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2일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 개최
위진 교수 "전통적 약제로 이상지질혈증 치료 목표 도달 충분할지 고민"
ASO·siRNA 등 RNA 치료제로 임상 진행 중…일부 약제 호성적 보고

▲가천대 길병원 위진 교수는 21~22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에서 'Emerging drugs for dyslipidemia and Beyond- Mechanism and Perspectives'를 주제로 발표했다.
▲가천대 길병원 위진 교수는 21~22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에서 'Emerging drugs for dyslipidemia and Beyond- Mechanism and Perspectives'를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미충족수요(unmet needs)를 해결할 기대주로 RNA 치료제가 주목받는다.

이상지질혈증 원인을 단백질 수준에서 막는 전통적 치료제에서 더 나아가, 단백질이 만들어지기 전 단계인 RNA 수준에서 조절하는 RNA 치료제로 질환을 치료하겠다는 개념이다.

가천대 길병원 위진 교수(심장내과)는 21~22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에서 'Emerging drugs for dyslipidemia and Beyond- Mechanism and Perspectives'를 주제로 발표했다.

단백질 합성 관여하는 RNA 치료제 개발 중

위진 교수는 "최근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은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정하기보단 거의 끝까지 낮추겠다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며 "이 같은 목표에 도달하는 데 스타틴, 피브레이트 등 전통적 치료제로 충분한지 고민이 생긴다. 게다가 이들 약제는 촉매(catalytic) 또는 조절 영역(regulatory domain)을 갖고 있지 않은 단백질이기에 Apo(A), ANGPTL3 등을 특별히 조절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적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의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스타틴 보조요법으로 도움 될 약제를 개발하고 있다. 간에서 LDL-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수용체인 PCSK9 단백질을 표적한 프랄런트(성분명 알리로쿠맙), 레파타(에볼로쿠맙) 등 PCSK9 억제제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들 약제도 수용체를 억제하는 수준에 그친다.

이에 단백질 또는 수용체 단계에서 더 나아가 유전정보 흐름경로인 Central Dogma(중심원리) 개념에 따라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질병 원인을 단백질 수준에서 막는 것이 아니라,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RNA를 타깃한 치료제 개발이 주목받는다. 

이상지질혈증에서 주목받는 RNA 치료제는?

대표적 RNA 치료제가 안티센스 올리고핵산(ASO)과 짧은간섭리보핵산(siRNA)다. 이는 △PCSK9 △Apo(A) △ANGPTL3 △ApoC-III 등 네 가지 조절 단백질 합성을 억제해 이상지질혈증을 치료하겠다는 개념에 적용할 수 있다. 

현재 이상지질혈증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치료제는 siRNA 기반인 렉비오(인클리시란)다. 렉비오는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처음 그리고 유일하게 획득한 siRNA 기반 PCSK9 억제제다. 1년 2회 피하주사만으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매일 투약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강점이다.

위 교수는 "렉비오는 ORION-10, 11 연구에서 최대 내약 용량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복용한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50% 이상 낮췄다"며 "FDA 승인을 받았지만 아직 심혈관계 예후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를 입증하고자 ORION-4  연구가 진행 중으로,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임상에서 안심하고 렉비오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천대 길병원 위진 교수는 'Emerging drugs for dyslipidemia and Beyond- Mechanism and Perspectives'를 주제로 발표했다.
▲가천대 길병원 위진 교수는 'Emerging drugs for dyslipidemia and Beyond- Mechanism and Perspectives'를 주제로 발표했다.

ANGPTL3는 지단백질 분해효소와 내피 리파아제의 촉매 활성을 억제한다. ANGPTL3 기능소실 돌연변이(loss-of-function variants)가 있는 사람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성지방, LDL-콜레스테롤,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았고 ASCVD 위험이 34~41% 적었다. 

이에 따라 개발된 ANGPTL3 억제제가 에브키자(에비나쿠맙)다. 에브키자는 2021년 FDA로부터 12세 이상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oFH) 치료제로 허가받았고 지난 3월 5~11세까지 적응증이 확대됐다.

아울러 심혈관질환 발생과 연관된 유전적 위험요인인 Lp(a)를 타깃한 치료제도 긍정적 결과를 얻고 있다. Lp(a)는 스타틴 복용 시 약간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 치료에 대한 미충족수요가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개발 중인 약물이 ASO 기반 치료제 팰라카르센이다. 팰라카르센 임상2상 결과에 의하면, 용량 의존적으로 Lp(a)를 최대 80%까지 낮췄고 심각한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현재 임상3상이 진행 중이다.

GalNAc 접합기술을 활용한 siRNA 치료제인 올파시란도 임상2상에서 Lp(a)를 유의하게 크게 낮춰 Lp(a) 치료 신약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혈청 중성지방 조절 역할을 하는 ApoC-III를 표적한 치료제도 개발됐지만 아직 절반의 성공에 그친 상황이다. ApoC-III 기능소실 돌연변이가 있다면 중성지방 수치가 40% 감소하고 심혈관질환 위험은 40% 낮아진다고 보고된다.

현재 개발된 ApoC-III 타깃 치료제 볼라네소르센은 희귀 고중성지방혈증인 가족성 유미립자혈증 증후군 환자의 중성지방을 낮추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에 2019년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를 받았지만 출혈, 혈소판감소증 등 문제로 FDA 승인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개발 기간 짧아 장기 데이터 부족은 한계

RNA 치료제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대세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지만 넘어야 할 산도 남아 있다. 주사로 투여해야 하며 장기간 추적관찰한 데이터가 없어 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는 "RNA 타깃 치료제를 경구로 복용할 수 있다면 더 좋은 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또 개발된 기간이 짧아 장기간 데이터가 없다. 장기적으로 효과적이면서 안전한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단백질 수준에서 이상지질혈증을 치료했다면 이제는 질환 근본부터 발본색원해 치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코로나19(COVID-19)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 최고경영자가 2030년까지 암, 심장 등을 RNA 기반으로 치료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RNA 치료제는 앞으로 이상지질혈증 분야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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