins, ANGPTL)'이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 바헤닝언대학 Sander Kersten 교수는 10월 28~30일 온·오프라인으로 개최된 대한내분비학회 국제학술대회(SICEM 2021)에서 '지질대사에서 ANGPLT 역할(Role of Angiopoietin-like Proteins in Lipid Metabolism)'을 주제로 발표하며 치료 타깃으로서 ANGPLT의 가능성을 조명했다. 

▲네덜란드 바헤닝언대학 Sander Kersten 교수는 10월 28~30일 온·오프라인으로 개최된 대한내분비학회 국제학술대회(SICEM 2021)에서 'Role of Angiopoietin-like Proteins in Lipid Metabolism'을 주제로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네덜란드 바헤닝언대학 Sander Kersten 교수는 10월 28~30일 온·오프라인으로 개최된 대한내분비학회 국제학술대회(SICEM 2021)에서 'Role of Angiopoietin-like Proteins in Lipid Metabolism'을 주제로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Kersten 교수는 "지난 몇 년 동안 ANGPTL에 의해 지질단백 지질분해효소(lipoprotein lipase, LPL)의 활성이 조절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여덟 가지 ANGPTL 중 ANGPTL3, ANGPTL4, ANGPTL8 등 세 가지가 LPL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성지방 관리에서 LPL 활성이 증가하면 중성지방 분해가 촉진돼 이를 낮출 수 있으며, LPL이 결핍되면 고중성지방혈증이 유발될 수 있다. 

ANGPTL4, 기능소실 시 중성지방↓…간 특이적 약물 개발 가능성 있어

먼저 ANGPTL4는 지방조직, 간세포, 심장근육세포, 대식세포 등 다양한 세포에서 분비되는 단식 및 지질유도인자(fasting- and lipid-induced factor)다. ANGPTL4 결핍은 단식하는 동안 지방조직의 LPL 활성 감소를 막는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ANGPTL4+/+인 정상형(wild type)의 LPL 활성은 영양분을 공급했을 때보다 단식했을 때 감소했다. 하지만 유전자에 문제가 생긴 ANGPTL4-/- 상태에서는 영양분을 공급했을 때보다 단식했을 때 LPL 활성이 증가했다.

이와 함께 특정 단백질을 검출하는 방법인 웨스턴 블롯(western blot)에서도 ANGPTL4+/+의 경우 영양분을 공급한 경우에만 LPL이 확인됐다. 반면 ANGPTL4-/-에서는 영양분 공급 여부에 따른 LPL 발현 차이는 없었다.

Kersten 교수는 "이 같은 결과는 ANGPTL4가 LPL 활성을 조절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지방조직에서 ANGPTL4는 LPL의 풀림(unfolding), 절단 그리고 후속분해(subsequent degradation)를 촉진해 LPL의 단식유도발현을 중재한다"고 설명했다. 

ANGPTL4의 유전자 변이 관련 연구를 보면, LPL 억제 도메인(LPL inhibitory domain)에서 E40K 돌연변이를 유도하면 혈장 중성지방이 감소하고 HDL-콜레스테롤이 증가했다. LDL-콜레스테롤은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

이 같은 E40K 돌연변이에 따른 기능소실(LOF)은 관상동맥질환뿐 아니라 2형 당뇨병 위험 감소와 연관됐다고 조사됐다. 

이에 학계에서는 ANGPTL4를 표적한 약물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간 특이적으로 작용해 ANGPTL4 mRNA를 타깃 하는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ntisense oligonucleotides, ASO)와 전신(whole body)에서 ANGPTL4 단백질을 표적 하는 단일클론항체 등 두 가지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전신 ANGPTL4 비활성화는 중증 병리학적 합병증 때문에 금기다. 고지방식이를 한 쥐에서 전신 ANGPTL4 비활성화는 임파선염(lymphadenopathy), 유미성 복수(chylous ascites)를 유발했을 뿐만 아니라 생존율이 감소했다. 

이와 달리 간 특이적 ANGPTL4를 비활성화하는 ASO는 중성지방을 낮추는 적절한 전략일 수 있다고 평가된다. 

ANGPTL4는 사람의 간과 지방조직에서 상당히 발현된다고 보고된다. ASO를 이용해 간 ANGPTL4의 발현이 억제(silencing)됐을 때 효과를 쥐에서 평가한 결과, 영양분 공급 시 ANGPTL4 ASO 용량이 증가할수록 ANGPTL4 mRNA 발현이 감소했다. 이는 공복 상태에서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이에 따른 혈장 중성지방도 변화해 영양분 공급 또는 공복 상태에서 ANGPTL4 ASO 용량이 증가할수록 중성지방 수치가 감소했다.

전신 ANGPTL4 비활성화에서 확인된 안전성 이슈에 따라 간 특이적 비활성화의 안전성을 평가한 쥐 대상 연구에서는 임파선염 또는 다른 이상반응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전신 ANGPTL4 비활성화와 달리 간 특이적 비활성화 약물은 사람 대상의 임상연구를 진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ANGPTL3 표적한 에비나쿠맙 허가…ASO인 '부파노센' 주목

ANGPTL3는 ANGPTL8와 ANGPTL3/8 복합체를 형성해 LPL을 조절한다. ANGPTL3는 간, ANGPTL8은 간과 지방조직에서 발현되며, ANGPTL3/8은 영양분 공급 시 간에서 생성된다. ANGPTL3/8은 심근과 골격근 LPL 활성을 억제하지만 지방조직은 해당되지 않는다.

▲Kersten 교수는 ANGPTL3를 표적으로 한 두 가지 약물개발 전략을 소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Kersten 교수는 ANGPTL3를 표적으로 한 두 가지 약물개발 전략을 소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ANGPTL3의 조기 전사중단(premature stop) 돌연변이는 가족성 결합성 저지질혈증(familial combined hypolipidemia)을 유발한다. 이들은 LDL-콜레스테롤이 낮을 뿐 아니라 중성지방,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감소한다. ANGPTL3 돌연변이에 따른 기능소실 시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34% 감소한다고 보고됐다. 

ANGPTL3를 표적으로 한 약물은 두 가지 방식으로 개발 중이다. 

대표적으로 ANGPTL3 단백질을 타깃한 단일클론항체인 '에비나쿠맙(evinacumab, 제품명 에브키자)'과 ANGPTL3 mRNA을 표적한 ASO인 '부파노센(vupanorsen)'이 있다.

에비나쿠맙은 용량 의존적으로 중성지방을 조절하고,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등록 당시보다 50%가량 상당히 낮출 수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월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oFH) 치료제로 에비나쿠맙을 허가했다. 

ASO로 ANGPTL3를 억제하는 약물은 임상1상에서 중성지방과 LDL-콜레스테롤을 등록 당시보다 각 50%와 33%가량 낮추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더해 부파노센의 임상2상에서도 중성지방 44%, 총콜레스테롤 19%, LDL-콜레스테롤 7% 낮추는 효과가 확인됐다. 

Kersten 교수는 "ANGPTL은 지방 및 다른 조직에서 LPL 활성을 조절한다"며 "ANGPTL4의 LOF 돌연변이는 낮은 중성지방, 높은 HDL-콜레스테롤 그리고 관상동맥질환 위험 감소와 연관됐다. ANGPTL3의 LOF 돌연변이는 낮은 중성지방, 낮은 LDL-콜레스테롤 그리고 관상동맥질환 위험 감소와 관련됐다"고 정리했다.

이어 Kersten 교수는 약물 개발전략과 관련해 "ANGPTL3를 비활성화하는 약물전략은 중성지방과 LDL-콜레스테롤을 낮춘다"며 "간에서 ANGLPTL4를 비활성화하는 약물전략은 중성지방을 낮추고 관상동맥질환 위험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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